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 신규취급기준 가계대출 신용점수별 평균 금리. <은행연합회 공시>
은행들이 저신용·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이자 혜택 등 금융지원을 확대하면서, 신용이 우량한 대출자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16일 영남일보가 은행연합회 공시를 통해 신규 취급 가계대출의 신용점수별 금리(올해 9월 취급 대출 기준)를 확인한 결과, 일부 은행에서 공시에서 구분한 신용점수 기준으로 가장 낮은 600점 이하 신용점수인 대출자의 평균 금리가 이 보다 높은 601~650점인 대출자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iM뱅크의 신용점수 600점 이하 대출자 평균금리는 5.18%로, 601~650점 이하(8.72%) 보다 무려 3.54%나 낮았다. NH농협은행도 600점 이하의 평균 금리가 5.98%로, 신용점수 601~650점 대출자의 평균금리(6.19%) 보다 낮았다. 신한은행도 600점 이하의 평균 금리가 7.49%로, 601~650점 금리(7.72%)보다 낮은 수준이었으며, IBK기업은행 또한 601~650점 신용점수 대출자에 대한 평균금리가 5.13%로, 600점 이하(4.73%)보다 높았다.
이는 3개월 전 신용등급별 평균 금리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 취급 신규 가계대출 기준으로 보면 iM뱅크의 경우, 신용점수 600점 이하 대출자의 평균 금리가 4.62%로, 601~650점 대출자(4.16%)보다 높았다. NH농협은행도 600점 이하 대출자의 평균금리가 6.26%로, 601~650점(4.60%)보다 높았다.
이는 최근들어 정부가 '포용 금융' 기조를 취하면서, 은행별로 저신용·저소득 대출자를 대상으로 한 이자 감면 등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서민금융 상품인 'KB 새희망홀씨II'의 신규 금리를 10.5%에서 9.5%로 1%포인트 낮추는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금융지원을 넓혔다. iM뱅크도 지난 9월 기존에 해 온 개인채무조정을 보다 강화하기도 했다. 정부가 은행권에 취약 계층에 대한 금융지원 강화를 요구하면서, 당분간 이 같은 은행권의 신용등급별 금리 역전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현재 금융제도는 가난한 사람이 비싼 이자를 강요받는 금융 계급제가 된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고신용=저금리'라는 금리체계가 무너져 시장 질서를 무시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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