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 너마저”, 물가 급등에 선거 캠프 비상

  • 김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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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3-30 17:14  |  수정 2026-03-30 22:05  |  발행일 2026-03-30
미국·이란 갈등 여파로 현수막 등 원자재 가격 10% 상승 전망
본선 경쟁·당선 무효 리스크까지 겹쳐 예산 운용 ‘이중고’
제21대 대통령선거 당시 각 당 후보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영남일보DB>

제21대 대통령선거 당시 각 당 후보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영남일보DB>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 캠프의 비용 부담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진 영향이다. 이 같은 상황은 경선 열기가 달아오른 야당을 중심으로 토로하고 있다.


당장 석유류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현수막 등 인쇄·제작 비용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구지역 일반 현수막(가로 7m, 세로 90㎝ 기준)은 기존 5만~10만원 수준에서 거래됐다. 하지만 최근 원단 가격과 인건비 상승 영향으로 10% 안팎 인상이 예고됐다. 이에 따라 평균 단가는 7만원에서 7만7천원 수준으로 오를 전망이다.


공식 선거 운동이 다가오면서 주문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현수막 업체 고민도 깊다.


달서구 한 현수막 제작업체 대표는 "원단 가격과 인건비가 모두 올라 제작비 부담이 커졌지만 선거 현수막은 기준 단가가 사실상 정해져 있어 상승분을 반영하기 어렵다"고 했다. 선거관리 기준에 따라 평균 가격을 산정해 일정 금액 이상을 받을 수 없는 구조여서다. 원가 상승분을 업체가 떠안는 상황으로 물량이 늘어도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


그럼에도 비용이 오를 수밖에 없고 현수막에 그치지 않는다.


현재 대구지역 선거비용 제한액은 광역단체장 12억8천만원, 기초단체장 최대 2억6천만원, 시의원 5천800만원, 구·군의원 4천900만원 수준이다. 해당 기준은 중동 여파가 반영되기 전에 책정된 것으로 현장 체감과 괴리가 클 수밖에 없다.


물가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6·3지방선거 각 후보 캠프.<그래프=생성형 AI>

물가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6·3지방선거 각 후보 캠프.<그래프=생성형 AI>

인건비도 예외는 아니다. 인력 수급난이 겹치며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자원봉사자에게 줄 수 있는 식대 역시 과거 6천~7천원 수준에서 최근 1만원 안팎까지 올라 부담이 커졌다. 여기에 본선거에 들어갈 유세 차량 운영에 필요한 유류비 상승도 고려 대상이다.


한 구청장 출마 후보 예정자 캠프 책임자는 "오른 항목만큼 다른 항목을 줄여야 하지만 계산이 서지 않는다"며 "현수막이나 홍보물 물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 캠프는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온라인 중심 전략을 검토하고 있지만 지방선거 특성상 한계가 뚜렷하다. 통상 지방선거는 투표율이 낮은데다 젊은 층 참여율은 더 떨어져서다.


시의원에 출마한 캠프 관계자는 "기초·광역 의회 선거는 여전히 현수막을 비롯해 대면 접촉 등 오프라인 비중이 크다"며 "전통적인 방식을 유지해야 하는데 비용은 계속 늘어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야당의 경우 과거와 달리 본선 경쟁까지 동시에 대비해야 하는 부담도 커졌다. 대구경북 지역은 그동안 당내 경선이 사실상 본선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정치 지형 변화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 선거 민주당 후보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만약 김부겸 바람이 불 경우 기초와 광역의회 선거는 본선 경쟁력 확보를 장담하기 힘들다. 결국 경선 때 선거비용을 본선까지 고려해 사용해야 한다.


당선 이후까지 고려한 '리스크 관리 비용'도 변수다.


선거비용은 법정 한도를 넘기면 당선 무효다. 이에 따라 여유 자금을 반드시 남겨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 예상치 못한 비용 발생 가능성을 고려해 처음부터 전체 예산의 80% 수준에서 지출을 계획한다. 이후 정산 과정에서 맞추는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과거 대구시장 선거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아무리 관리해도 선거 막판 예상 못한 비용이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비용을 초과하면 당선 무효로 이어질 수 있어 보수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캠프의 어려움과 별개로 전문가들은 그동안 대구지역 정치 문화를 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경북대 엄기홍 교수(정치외교학과)는 "현행 선거비용 제한액은 이미 물가 상승을 반영해 책정된 것"이라며 "해당 기준을 변경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조정이 힘들다고 단언했다.


특히 '비용 부족' 주장에 대해 "비용이 부족하다고 하기 전 후보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후원금을 충분히 확보했는지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후보가 노력하지 않아 후원금도 다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비용 부족을 이야기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또 "최근 후원금이 충분히 모이지 않는 상황 자체가 유권자 지지 여부를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자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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