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서공단 내 한 5인 미만 사업첵 작업장 모습. 영남일보DB
대구의 5인 미만 사업장 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높지만, 노동보호 지표는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보호 사각지대를 해소할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국가통계포털에서 확인한 결과, 특·광역시 사업체 중 5인 미만 규모 사업체 비중(평균치)은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4년 77.1%에서 2024년 86.2%로 30년 새 9.1%포인트 상승했다. 대구는 2024년 86.2%로, 1994년(82.3%) 이후 수십년째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5인 노동자 비율 역시 대구는 31.4%(약 32만여명)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민주노총 대구본부와 경북대 학생단체 등이 영세업체 노동자의 근로기준법 위반 실태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영남일보DB
5인 미만 사업장 수가 증가하는 만큼, 노동권 보장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진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상시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부당해고 구제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연차 유급휴가 등 일부 핵심 조항의 적용이 제한된다. 주 52시간 상한 규정 역시 전면 적용 대상이 아니다. 이에 산업 고도화가 떨어지고 대기업·중견기업 비중이 낮으며,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이 중심이 된 지역일수록 노동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024년 기준 전국 5인 미만 전체 사업장 중 200만원 미만 임금 근로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대구(28.4%)다. 임금 근로자 약 104만명 중 29만5천명이 저임금 구간에 속한 것. 이는 전국 평균(23.1%)보다 5.3%포인트, 서울(18.2%)보다 10.2%포인트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5인 미만 사업장 내 산재 사망자 비중도 대구가 가장 높았다. 대구(41.2%)는 전국 평균(38.0%)을 웃돌았으며, 서울(22.1%)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았다. 사망 만인율(업무상사고사망자수/상시근로자수) 또한 0.31을 기록한 대구가 1위를 차지했다. 전국 평균(0.25)과 부산(0.28), 서울(0.18) 등보다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경북대 노진철 명예교수(사회학과)는 "영세 구조가 광범위한 지역에선 부당한 관행이 더욱 빠르게 고착될 우려가 있다. 이 같은 누적 효과가 노동 보호의 기준선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앙정부 차원의 법 개정 논의와 함께 지역 차원의 보완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초영세 구조가 지역 산업의 '표준'으로 굳어진 상황에서 지방정부의 정책 설계가 보완 장치로 기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초영세 사업장이 광범위하게 분포한 지역에서는 법 적용의 예외가 통계상의 예외가 아니라 사실상의 평균 조건으로 기능할 수 있다"며 "그 결과 노동 보호의 하한선이 구조적으로 낮게 고착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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