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한 지역과 인재 대표
도서관이 '핫플레이스'로 부상했다. 대표적인 첫 성공 사례는 서울 스타필드 코엑스몰 한복판에 있는 별마당도서관이다. 2017년 조성 이후 서울의 대표 문화예술 공간으로 발돋움했다. 별마당도서관은 일본 사가현에 있는 타케오시 도서관을 벤치마킹했다. 타케오시는 주민들에게조차 외면받았던 도서관을 2013년 쓰타야 서점 운영사와 민·관 협력을 통해서 대대적인 새 단장을 했다.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 철학과 이용자 편의성 증대로 머물고 싶은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타케오시는 인구 5만 명의 소도시지만 이제 연간 100만 명의 방문객이 찾아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사회자본으로써 도서관을 주목하고 있다. 인구 3만 명의 강원도 인제군은 2023년 6월 '기적의 도서관'을 개관하고 6개월 만에 방문객이 5만 명을 돌파했다.
도서관의 역할은 지역서점과 상생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대전 유성구는 도서관 4곳과 지역서점 4곳을 연계해 도서관에서 동네 책방지기가 추천한 다양한 책들을 만나는 전시회를 열었다. 전주시는 시민의 도서관 이용과 서점 방문을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책을 매개로 도서관, 지역서점, 시민을 연결하는 독서생태계를 키웠다. 동네서점에서 도서를 구매할 때 도서 할인 혜택과 함께 도서관 대출로 적립된 포인트를 도서 구매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2021년 제도를 도입한 이후, 76곳이었던 지역서점이 올해 95곳으로 늘어났다. 핀란드 헬싱키에는 2018년에 개관한 우디 도서관이 있다. 오늘날 배움, 창작, 소통의 공공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핀란드어로 'Oodi(우디)'는 '정열적인 찬가'라는 뜻이다. 핀란드에서 우디 도서관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독립 100주년 기념 선물'이다. 헬싱키 시민들은 이곳을 '시민의 거실'로 부르며 자부심을 느낀다. 도서관의 건축 디자인, 이름을 결정할 때도 시민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투표하는 등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왔다.
2025년 11월5일 대구를 대표하는 대구도서관이 개관했다. 시민이 갈 수 없었던 미군부대 반환부지에 건립되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것이다. 1921년 일본군 주둔을 시작으로 2021년 미군부대 담장을 허물기까지 100년의 기다림이 있었다. 대구도서관도 타케오시 도서관처럼 머물고 싶은 문화공간으로 가꾸고, 전주시처럼 지역서점과 함께 도시의 독서생태계를 키워보자. 그리고 헬싱키의 우디 도서관처럼 시민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반영해 나가자. 대구도서관은 시민의 거실, 시민에 의한 공공 플랫폼, 시민을 위한 사회자본으로써 시민의 자부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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