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성 오일장 개장 기념행사장서 ‘대한독립만세’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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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3-03 13:50  |  발행일 2026-03-03
공성면 소재지를 행진해 행사장에 도착한 거리퍼레이드 단이 면민들과 함께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있다.

공성면 소재지를 행진해 행사장에 도착한 거리퍼레이드 단이 면민들과 함께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있다.

"옥산장이에요." 부시시 일어나 방문을 열고 근처 어디에 장이 서느냐고 물었더니 수돗가에서 걸레를 빨고 있던 여자가 등을 돌리고 앉은 채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옥산은 김천과 상주, 예천이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놓여 있기 때문에 지리적으로 그다지 발전할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 조그만 읍이었다.


김주영의 단편소설 '달맞이꽃'에서 도부꾼을 찾아 나선 주인공은 옥산장에서 자신의 소꿉친구 선옥을 만난다. 부잣집 외동딸이었던 선옥은 소꿉장난 중 주인공이 휘두른 옹기조각에 눈두덩이 찢어져 큰 흉터가 생겼다. 이 때문에 선옥은 제대로 된 시집을 가지 못하고 두 번째 만난 서방으로부터 시도 때도 없이 두들겨 맞으면서 옥산장 쇠전에서 '일선옥'이라는 허름한 대폿집을 하고 있었다.


일본 형사에 포박당한 시위학생을 필두로 거리퍼레이드단이 장터에 들어서고 있다.

일본 형사에 포박당한 시위학생을 필두로 거리퍼레이드단이 장터에 들어서고 있다.

지금은 공성장이라고 불리는 옥산장은 원래 공성면 산현리 옥산역 앞에서 섰다. 옥산장에는 인근의 모동·외남·청리면은 물론 김천의 어모와 감문, 구미의 무흘 등지에서 장꾼들이 몰려들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옥산역 앞의 장터가 넓지 않은 탓에 물건을 사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이나 애를 먹자 군에서 장터를 역으로부터 300m쯤 떨어진 옥산리, 현재 자리로 옮겼다.


공성장에서 태어나 자라고 장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에 따르면 장터를 옮긴 때는 1960년 전후다. 김주영의 달맞이꽃이 7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므로 작품 속의 옥산장은 현재의 자리에 있는 공성장이다. 공성장은 매달 1일과 6일 선다.


3·1절이자 장날인 1일 공성장에서 '공성 오일장 개장식'이 열렸다. 송주철 공공디자인연구소 주관으로 열린 이날 개장식에는 공성면 주민 500여명이 참여, 모처럼 옛날 장터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장옥에는 국밥집이 성업을 하고 생선·나물·곡식·채소 등을 파는 상인들이 전을 벌이고 손님을 맞았다. 상주기후위기비상행동 등의 단체에서도 참가,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면서 주민들과의 면을 넓혔다.


이날 행사는 3·1운동을 재현한 거리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오프닝 행사와 독립선언서 낭독·한암회를 주제로 한 무대극·지역예술단체 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풍물패와 일본기마헌병·일본 형사에 포박된 학생·만세시위군중 등으로 구성된 거리퍼레이드 행렬은 공성면 소재지를 행진해 공성장으로 들어가서 행사장에 도착한 후 면민들과 함께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당시 경성 중동학교 학생으로 상주장날인 1919년 3월 23일  장터 한복판에서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친 한암회를 주제로 한 무대극.

당시 경성 중동학교 학생으로 상주장날인 1919년 3월 23일 장터 한복판에서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친 한암회를 주제로 한 무대극.

무대극의 주인공 한암회는 당시 경성 중동학교 학생으로 상주장날인 1919년 3월 23일 오후 5시30분쯤 장터 한복판에서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이 때 장터에 남아 있던 군중들이 이에 가세, 만세운동이 삽시간에 시내에 퍼졌다. 이날 만세운동은 한암회와 상주공립보통학교 졸업생 강용석·성필환, 보통학교 학생 조월연, 경성 국어보급학관 학생 석성기 등 상주 지역의 학생들이 미리 모의해 성사됐다.


이날 개장식에는 공성면 주민 500여명이 참여, 모처럼 옛날 장터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날 개장식에는 공성면 주민 500여명이 참여, 모처럼 옛날 장터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송주철 소장은 "오늘 개장식을 계기로 공성장이 활성화돼 지역의 경제와 문화가 활기를 되찾기를 기대한다"며 "1, 6일 장날마다 오늘 못지않은 장이 서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글·사진=이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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