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기획] ‘AI 로봇 선도도시 대구’ 시민 일상 파트너<중>…대구에서 피어나는 ‘농업 혁명’

  •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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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0-21 17:20  |  발행일 2025-10-21
운반부터 방제, 수확까지 로봇이 척척
달성군 대동모빌리티 로봇 제조현장 가보니
자율주행 운반로봇 ‘RT100’, 맵 인식 후 명령 수행
방제, 수확 로봇도 곧 상용화, 음성인식 탑재도
지난 17일 대구 달성군 구지면 <주>대동모빌리티 S-팩토리의 한 제조 라인에서 작업자가 자율주행 이동로봇 RT100 플랫폼을 제작하고 있다. 이승엽 기자

지난 17일 대구 달성군 구지면 <주>대동모빌리티 S-팩토리의 한 제조 라인에서 작업자가 자율주행 이동로봇 'RT100' 플랫폼을 제작하고 있다. 이승엽 기자

"위잉~드르륵 드르륵."


지난 17일 대구 달성군 구지면에 있는 농기계 제조기업 <주>대동모빌리티의 'S-팩토리' 생산공장 현장. 연간 최대 14만5천대의 스마트 모빌리티가 쏟아지는 이 공장 한편에선 자율주행 운반로봇 'RT100' 제작이 한창이었다.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로 작동하는 이 라인에는 베테랑 전문 인력들이 달라붙어 로봇 플랫폼 제작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대동모빌리티 관계자는 "이 라인에서만 매일 10대 가량의 운반로봇이 제작된다. 대동모빌리티 기술력의 집약체인 이 로봇은 출시 반년 만에 시장에서 유의미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7일 대구 달성군 구지면에 있는 <주>대동모빌리티 S-팩토리 주행시험장에서 대동모빌리티 관계자가 자율주행 운반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이승엽 기자

지난 17일 대구 달성군 구지면에 있는 <주>대동모빌리티 S-팩토리 주행시험장에서 대동모빌리티 관계자가 자율주행 운반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이승엽 기자

<주>대동모빌리티의 차세대 주력 모델인 RT100 운행 모습. 이승엽 기자

<주>대동모빌리티의 차세대 주력 모델인 'RT100' 운행 모습. 이승엽 기자

◆자율주행은 기본, 음성인식까지 곧 탑재


올해 2월 시장에 첫선을 보인 대동로보틱스의 차세대 주력 모델 'RT100'은 국내 유일 정부 인증을 받은 자율주행 운반로봇이다. 전동 기반으로 매연이 전혀 없고, 저진동·저소음으로 작업자의 피로감을 극도로 낮춘 게 특징이다. 1회 충전으로 하루 종일 운반 작업이 가능하며, 적재 중량은 최대 300㎏이다. 유선(와이어) 추종, 모선 리모컨, 자율주행 등 총 3가지 운전 방식을 제공한다.


이날 S-팩토리 주행시험장에서는 '농업 현장의 미래'를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다부지면서도 첨단 이미지를 입은 매끈한 외관은 새삼 디자인의 중요성을 실감케 했다. 전진할 땐 파란색, 후진할 땐 빨간색으로 변하는 직관적인 라이트는 로봇의 세련미를 더했다. 자율주행 성능은 더욱 놀라웠다. 자율주행 버튼을 누르자, 로봇은 약 3분간 맵을 파악하는 시간을 가진 후 이내 사용자의 명령대로 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대 16.7도에 달하는 등판 능력은 과수원 등 비포장도로를 누비기에 충분해 보였다. 사람 등 장애물은 손쉽게 감지해 멈추거나 피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운반로봇답게 '리프트'와 '덤프' 기능도 탑재됐다. 리프트 기능을 통해 적재함 높이를 자유자재로 조정 가능했고, 덤프 기능은 운반한 농작물 등을 다시 바닥 등에 내려놓기에 유용해 보였다. 현재 상용화된 모델은 운반 정도의 작업만 수행하지만, 방제와 수확 등 고도화된 작업도 가능한 모델이 곧 상용화될 예정이다. 여기다가 내년쯤 나오는 음성인식 기능 탑재 모델에서는 날씨, 작물 재배법, 병해충 정보 등 로봇과의 자연스러운 일상 대화도 가능해진다는 게 대동모빌리티 측의 설명이다.


대동모빌리티 홍진기 개발본부 상무는 "RT100은 하나의 플랫폼으로 방제, 수확 등 고도화된 모델 개발도 곧 완료될 예정"이라며 "단순히 운반 로봇을 넘어 농업 전(全) 분야에 필요한 AI 기반의 로봇 제품 라인업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주>대동모빌리티 S-팩토리 입구에서 잔디깎기 로봇 로봇모아가 잔디를 깎고 있다. 이승엽 기자

<주>대동모빌리티 S-팩토리 입구에서 잔디깎기 로봇 '로봇모아'가 잔디를 깎고 있다. 이승엽 기자

◆혼자 밭 갈고, 잔디 깎고…농업 현장은 로봇 열풍


이날 S-팩토리에선 운반 로봇 외에도 잔디깎기 로봇, 무인 트랙터 등 대동모빌리티의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잔디깎기 로봇인 '로봇모아'는 초음파 센서로 장애물 및 빗물 등을 감지하고, 위험시 스스로 충전소로 복귀하는 똑똑한 로봇이다. 360도 관찰 가능한 라이더(LiDAR)를 통해 최적의 경로와 예상 작업 완료 시간을 스스로 계산하는 등 정교하게 정원을 관리한다.


내년 공식 론칭을 목표로 개발 중인 무인 농작업 트랙터는 '농기계의 로봇화' 일환으로 자율 농작업을 수행하는 온디바이스 AI 트랙터다. 해당 모델은 국가기술표준원이 2022년 공표한 농업기계 농작업 자동화 기준으로 자율주행 4.5단계에 해당한다. 완전 무인화 직전 단계로 로터리, 쟁기, 두둑 성형, 써레 등의 무인 농작업이 가능하다. 기존 라이더 기반 자율주행 농기계와 달리 카메라 센서를 활용해 농로·농지 경계선과 장애물 등 외부 환경을 스스로 인식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비전센서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자율주행을 돕는 카메라로, 센서에 의존하지 않아 정확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S-팩토리 한편엔 '필드 위 리무진'으로 불리는 프리미엄 골프 카트가 줄지어 있었다. 지난 4월 출시한 리무진 카트는 3열 독립 좌석의 쾌적함은 물론, 다양한 편의 사양으로 중무장했다. 좌석마다 에어컨과 선풍기가 기본 장착됐으며, 골프 카트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통풍·온열 기능도 탑재됐다. 마사지 기능, 냉온 컵홀더, 무선충전기 등 골프카트에 적용될 수 있는 거의 모든 편의사양이 포함됐다. 골프카트의 고급화에 만족하지 않고, 자율주행까지 탑재한 고도화 모델을 개발 중이라고 대동모빌리티 측은 설명했다.


<주>대동모빌리티의 무인 농작업 트랙터 제조 라인. 이승엽 기자

<주>대동모빌리티의 무인 농작업 트랙터 제조 라인. 이승엽 기자

◆모빌리티를 넘어 로봇으로…변화의 이유


농업은 기후위기 등 극단적 글로벌 위기와 식량안보 위협, 기술 발전 등이 맞물리면서 혁명적 변곡점을 맞고 있다. 기계화의 한계에 직면한 비정형·고노동 산업인 농업에서 AI(인공지능) 로봇은 기존 기계 중심 생산 방식을 넘어 농업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가능성으로 부상하고 있다.


1977년 설립된 대동모빌리티는 체인 사업에서 출발해 농기계 작업기, UTV(버기카), SCT(트랙터)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다. 특히 지난해 11월 자회사 대동로보틱스를 설립하며 모빌리티 및 로보틱스 사업 고도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1위 농기계 업체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현재 우리나라 농업의 자동화 수준은 49%로, 다른 산업군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AI 로봇을 통한 시장 성장 가능성과 효과는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진기 상무는 "대동모빌리티는 '글로벌 톱 AI 필드로봇 기업'이라는 새 비전을 통해 AI 로봇의 제조부터 통합 운영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농업 전주기 로봇 리딩 기업을 포지셔닝하고 있다"며 "이동의 자유와 윤택함을 통해 고객의 일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대동의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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