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기금 확보 ‘불발’…향후 TK공항 사업 일정 지연 불가피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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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2-02 20:03  |  발행일 2025-12-02
TK공항 사업, 대구시 당초 계획보다 최소 1년 이상 지연 전망
토지 보상, 착공 등 절차 줄줄이 늦춰질 듯…2030년 개항 물건너가
정치권 “향후 정책적 결단 지켜봐야…극적 재원 확보방안 마련될까”
대구국제공항에서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는 모습. 〈영남일보 DB〉

대구국제공항에서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는 모습. 〈영남일보 DB〉

여야가 2일 합의한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가장 관심을 모았던 TK공항(대구경북 민·군 통합공항) 관련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확보가 사실상 불발됐다. TK공항 건설과 연관된 각종 사업의 지연도 불가피해졌다. 사업자체가 안갯속으로 빠진 모양새다. 특별한 모멘텀이 장착되지 않는다면 지역 숙원인 TK공항 사업 시계는 한동안 멈추설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당장 토지보상이 지연되면서 개항도 최소 1년 이상 늦춰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2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26년도 정부 예산안에 TK공항 건설을 위한 공자기금 확보는 수포로 돌아갔다. 여야는 예산안 처리의 법정 시한인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2026년도 정부 예산안과 예산 부수 법안을 처리했다. 대구경북지역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TK공항 관련 공자기금은 정부 예산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내년 정부 예산에 대구시가 요청한 TK공항 공자기금 등은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8월 말 기획재정부가 편성한 '2026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민간공항 설계·보상비 등으로 책정된 318억원이 반영된 게 전부였다. 핵심 예산이자 대규모 예산인 공자기금은 빠진 것. 이에 대구시는 TK공항 건설과 관련해 내년도 정부 기금운영계획안에 빠졌던 공자기금 2천795억원 융자와 그에 따른 금융비융 87억원을 예산에 반영해 달라고 정부와 정치권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공자기금이 확보되면 사업주체인 대구시는 TK공항이 들어설 군위(소보면)·의성(비안면) 지역에 대한 토지 보상절차에 곧바로 착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공자기금 확보가 좌초되면서, 대구시의 공항 사업 추진 계획엔 적잖은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공항 이전 지역은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다. 해당 지역민들은 재산권 행사에서 한동안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대구시는 우선 설계·보상비로 책정된 예산(318억원)으로 민항 건설사업부터 시작할 태세다. 이에 TK공항 건설의 핵심사업인 군공항(K2) 이전 사업 착공 지연은 불가피하게 됐다. 착공이 미뤄지면서 후속 절차도 줄줄이 지연될 전망이다.


당초 대구시는 내년 4월 착공, 2030년 개항을 목표로 TK공항 건설 사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내년 착공이 힘들게 되면서 개항 시기도 최소 1~2년은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TK공항 배후 신도시(군위 스카이시티) 조성 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구시는 군위 스카이시티를 1단계 493만㎡(149만평), 2단계 579만㎡(175만평), 합계 총면적 1천72만㎡(324만평) 규모로 2045년까지 2조8천억원을 투입해 조성할 계획이었다. 이중 1단계 사업은 2034년(1조4천억원)까지 완료할 방침이었다.


TK공항 사업비 재산정도 불가피하게 됐다. TK공항 건설이 대구시의 추진 일정보다 늦춰진 만큼, 지가와 공사비 상승 등 각종 변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향후엔 '공자기금'에 대한 회의론이 더 거세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까지 대구시가 추진해 온 기존 방식(기부대 양여) 안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과 관련 법 개정을 통해 국가 주도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왔다. 결론적으로 일단 공자기금 예산 반영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재원 확보 방식에 대한 재논의 목소리가 대두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TK공항 추진 방식에도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TK공항 사업비는 정책적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어서 이번에 공자기금 예산 반영이 불발된 것 같다"며 "향후 정부 결정 등에 따라 극적으로 재원 확보 방안을 찾게 될 지 좀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현재로선 TK공항발(發) 희망고문을 종식시킬 뾰족한 묘수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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