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국보·보물 등 12건 지정 성과… 국가유산 중심지 증명

  • 정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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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2-21 18:13  |  발행일 2025-12-21
국보로 승격된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경북도 제공>

국보로 승격된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경북도 제공>

경북 예천군 한 들판에는 회색 석탑이 조용히 서 있다.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이다. 석탑은 2단 기단 위에 5층 탑신을 올린 단정한 구조다. 층마다 얇게 돌출된 옥개석이 수평을 이루고, 모서리는 닳았지만 형태는 흐트러지지 않았다. 기단 면에는 사람 형상의 조각이 남아 있고, 돌 사이에는 세월이 만든 작은 균열이 보인다. 가까이 다가서면 탑신에 새겨진 글자가 또렷하게 눈에 들어온다.


경북도는 지난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따라 도내 문화유산 12건이 국보·보물·국가민속문화유산 등으로 새롭게 지정되거나 승격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과 영천 청제비가 국보로 승격됐다.


영천 청제비는 형태부터 다르다. 나무 기둥과 서까래가 덮인 공간 안에 비석 두 기가 받침돌이나 덮개돌 없이 그대로 서 있다. 자연석을 다듬어 세운 비석은 바닥에 바로 닿아 있고, 앞면에는 글자가 빼곡히 새겨져 있다. 가까이서 보면 먹으로 쓴 글이 아니라 돌을 직접 파낸 흔적이다. 획의 깊이는 일정하지 않고 돌의 굴곡을 따라 글줄이 미세하게 흔들린다. 표면에는 마모 흔적이 남아 있어 오랜 시간 현장에서 사용된 기록물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다.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은 고려시대에 조성된 석탑으로, 탑신에 남아 있는 190자의 명문이 국보 승격의 핵심 근거로 평가됐다. 명문을 통해 건립 시기와 조성 배경을 확인할 수 있어 고려 석탑 편년 연구의 기준 자료로 활용된다. 기단과 탑신에는 십이지신상과 팔부중상, 금강역사상 등 불교 교리를 상징하는 조각이 배치돼 있으며, 위로 올라갈수록 안정적인 비례를 유지하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영천 청제비는 신라시대 저수지인 '청제' 인근에 세워진 비석으로, 536년 축조 기록과 798년 수리, 1688년 중립 내용이 함께 남아 있다. 서로 다른 시기의 기록이 한 비석에 남아 있어 고대 제방 관리 체계와 토목 기술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 원위치에서 보존돼 온 점 역시 가치로 인정받았다.


이번 지정에서는 안동 광흥사 응진전과 '자치통감 권81~85', '천지명양수륙재의찬요 목판'이 보물로 지정됐고, 안동 전주류씨 삼산고택과 예천 삼강나루 주막은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이름을 올렸다. 안동 고산정 일원은 명승으로, 칠곡 구 왜관성당은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각각 지정됐다.


김병곤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체계적인 보존과 함께 도민이 문화유산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활용과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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