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AI의 현재, 그리고 실행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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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2-25 17:23  |  발행일 2025-12-25

지금 AI는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 지난달 구글의 '제미나이 3(Gemini 3)'가 공개됐고, 이달에는 챗GPT 5.2 버전이 업데이트됐다. 성능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불과 1년 사이 AI를 둘러싼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간단한 프롬프트만으로도 회의록을 정리하고, 보고서 초안을 만들고, 자료를 요약·분류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이런 변화 속에서 많은 회사들이 AI를 생산성 도구로 활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AI 전담 조직을 두거나 정기 교육을 진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업무 속도를 높이고 결과물의 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고, 인력과 시간 투입을 줄여 비용 부담도 낮출 수 있어서다.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AI 활용 경험을 묻는 질문이 빠지지 않는 이유다. AI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업무의 기본 요건에 가까워졌다.


영남일보 역시 최근 AI 활용을 강조하고 있다. 기사 작성뿐 아니라 회계나 사업 관련 업무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를 활용해보자는 취지다. 기사를 AI로 대신 쓰라는 말은 아니다. 취재와 판단은 여전히 기자의 역할이다. 다만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고 분석하는 과정, 독자들이 궁금해할 지점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AI를 적극 활용하자는 것이다. 일을 더 빨리 끝내기보다, 같은 시간에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한 보조 수단이다.


하지만 실제 AI 사용 데이터를 보면 다른 모습도 나타난다. AI 모델 연결 플랫폼 오픈라우터가 100조 토큰 규모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오픈소스 AI 사용의 절반 이상은 업무가 아니라 롤플레이나 창작 대화에 집중돼 있었다. AI에게 특정 역할을 맡기고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다. "설명 잘하는 선생님이 돼 달라"거나 "면접관 역할로 질문을 해 달라"는 식이다.


업무 활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같은 분석에서 프로그래밍 분야의 사용은 빠르게 늘었다. 연초 전체 AI 사용량의 11%에 불과하던 프로그래밍 관련 요청은 연말에는 절반을 넘겼다. 짧은 코드 질문을 넘어, 코드 전체를 넘겨 구조를 점검하고 오류를 찾는 수준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 AI가 실제 업무에 쓰일 수 있다는 점은 이미 확인되고 있다.


그럼에도 AI 사용의 상당 부분이 여전히 상담과 대화에 머물러 있다. AI가 내놓은 분석과 수치를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불안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회사들이 AI 활용을 요구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사람이 하던 일을 AI가 맡으면서 업무 속도와 효율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시간과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같은 자원으로 더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다는 점도 크다. 이제는 고민보다 실행이다. 손에 있는 자료를 한 번 돌려보면 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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