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석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박물관운영본부장이 지난 1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 앞서 대구근대역사관 전시장을 배경으로 사진촬영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박물관운영본부 소속 대구시립 3개 박물관(대구근대역사관·대구방짜유기박물관·대구향토역사관)이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2025년 공립박물관 평가인증'에서 모두 인증기관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일궈냈다. 매번 평가인증에서 탈락한 대구향토역사관을 포함한 3개 시립 박물관이 문체부의 평가 인증을 동시에 받은 건 이번이 최초다. 2022년 12월 부임 이후 지역 공립박물관의 체질 개선에 앞장선 신형석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박물관운영본부장을 지난 1일 만나 그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대구시립 3개 박물관의 동시 평가인증 획득은 처음이다. 어떤 의미가 있나.
"'대구시립 박물관은 한 수 아래'라는 오명을 씻고, 구성원과 시민들이 자긍심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다. 그간 대구시립 박물관의 위상은 타 지역에 비해 그리 높지 않은 편이었고, 대구향토역사관의 경우 이전 평가에서 최하위권에 머물렀지만, 이번에는 커트라인(70점)을 훌쩍 넘긴 79점을 받았다. 대구근대역사관은 대구 내 평가 대상 중 1위를, 역시 평가인증을 획득한 대구방짜유기박물관은 3위를 차지했다."
▶부임 후 어떤 변화를 시도했는지 알고 싶다.
"이전에는 3개 박물관이 대구문화예술회관 산하 사업소로 흩어져 있어 체계적 관리가 곤란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출범과 함께 '박물관운영본부'라는 컨트롤타워가 생기며 통합 운영이 가능해졌다. 부임 후 가장 먼저 3개 박물관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려 했다. 대구근대역사관은 대구읍성과 경상감영을 중심으로 한 '근대', 대구향토역사관은 달성토성을 포함한 '전근대', 대구방짜유기박물관은 '전통 기술과 팔공산 문화'로 역할을 명확히 나눴다. 또한 각 박물관의 특성에 맞는 중장기 발전 계획과 비전, 슬로건도 수립했다."
신형석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박물관운영본부장이 대구근대역사관 내 전시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지자체 박물관은 늘 예산과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데, 어떻게 극복했나.
"와서 보니 예산이 턱없이 모자랐다. 광역시 위상에 맞지 않는 수준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문체부 등의 공모사업에 사활을 걸었다. 예산이 없으면 따오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길 위의 인문학' 등 각종 공모에 선정돼 전시·교육 예산을 확보했다. 확보한 예산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노후한 시설을 조금씩 보수했다. 박물관운영본부 구성원 23명이 1인 다역을 하며 헌신적으로 뛴 결과다."
▶평가에서 전문성 강화가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평가 항목에 학예사 전문성 점수 부문이 있다. 기존에 놓치고 있던 것이었는데, 전문 학예사를 채용해 이를 보완했다. 통합 운영의 이점을 살려 공간 활용도 극대화했다. 예컨대 교육실이 없는 대구향토역사관의 프로그램을 대구근대역사관 강의실에서 진행하는 식이다. '달구벌 역사문화 알기' 등 특강과 답사 프로그램이 입소문을 타면서 시민들의 신뢰가 쌓였다."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박물관이 지역 관광의 거점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대구근대역사관은 '대구 근대 여행의 시작', 대구방짜유기박물관은 '팔공산 역사·문화 관광의 거점', 대구향토역사관은 '대구 역사 여행의 1번지'로 거듭나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달성공원(대구향토역사관)에서 대구근대역사관, 경상감영으로 이어지는 역사·문화 관광의 축을 만들고 싶다. 또한 3년 후 재인증을 위해 끊임없는 상설 전시 개편 및 맞춤형 프로그램 마련에 힘쓸 것이다. 관람객이 계속 찾는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펼치려 한다."
신형석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박물관운영본부장은
신형석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박물관운영본부장은 경북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사학과에서 한국사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동안 울산대곡박물관 관장, 울산박물관 관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대구시 박물관협의회 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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