가을밤 물든 ‘월하영양’…전통과 현대 어우러진 야간 축제

  • 정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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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9-27 10:35  |  발행일 2025-09-27
영양군 옛 양조장 공간 활용…공연·미식 어우러진 야간 휴식처로 조성
“SNS 보고 왔어요” 정장 차림 직장인부터 가족 단위 방문객까지 북적
영양군 야간축제인 월하영양이 펼쳐지고 있다. <영양군 제공>

영양군 야간축제인 '월하영양'이 펼쳐지고 있다. <영양군 제공>

24일 오후 7시쯤 경북 영양군 영양읍의 옛 양조장 마당으로 들어서자, 머리 위로 연결된 알전구들이 일제히 빛을 발했다. 낮 동안 적막했던 공간은 퇴근 직후 정장 차림으로 모여든 직장인들과 유모차를 끌고 온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금세 북적였다. 1915년 문을 연 뒤 가동을 멈췄던 근대 산업 유산이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주민들의 야간 휴식처로 변모한 현장이다.


이날 '월하영양'이란 문화행사가 열리는 양조장 마당 중앙에 배치된 100여 개의 목조 식탁은 행사 시작과 동시에 만석이 됐다. 테이블마다 놓인 전통주 잔 위로 지역 예술인들의 현악 연주가 흘러 나오자, 방문객들은 하나둘 휴대전화를 들어 공연을 촬영했다. 안동에서 퇴근 후 동료들과 양조장을 찾았다는 직장인 김성근(48)씨는 "SNS를 보고 왔는데, 낡은 양조장 건물을 배경으로 한 야외 분위기가 생각보다 세련되어 놀랐다"고 말했다.


축제의 중심인 시음 부스 앞에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안주를 맛보려는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현장 안내 요원들은 밀려드는 인파를 분산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번 행사는 2023년 첫선을 보인 이후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한다. 영양군은 이 행사를 지역 유휴 공간을 활용한 체류형 관광 모델로 육성하고 있다.


자녀와 함께 온 주부 이현미(40)씨는 "평소 저녁이면 어두웠던 동네 골목에 이런 문화 행사가 열리니 반갑다"며 "멀리 나가지 않아도 아이들과 공연을 즐길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실제 이번에 양조장이 공연장으로 활용되면서 행사 당일 인근 상권에 방문객 유입이 늘어나는 모습이 관찰됐다.


밤이 깊어질수록 양조장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이들이 늘어났고, 준비된 좌석은 밤늦도록 빈자리가 생기지 않았다. 영양군과 관련 재단은 "이번 행사 운영 결과를 토대로 도시재생 공간 활용 콘텐츠를 보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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