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산타랠리

  • 조진범
  • |
  • 입력 2025-12-24 06:00  |  발행일 2025-12-23

연말을 맞아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 산타랠리(Santa Claus Rally)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산타랠리란 크리스마스(12월 25일)을 전후한 연말부터 새해 초까지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 미국과 국내 주식시장이 상승 기류를 타고 있기도 하다. 특히 고환율에도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아 산타랠리에 대한 우려보다 기대감이 더 높은 듯하다.


산타랠리라는 용어는 1972년 처음 등장했다. 미국의 주식시장 분석가이자 통계학자로 알려진 예일 허쉬(1923~2021)가 만들었다. 예일 허쉬는 1967년 '주식 트레이더 연감'의 창시자이다. 주식시장의 계절적 패턴과 주기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대중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워렌 버핏과 같은 가치투자자는 아니다. 예일 허쉬는 연말 마지막 5거래일과 새해 첫 2거래일 동안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발견하고 산타랠리는 이름을 붙였다. 실제 미국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500개 기업의 성적표인 S&P500 지수는 1950년 이후 연말과 연초 기간 평균 상승률 1.3%, 상승 확률 76% ~ 79%를 나타냈다. 해마다 주식 투자자들을 산타랠리 기대감으로 들뜨게 하는 통계적 수치인 셈이다.


산타랠리는 단순히 현상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시장이 기계가 아니라 사람들이 만드는 심리의 집합체임을 보여준다. 보너스 구간이 아니라 '예고편'으로 인식하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예일 허쉬는 "산타가 오지 않으면 곰(약세장)이 온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연말을 맞아 주식 투자자들이 한번쯤 산타랠리의 메시지를 살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기자 이미지

조진범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