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학교급식에 지역 농가는 ‘찬밥’ - 상 ] 친환경 인증받지 못하면 농산물 공급 못해

  • 박용기
  • |
  • 입력 2026-03-11 18:13  |  발행일 2026-03-11
구미 460억원 학교급식 시장…농가 진입장벽 높아
‘지자체 농산물 인증제’로 지역 농가 참여 확대해야

경북 주요 도시에서 연간 수백억원의 학교급식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지역 농가가 학교급식시장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농산물 중심의 공급 구조 때문이다. 더불어 광역급식센터 위주의 식재료 유통구조로 인해 막대한 예산이 남의 배만 불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구미 학교급식 예산은 교육청과 지자체 포함 약 460억원에 달한다. 교육청이 약 267억원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경북도와 구미시가 분담하는 구조다. 이 가운데 지역 농가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예산은 친환경농산물 구입비 약 93억원이다. 하지만 구미 학교급식에 제공되는 친환경농산물의 공급에 참여하는 지역농가는 현재 132농가에 불과하다. 공급 금액도 연간 약 40억원(43%) 수준에 그친다. 나머지 57%는 지역농협이 운영하는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경북광역급식지원센터 등을 통해 조달되고 있다.


이는 '친환경 인증' 농가 비중이 낮은 구미지역 현실과 맞물려 있다. 지역 농업계에서는 지역 전체 농가 중 친환경 인증 농가 비중이 약 5%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농가들은 친환경 인증 중심의 급식 구조가 대다수 농가의 학교급식 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인력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학교급식은 일반 도매시장보다 가격이 높고 안정적인 판로가 될 수 있어 농가에서 선호하는 시장이지만, 친환경 인증이라는 기준이 높은 문턱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직거래와 식당납품 등에 의존해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는 농민 이모씨(구미 선산읍)는 "학교급식은 농가 입장에서는 가장 진입하고 싶은 시장"이라며 "하지만 친환경 인증 농가만 참여할 수 있는 구조 때문에 대부분 농가가 급식시장에 접근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은 경북 대부분 지자체에서 비슷하다. 이에 지역 농업계에서는 학교급식 예산이 수백억원 규모로 확대된 만큼 지역농가의 참여 폭도 함께 넓힐 수 있는 공급구조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 인증 중심 공급방식에서 벗어나 지자체 차원의 안전성 검증을 거친 농산물은 학교에 납품이 가능하도록 하는 '지역인증제' 도입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기자 이미지

박용기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