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했음에도 경선에서 컷오프된 김병욱 예비후보가 13일 국민의힘 포항시장 후보로 확정된 박용선 예비후보의 사법 리스크를 정조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준혁기자>
박승호 예비후보가 13일 박용선 국민의힘 포항시장 예비후보를 비판하며 10만 시민 서명운동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전준혁기자>
국민의힘 포항시장 공천이 박용선 후보로 확정됐음에도 지역 정가의 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 후보가 안고 있는 '사법 리스크'를 둘러싸고, 고배를 마신 낙천자들이 저마다의 계산기를 두드리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초반에 컷오프된 후보들은 당과 박 후보를 향해 맹폭을 가하는 '이판사판' 양상인 반면, 최종 4인 경선까지 갔던 후보들은 당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며 조용히 차기를 도모하는 '눈치 보기'에 돌입했다.
일찌감치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컷오프된 김병욱, 박승호 예비후보는 잃을 것이 없다는 태세다. 이들은 13일 나란히 기자회견을 열고 박용선 후보의 사법 리스크를 정조준하며 중앙당의 공천 철회와 재경선을 강하게 압박했다.
김병욱 후보는 당 공관위에 제보된 내용을 근거로 박 후보가 과거 재난 상황 등에서 부당한 사익을 취했다는 의혹과 지역 기업과의 유착 의혹 등을 폭넓게 제기하며 여론전에 불을 지폈다. 박승호 후보 역시 공관위의 공천 과정을 강하게 비판하며, 불공정 공천 규탄을 위한 '10만 시민 서명운동'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이 명시적으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이들의 강경 노선이 당의 결정 번복을 압박하는 동시에,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까지 염두에 둔 사전 명분 쌓기가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13일, 공천이 확정됐음에도 안승대 예비후보의 현수막이 박용선 후보와 함께 나란히 걸려 있다. <전준혁기자>
13일 박대기 예비후보 사무실에 홍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전준혁기자>
반면, 최종 경선에서 탈락한 안승대, 박대기, 문충운 후보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이들은 결과 승복을 선언한 이후, '낙천 인사'를 명분으로 사실상 선거 운동에 준하는 활동을 이어가며 캠프의 불씨를 살려두고 있다.
이들의 행보는 치밀한 정치적 셈법의 결과로 풀이된다. 만에 하나 박용선 후보가 사법 리스크로 선거 레이스에서 빠질 경우, 당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고 끝까지 충성심을 보여준 자신들이 1순위 대안으로 선택받겠다는 전략이다. 즉 최대한 몸을 낮추고 중앙당의 처분과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공천 탈락 이후 감사 인사를 하고 있는 문충운 예비후보. <문충운 SNS 캡쳐>
공천에 탈락한 박대기 예비후보가 시민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박대기 SNS 캡쳐>
안승대 후보의 경우, 경선 직후 공천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당의 결정에 절대적으로 승복하며 백의종군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이철우 도지사의 포항 방문 일정을 SNS에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당과 지역 주류 정치권에 대한 충성심을 어필하고 있다. 박대기, 문충운 후보 역시 SNS를 통해 "다시 뛰자 포항", "제가 보탬이 될 수 있는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하겠다"며 거리 인사를 하는 모습을 게시하고 있다.
낙천자들의 파상공세에 박용선 후보 측도 적극적인 대응으로 선회했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내 대통합을 위해 대응을 자제하려 했으나, 제기된 의혹들은 사실과 다른 허위 주장이며 그 정도가 도를 넘어섰다"고 일축했다. 이어 "오는 15일 오후 2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명확한 해명과 함께 후보 측의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정면 돌파를 예고했다.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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