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후 투썸플레이스(북대구IC점)에서 열린 2025 행복북구문화재단 문화예술포럼 '진솔정담 2'에서 박용선(왼쪽에서 셋째) 춘천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장이 발언하고 있다. <행복북구문화재단 제공>
지속가능한 지역 문화 생태계를 만드는 일은 가능할까. 로컬리즘의 실질적 실행 전략을 공유하기 위해 대구를 포함한 춘천, 광주, 경북 칠곡군 등 여러 지역의 문화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21일 오후 2시부터 투썸플레이스(북대구IC점)에서 2025 행복북구문화재단 문화예술포럼 '진솔정담 2'가 열렸다. '문화예술과 로컬리즘'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각 지역 현장의 관계자들이 모여 발제를 나누고, 종합토론을 가지는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포럼의 좌장은 박상언 지금여기우리C-LAB 대표(전 청주문화재단 대표이사)가 맡았다. 발제자로는 △노수경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연구본부 부연구위원 △신우화 대구창의도시재생지원센터장 △박용선 춘천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장 △양초롱 독립큐레이터 겸 평론가 △이유미 <주>작전명이유 대표가 참석했다. 현장에는 지역 구·군 문화재단 관계자와 문화 전문가, 구민 등 다양한 참석자들이 함께했다.
지난 21일 오후 투썸플레이스(북대구IC점)에서 열린 2025 행복북구문화재단 문화예술포럼 '진솔정담 2'에서 노수경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연구본부 부연구위원이 기조발제를 발표하고 있다. <행복북구문화재단 제공>
1부 주제발제에 앞서 노수경 부연구위원이 '문화예술정책과 지역문화의 방향'을 주제로 기조발제를 맡았다. 그는 지역 문화정책의 흐름, 중앙정부의 기조, 북구가 안고 있는 현안 등을 짚으며 지역 문화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어 신우화 센터장은 '도시재생과 로컬문화의 만남'을 주제로 대구 곳곳의 도시 재생 사례를 소개하며 로컬 문화와 도시의 연계성을 설명했다.
타 지역의 사례도 공유됐다. 박용선 문화도시센터장은 '문화도시 춘천이 지역에 남기고자 하는 것'을 주제로 '사람이 곧 문화'라는 명제 아래 진행해온 사업의 과정과 성과를 소개했다. 양초롱 평론가는 '광주와 예술, '제3의 장소'로서 문화공간'을 통해 국내외 문화공간 사례를 분석하며 공동체적 가치 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유미 대표가 '인문의 시선으로 지역읽기 : 경북 칠곡군 사례중심으로'를 주제로 인문학적 관점에서 지역의 가치를 발견한 구체적인 사례들을 제시했다.
지난 21일 오후 투썸플레이스(북대구IC점)에서 열린 2025 행복북구문화재단 문화예술포럼 '진솔정담 2'에서 종합토론이 열리고 있다. <행복북구문화재단 제공>
지역 문화 어려움·민관협력 과제 등 논의돼
지역 예술가 "프로젝트 지속 가능한 환경 필요"
"지자체 로컬 문화 의지, 예산에서 드러나"
2부 종합토론은 좌장인 박상언 대표의 진행으로 △지역 문화의 어려움 △현장 예술인의 고충 △공공기관-민간단체 협력 과제 △지역 문화 생태계 유지 방안 등이 폭넓게 논의됐다.
지역 문화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가 먼저 나왔다. 이유미 대표는 지역의 정체성을 정의하고 고착화하는 일의 어려움을 언급하며 "지역 고유의 이야기를 콘텐츠화하고 빠르게 소비하면 뒤처진 유행이 되기도 한다"며 "사업의 성과를 위해 새로운 것을 반복적으로 찾아야 하는 구조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현장 예술인의 고충도 언급됐다. 한 지역 무용수는 "지역 예술가들이 대구를 떠나는 이유 중 하나는 지속되지 못하는 프로젝트 구조에 있다"며 "잘 만든 작품들이 성장할 수 있는 시간적 환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초롱 평론가 역시 "짧은 사업 기간으로 인해 결과물 발표에만 집중하게 되면서 작품의 질과 예술적 실험 시도가 약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민관 협력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노수경 부연구위원은 "결국 공공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재정적인 부분이나 마중물 사업"이라며 "지역 내부에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외부에서 유입된 사람들과 문화적으로 소통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용선 센터장은 춘천의 민간 주도 축제 조직의 성공 사례를 언급하며 "재단은 민간 단체가 자생적으로 연합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이들을 지원하는 서포터 역할을 충분히 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역 문화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한 조건도 제기됐다. 노 부연구위원은 "문화 매개 인력이 지역에 머무를 수 있는 환경과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가 확보돼야 한다"며 "경험재인 문화의 특성상 경험한 만큼 소비가 이어지기 때문에 두 요소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신우화 센터장은 "지자체의 의지는 결국 예산에서 드러난다"며 "로컬 문화를 위한 의지가 재정적으로 이어질 때 중간지원조직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민간 단체나 자원이 없으면 결과물로 이어지기 힘들기 때문에 이를 위해선 문화 거점 시설이 서로 소통하고 연계해 이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야 지역 문화가 발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론의 마지막에서 박상언 대표는 "도시 자체가 문화"라면서 "가정과 일터를 넘어서 '제3의 공간'으로서 도시를 지탱할 수 있는 문화도시이자 인문도시가 돼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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