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대구기상청 포항관측소에서 직원들이 성층권 오존 관측에 사용할 오존존데 풍선에 헬륨가스를 주입하고 있다. <구경모기자>
28일 낮 12시 대구기상청 산하 포항관측소. 전파 송신 장치인 '존데'를 이용한 성층권 오존 비양(飛揚·공중으로 높이 떠오름) 관측 시간이 다가오자 직원들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등록된 국내 유일의 오존 관측소인 이곳 관측값이 대구경북 날씨 예보의 '기초자료'로 쓰이는 만큼 현장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대구기상청 포항관측소에 부착된 세계기상기구(WMO) 등록 오존 관측소 인증마크. 포항관측소는 존데를 이용해 성층권 오존을 관측하는 국내 유일의 오존 관측소다. 구경모기자
이들은 헬륨을 채운 풍선 아래에 네모난 모양의 존데를 매단 뒤, 헬륨 주입량과 연결 줄, 센서 고정 상태를 차례로 살폈다. 관측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시약 상태와 센서 작동 여부도 꼼꼼히 점검했다. 오존 존데가 대부분 수입품인 탓에 관측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직원들이 '식은땀'을 흘리는 요인 중 하나다. 한 차례 비양에 드는 비용만 350만원가량이다. 존데를 단 풍선이 주변 구조물에 부딪히거나 장비가 흔들려 관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준비 과정 전체가 허사가 될 수 있다.
비양 준비를 마친 직원들은 오존 존데가 달린 풍선을 들고 관측소 뒤편 관측노장으로 향했다. 관측노장은 기상관측 장비가 놓이는 탁 트인 야외 공간이다. 노장 한가운데로 이동한 직원들은 바람이 잦아들 때까지 관측 풍선과 장비를 붙잡고 기다렸다.
이날 취재진과 함께 대구에서부터 동행한 대구기상청 김정희 주무관은 "오존 존데는 고층 관측보다 준비 시간과 기술이 더 필요하다"며 "바람이 강한 날에도 관측 조건이 맞으면 직원들이 장비를 붙잡고 타이밍을 맞춰 띄운다"고 설명했다.
김 주무관 설명이 끝나고, 바람이 잦아들자 곧바로 "날려 주십시오"라는 신호가 떨어졌다. 직원들의 손을 떠난 풍선은 초속 5m 안팎의 속도로 지붕 위를 향해 힘차게 솟구쳤다.
28일 대구기상청 포항관측소 관측노장에서 직원들이 성층권 오존 관측을 위해 오존존데 풍선을 하늘로 띄우고 있다. 구경모기자
이날 하늘로 날려 보낸 오존 존데는 헬륨 풍선에 매달려 상공 30~35㎞까지 올라갔다. 성층권 오존 농도가 가장 높은 구간은 고도 25㎞ 안팎이다. 장비는 이 지점을 통과하며 고도별 오존량을 측정한다. 상층 대기권에선 기온이 영하 60~70℃까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관측소 직원은 전했다.
풍선이 하늘로 오르자 포항관측소 내부 움직임도 바빠졌다. 비양 활동 시간은 통상 두세 시간. 이 시간 동안 수신장비가 관측자료를 받아내기 시작했고, 옥상 안테나와 지상 수신기는 오존 존데가 보내는 무선 신호와 GPS 자료를 실시간으로 추적했다. 컴퓨터 화면엔 장비의 위치와 이동 방향, 고도별 기온과 습도, 기압, 바람, 오존량이 차례로 표시됐다. 이날 관측값은 향후 지구대기상시보고서(지구대기감시보고서) 자료로 쓰이거나, 오존과 관련된 주간·월간 단위 예보값에 활용된다.
28일 대구기상청 포항관측소에서 에보실 노트북 화면에 오존존데의 이동 경로와 고도별 오존량·기온·습도 등 실시간 관측자료가 송신되고 있다. 구경모기자
이상래 포항관측소장은 "지상 일기도만으로는 비구름이 어느 층에서 발달하는지, 상층부에는 바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기가 어렵다"며 "존데를 통해 기온·기압·습도·풍향·풍속을 고도별로 관측해야 태풍이나 집중호우 같은 위험기상을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릴라성 호우, 혹서, 혹한 등 이상기후로 기상 예측이 갈수록 힘든 상황에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성층권 오존을 관측하는 이곳의 비중은 유달리 커보였다.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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