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쇠나무라는 이름이 뼈(骨)에 이로운(利) 물(水)이 나오는 나무라는 의미의 '골리수(骨利水)'에서 비롯됐다는데 대해 이설은 없다. 그러나 이를 증명할 만한 문헌상의 기록이나 골리수가 변하여 고로쇠로 정착되는 과정 등은 찾기 쉽지 않다. 언제부터 고로쇠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해 음용하기 시작했는지도 알 수 없다. 다만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설화는 여러 편이 전해져 내려온다.
'신라 말 도선국사가 나무 아래에 앉아서 수도에 정진했다. 마침내 득도하여 일어나려 했으나 무릎이 펴지지 않았다. 머리 위의 나뭇가지를 붙잡고 일어서려는데 나뭇가지가 꺾이면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보니 꺾인 곳에서 수액이 떨어졌고 그것을 마시니 무릎이 펴졌다.' '삼국시대에 백제군과 싸우던 신라 병사가 목이 말라 샘을 찾아 헤매던 중 화살이 꽂힌 나무에서 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보고 이를 마셨더니 갈증이 풀리고 힘이 솟아 백제군을 물리쳤다.'
겨울을 지낸 고로쇠나무는 낮에 기온이 올라가면 내부의 수액에 포함된 이산화탄소 등 기체 성분이 팽창하고, 그 압력에 의해 수액이 위로 솟구친다. 이때 나무껍질 안쪽의 도관에 호스를 꽂으면 수액을 받아낼 수 있다. 이 수액에는 포도당과 과당·비타민, 불소·망간·철과 같은 미네랄, 효소 성분이 들어 있어 관절염·신경통·요통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즘 고로쇠나무·거제수나무·자작나무의 수액 채취가 한창이다. 몸에 좋다니 기회가 있으면 마셔볼 만한 일이다. 그러나 수액은 나무에게 피와 같은 생명수다. 과하게 채취하면 영양 결핍으로 한여름에도 잎이 누렇게 된다.
이하수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