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한 지역과 인재 대표
최근 대구 물레책방에서 열린 북토크에서 청년 작가의 첫 대구 방문 소감을 듣고 놀랐다. "대구를 대한민국의 수도로 해야 해요." 대구가 초행길이라 엉뚱한 차선에서 차를 멈추고 어쩔 줄 몰라 하는데, 그 누구도 경적 한번 울리지 않았고 버스까지 기다려주었다고 한다. 청년 작가는 서울과는 다른 배려에 너무 감동했다며 밝은 표정에 목소리 톤까지 높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객석은 술렁이기 시작했고, 정작 몇몇 시민들은 "그럴 리가 없다"라며 손사래를 치는 것이다. 외부인의 감탄에 내부인의 반응은 겸손이라기보다는 자신을 스스로 낮게 평가하는 오래된 습관이 지나쳐 보였다. 대구 '디스카운트(discount)'다.
2025년 말 대구시가 실시한 '시민 인식도 조사' 결과를 보면 교통 여건에 대한 만족도가 87.6%로 가장 높았다. 생활환경(81.8%)과 거주여건(79.5%) 역시 만족도가 높았다. 서울에 비해서 대구가 시민들이 운전할 때 상대적으로 마음에 여유가 있고, 그만큼 더 배려할 수 있음이 짐작된다. 반면 경제 여건은 불만족이 62.9%로 조사 항목 중 유일하게 부정 응답이 많았다. 한 마디로 "경제는 어려운데, 살기엔 편하다"라는 역설적인 말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 '33년째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꼴찌'라는 꼬리표가 붙으면 어려운 경제는 대구의 치명적인 약점, '아킬레스건'이 된다.
경영의 출발점은 약점인가? 강점인가?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저서 '자기 경영 노트'에서 분명히 말한다. 약점에 집착하는 것은 어리석을 뿐만 아니라 무책임하다고. 성과는 결핍을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강점을 활용할 때 나온다는 것이다. 이 원리는 개인과 기업을 넘어 도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미국의 포틀랜드시는 샌프란시스코에 비해 속도가 느린 중소도시이지만, 자연 친화성과 시민 참여문화를 바탕으로 로컬브랜드와 혁신적인 기업을 키워서 젊은 인재를 끌어들였다. 일본의 후쿠오카시는 도쿄·오사카와 달리 제조 대기업 본사가 없지만, 낮은 주거·생활비를 청년 친화적 자산으로 활용해 청년이 모이는 '스타트업 시티'로 도약했다. 이 도시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약점에 매달리지 않고 강점을 지렛대로 삼았다. 대구는 교통·주거 여건, 생활·교육 여건이 강점이다. 이를 기업을 유치하고 인재가 머물게 하는 전략의 출발점으로 삼는다면 '대구 디스카운트'와 결별할 수 있다.
출사표를 던진 대구시장 예비 후보자들은 저마다 대구 경제의 '해결사'임을 자처한다. 2026년은 강점 경영으로 '대구 디스카운트'를 '대구 프리미엄'으로 전환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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