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내달 4일에 있을 뉴욕시장 선거가 점입가경이다. 민주당의 조란 맘다니(34)와 무소속의 앤드류 쿠오모(67)의 2파전인데 두 후보가 아주 대조적이다. 쿠오모는 뉴욕 주지사를 역임한 화려한 경력이 있는 반면, 맘다니는 7세 때 이민 온 무슬림으로 현재 뉴욕주 하원의원에 재임하고 있는 것이 전부다. 게임이 안 될 것 같았지만 지난 6월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예상을 뒤집고 쿠오모가 완전히 깨어졌다. 애송이 무슬림이 뉴욕시장이 되다니!
쿠오모에겐 큰 수치였다. 뉴욕은 쿠오모 부자가 23년간 주지사를 한 곳이다. 아버지는 1983년에서 1994년까지 3선을 했고 대통령 후보로도 유망했다. 그러나 경선을 앞두고 우유부단했기 때문에 "허드슨 강의 햄릿"이란 별명만 얻었다. 아들 쿠오모도 아버지의 전철을 밟았다. 연방정부 장관 및 뉴욕주 검찰총장을 거쳐 2011년부터 2021년까지 3선 주지사가 되었다. 그러나 성추행 추문에 휘말려 탄핵 절차가 진행되자 지사직을 내던졌다.
그는 무소속으로 다시 출마하였다. 최근에는 그를 "구렁이"라고 쏘아붙이던 현 시장 에릭 애덤스(65)가 사퇴하면서 표변하여 쿠오모와는 형제처럼 싸우겠다고 전폭 지지를 선언했다. 쿠오모는 애덤스가 흑인이므로 함께 유색인종지역을 찾아다닌다. 공화당 후보가 "애덤스는 이제 구렁이 부리는 마법사가 됐네"라고 비아냥거린다. 트럼프 대통령도 뉴욕이 무슬림 손아귀에 떨어지는 것이 안타까워 '빨갱이'보다는 쿠오모가 낫다고 하면서 자당 후보의 사퇴를 종용했다. 맘다니가 혁신적 좌파공약을 내놓았기 때문에 그를 '빨갱이'라 부른 것이다. 그러나 여론을 보면 여전히 쿠오모가 불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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