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대구 달서구 달서아트센터에서 진행되는 로컬 아트 커넥션 '존재의미학' 전시장 앞에서 노태웅, 이태형, 민병도, 이장우(왼쪽부터) 작가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지난 6일 오후, 대구 달서구 달서아트센터 전시장에 들어서니 전혀 다른 4가지 화풍의 그림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전시장 오른쪽에서부터 추억 어린 골목길과 주택들, 금빛의 댓잎과 들풀, 가로와 세로의 패턴, 빛에 따라 달라지는 숲과 나무 등 이질적이면서도 서로 이어질 것만 같은 작품들이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전시장 안은 4개의 섹터로 나뉘었지만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묘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대구 미술계를 대표하는 원로작가 4명의 예술적 성찰을 담은 작품들이 한곳에 모였다. 달서아트센터는 대구미술이 지금에 이르기까지 뒤에서 든든히 받쳐준 노태웅·민병도·이장우·이태형 등 원로작가들을 초대하는 DSAC 로컬 아트 커넥션 '존재의 미학'을 오는 26일까지 연다.
조동오 달서아트센터 문화기획팀장은 "현재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신 4명의 원로작가들을 모시게 됐다"며 "작가들의 장르가 다르고, 나름의 조형적인 요소를 만들어 구축하면서도 지금도 계속 변화를 꾀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노태웅 작. <달서아트센터 제공>
노태웅 작가는 주변의 일상적 풍경이 주는 정겨움 혹은 고요함 속에 깃들어 있는 아늑함을 두툼한 질감 위에 드러냈다. 구체적 묘사보다는 생략과 함축으로 작품을 구성했다.
노 작가는 "그림은 항상 변화해야 한다. 과거엔 구체적 표현을 많이 했는데, 이번엔 더 단순화하고 미니멀하게 표현하려고 했다"며 "골목과 주택이라는 서민들의 생활 공간을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가진 눈으로 덮어 담아냈다"고 말했다.
민병도 작. <달서아트센터 제공>
민병도 작가는 도덕경의 도법자연(道法自然)이라는 근원적 질서를 현대적 조형 언어로 드러냈다. 또 무위자연(無爲自然)의 현상을 한 화면 안에 축약했다.
민 작가는 "108번뇌라는 작품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면서 108번뇌를 삼켜 나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지금까지의 인생을 도판 안에 올려봤다"며 "도법자연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고도 했다. 자연의 원천인 들풀 위에 인간이 자연을 점령하고자 하는 욕망 등을 직선으로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태형 작. <달서아트센터 제공>
이태형 작가는 가로와 세로가 만든 패턴의 결합으로 인간 삶 속의 인(因)과 연(緣)을 나타냈다. 기하학적 형상은 시간의 무한함과 공간의 절대성 속에 맴도는 규칙과 같은 세계관을 이룬다.
이태형 작가는 "작품에 어떤 물질이 만들어지기 이전의 무언가를 찾으려고 노력한 게 녹아있다"면서 "골판지를 뜯어 물성을 변화시키고,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글자로 보이기도 하고, 형상으로 보이기도 하도록 했다.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장우 작. <달서아트센터 제공>
이장우 작가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캔버스에 담았다. 자연현상에서 빛의 변화에 주목하며 점묘법과 파스텔 톤의 색으로 표현했다.
이장우 작가는 "같은 장소도 아침과 오후의 빛의 양이 다르고, 이로 인해 인간이 같은 곳을 보더라도 느끼는 감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표현했다"며 "답사 현장에서 받은 느낌이 살아 있을 때 작업에 착수해 그림에 생동감을 불어넣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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