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4.1원 내린 1,535.0원(15:30 종가)을 기록 중인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대구경북 산업계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차부품 등 수출업종에는 단기적으로 수익성을 일부 끌어올릴 요인이지만, 섬유·철강 등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업종에는 치명타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호재인 일부 업종도 장기화 땐 결국 비용 부담으로 돌아와 '답이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천555.2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이후 17년3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달러 강세와 중동전쟁 장기화 우려가 겹치며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으로 하락 전환했지만, 한동안 1500원대 고환율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역대급 고환율에 차부품·2차전지소재·섬유·철강 등 지역 주력산업 기업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차부품은 고환율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순수출 기업 비중이 80% 이상으로 원화 가치 하락이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는다. 2차전지소재 역시 단기적으로는 고환율로 이익을 보는 업종이다. 고환율 기조가 본격화한 지난 4월 대구의 2차전지소재 수출은 2억2천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9.1% 급등했다. 다만 고환율 국면이 장기화할수록 핵심 광물 수입비용은 동반 상승해 수출 이익의 상당 부분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섬유와 철강은 고환율이 부담스럽다. 중동전쟁 직격탄을 맞은 섬유류는 고환율·고유가로 심각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철강제품 역시 원자재 수입 급증에 수출 부진까지 겹쳐 이중부담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오영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장은 "대구의 수출이 회복세지만, 2차전지소재의 호황에 섬유와 경작기계, 기계류 등의 부진이 가려졌다. 고환율 영향이 커 보인다"며 "차부품과 2차전지소재 역시 고환율 장기화 시 원료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마진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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