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이재명 대통령이 경주 국제미디어센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구경모기자(대구) kk0906@yeongnam.com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기자회견에서 "걱정했던 것은 교통 문제였는데 의외로 큰 문제없이 잘 처리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주에서 열린 마무리 기자회견에서 행사 준비를 묻는 물음에 "안전경호 문제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다행히 잘 정리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행사 소회와 더불어 APEC을 계기로 한 주요 외교 현안에 대한 입장도 명확히 밝혔다. 특히 한반도 평화를 위해 "미국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피스 메이커' 역할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중 관계는 "실질적 관계 회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으며, 다카이치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 대해선 "걱정이 다 사라졌다"며 강한 협력 의지를 나타냈다.
金총리에 공 돌린 이 대통령…북한문제 美 역할 강조도
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런 대규모 국제대회는 대체적으로 끝나고 나면 이런저런 불편함이나 부족함 때문에 말이 많이 있게 마련"이라면서도 "국제 행사이긴 하지만 국무총리께서 여길 10번 오셨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과거와 같은 혹여라도 있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경호 안전, 교통 통신 편의시설 문제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김 총리가 )꼼꼼하게 잘 챙긴 결과"라고 언급하며 성공적인 행사 운영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북한이 대화에 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북미 회담을 어떻게 측면 지원할 것이냐'는 국내 언론의 질문에 "한반도 문제는 언제나 매우 복합적이고 어렵다"고 운을 뗐다.
이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 정책'을 인용하며 "강력한 억지력도 전제로서 필요하지만 최종 단계에서는 언제나 대화와 타협, 공존 공영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싸워서 이기는 건 하책,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중책이라면 싸울 필요 없게 만드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확고한 안보"라고 말했다.
1일 이재명 대통령이 경주 국제미디어센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구경모기자(대구) kk0906@yeongnam.com
그는 "북측이 대한민국 정부에 대해 의심하고 적대적으로 행동하고 있지만, 이 의심과 대결적 상황 판단을 바꾸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선제적으로 평화를 위한, 북측이 안심하고 남측을 조금이라도 믿을 수 있게 만들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들을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반도는 여전히 휴전 중이며, 휴전 협정의 당사자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미국이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북한은 대한민국이 아니라 미국과 협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실제 그렇게 행동한다"고 현실적 한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며 "남북 간의 직접 대화를 위한 노력도 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하고자 하는 바대로 한반도에서 평화를 만드는 '피스 메이커'로서의 역할을 잘 하도록 하는 게 대한민국의 안보를 확보하는 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스 메이커 역할을 하시도록 (우리는) '페이스 메이커' 역할은 계속 열심히 하겠다 이렇게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한중, 실질적 관계 회복 필요...한일, 다카이치 총리에 걱정 사라져"
이 대통령은 중국,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중국 기자가 '한중 관계 발전 전망'을 묻자, 이 대통령은 "외형적으로는 특별히 문제가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관계가 완전히 정상화되었거나 회복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북 경주 국제미디어센터에서 APEC 정상회의 기자회견 중 질문하는 기자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실질적인 관계 회복 그리고 실질적인 협력 강화가 꼭 필요하다"며 "가장 중요한 분야는 아무래도 경제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 민간 교류, 그리고 나아가서는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협력과 소통의 계기를 많이 만들고 높여가려고 한다"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정착시키는 데도 중국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큰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극우'라는 평가가 있다는 일본 기자의 '다카이치 총리와의 솔직한 회담 감상' 질문에는 "걱정이 다 사라졌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저도 야당의 지도자일 때 하고 온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일 때 판단과 행동이 달라야 하듯, 다카이치 총리께서도 개별 정치인일 때 하고 일본 국가의 경영을 총책임질 때 생각과 행동이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만나 뵙고 상당한 시간 대화를 나눠보니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아주 훌륭한 정치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아주 좋은 느낌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 한일 관계는 잘 협력해서 지금보다 훨씬 나은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겠다"며 "셔틀 외교의 정신상 제가 일본을 방문해야 되는데 가능하면 (다카이치 총리의 지역구인) 나라현으로 가자고 말씀드렸고, 본인도 아주 흔쾌하게 좋아하셨다"고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경주 선언' 무역·투자 챕터 쟁점...원만히 합의"
이날 이 대통령은 이번 APEC의 성과물인 '경주 선언' 채택 과정이 쉽지 않았음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채택 과정에 어려움이 없었느냐'는 러시아 매체의 질문에 이 대통령은 "오늘 아침 최종 문안이 완성됐고, 오전 7시 30분까지 지연이 됐다"며 "문안 정리에 이견들이 있었고 조정을 하는 중이었다"고 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아마 큰 쟁점은 '무역과 투자'에 관한 챕터를 둘 거냐였다"며 "(배포된 자료를 보셨겠지만) 무역과 투자에 대해서도 원만하게 합의가 돼서 의견들을 다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이 대통령은 멕시코의 관세 인상 계획에 대해서는 "멕시코의 국가적 필요에 따른 정책일 테지만, 결국 타국과의 협의 조정을 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제 관계의 복합성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 중국 선전 APEC에 대한 기대를 표명하며 시진핑 주석과 '소리 나는 나비'에 대해 나눈 일화를 소개한 뒤 "내년 선전에서 여러분들 다시 만나도록 하겠다"는 말로 회견을 마쳤다.
이 대통령은 회견 종료 후 시진핑 주석과의 면담 준비에 들어갔다.
경주국제미디어센터에서 정재훈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상] 월정교 위 수놓은 한복의 향연··· 신라 왕복부터 AI 한복까지](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10/news-m.v1.20251031.6f8bf5a4fea9457483eb7a759d3496d2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