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지역 벼재배 면적의 6%가 잎에 암갈색 병반이 발생하는 깨씨무늬병 피해를 입었다. <구미시 제공>
가을 수확철 계속된 비로 경북 지역 벼농사가 병충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잎에 깨씨 모양의 암갈색 병반이 생기는 '깨씨무늬병'과 낟알에서 싹이 트는 '수발아'는 물론 동해안 지역에선 벼가 쓰러지는 도복 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경북 전체 논벼 재배면적(8만6천647㏊) 중 7천300㏊에서 깨씨무늬병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도 재농업혁신복구팀도 이달말까지 피해 면적을 조사 중이다.
벼농가들이 더 심각하게 느끼는 문제는 수발아 현상이다. 수확기 비가 길어지며 낟알에 수분이 많아지고, 온도가 오르면 벼 이삭에서 싹이 트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또 포항과 울진 등 해안 지역은 비바람의 영향으로 벼가 쓰러진 뒤 낟알이 습기에 더 오래 노출돼 싹이 트는 피해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 관계자는 "논이 젖은 데다 땅심이 약해 벼가 쓰러지면 싹이 더 잘 트는 특성이 있다"며 "도청과 농업기술원이 현장 조사를 진행 중이며, 피해 집중 지역은 별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발아가 발생하면 쌀 품질이 떨어진다. 벼가 서 있는 상태에서 미량 발생한 수발아는 도정 과정에서 제거될 수 있지만, 쓰러진 벼에서 발아가 진행되면 낟알이 변색되고 곰팡이가 피는 등 상품성이 크게 떨어진다. 일반 벼의 경우 수발아율이 10%일 때 수확량이 약 3~5%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전체 평균 수발아율은 현재 2~3% 수준으로 파악되지만 지역별 편차가 크다. 포항·울진 등 해안 지역은 도복 피해가, 상주·문경 등 내륙 지역에서도 일부 피해가 보고됐다. 김철수 경북도 스마트농업혁신과장은 "수확 시기를 더 늦추면 낟알이 썩거나 더 많은 싹이 틀 수 있어, 농가들은 비가 그친 즉시 수확에 들어가고 있다"며 "깨씨무늬병에 대한 정확한 피해 규모와 통계는 11월 초 조사가 끝난 뒤 나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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