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한미군 전력 차출 현실화, 국내안보 빈틈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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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3-09 06:37  |  발행일 2026-03-09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작전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한미군의 일부 전력 자산이 중동으로 차출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최근 국내 미 공군기지에서 보였던 미군 대형 수송기들이 줄줄이 기지를 떠난 것으로 파악돼, 주한미군의 방공전력들이 중동으로 보내진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한·미 양국은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미사일 요격 체계인 패트리엇(PAC-3)과 사드 등을 중동으로 전환 배치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동 전쟁의 파장이 이제 한반도 안보 환경에도 직접적으로 미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주한미군의 전력 이동 자체는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미국은 필요에 따라 전력을 수시로 이동, 전환 배치하는 유연한 전략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을 공습하는 '미드나잇 해머' 작전 때도 주한미군의 패트리엇 2개 포대를 중동에 배치했다가 넉 달 뒤에 복귀시킨 바 있다. 문제는 최근 미군의 방공전력이 급속하게 소진되고 있는 데다, 지상전 가능성마저 열어놓으면서 주한미군의 전력을 지속해서 차출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점이다. 여기다 최근 북한이 '핵 장착' 가능한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한반도 안보 환경 역시 엄중한 상황이다. 차출된 주한미군의 전력이 중동에 오랜 기간 머물거나, 아예 국내로 복귀하지 않으면 대북 방어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안타까운 점은 미국이 전략상 주한미군 전력을 빼내는 것을 우리 의지로 가로막을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여기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군사 분야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통상갈등과 맞물려 한미 관계에 새로운 긴장 요인으로 떠오를 수 있다. 이에 따라 우선, 이번 사태가 주한미군 감축 등 전략적 변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한미 동맹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국방부는 한미 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 주한미군은 역시 "한반도에서 강력하고 준비된 전투 수행 능력을 갖춘 전력 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은 한국 방위에 대한 확고한 공약을 유지한다"라고 거듭 강조한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 집권 이후 빠르게 변화하는 국제 정세가 한반도의 안보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중동 사태 안정을 위해 한반도 안보를 희생시키지 않도록 동맹은 단단히 고정하되, 다각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으로 한미 관계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도 방공전력을 중심으로 자주적 방위 역량의 강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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