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 전경. 영남일보DB
원/달러 환율이 최근 1,560원마저 돌파하며 외환위기 이후 최고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지역 수출기업이 딜레마에 빠졌다. 고환율은 단기적으로 원화 환산 이익이 늘어나는 효과가가 있지만, 환율 상승이 무조건적인 수출 호재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대구 2위 수출품목인 자동차 부품 업계는 달러 강세에 따른 단기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해당 업종은 순수출 기업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박민균 에스엘 IR 책임은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부품업체 특성상 달러 가치 상승은 마진 측면에서 우호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기 매출 증가 이면에는 원가 상승 압박이 작용한다. 부품과 원자재의 국내 협력업체 조달 비중이 높아 환율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납품단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중동 분쟁 격화로 국제유가 상승세가 겹치면서 물류비와 합성수지 고무 등 부자재 가격이 함께 뛰고 있다.
이진섭 삼보모터스 팀장은 "업계 전반이 올해 사업계획을 1천300원대로 설정했으나 현재 환율이 1천50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예측 불가능한 변동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수출 대금을 달러로 받아 원화로 환산하면 이익이 발생하지만 원자재 수입 등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도 같이 커져 수익이 상쇄된다고 짚었다. 이 팀장은 또 "지역 업계는 환리스크 관리를 위해 직접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려운게 현실"이라며 "고환율이 장기적으론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역 주력 산업인 2차전지 소재 분야도 고환율 딜레마에 직면했다. 대구 1위 수출품인 2차전지 소재는 고환율에 힘입어 외형적인 수출액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말 기준 관련 품목인 대구 지역 기타정밀화학원료 누적 수출액은 7억1천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6.4% 늘어나는 등 수개월 연속 수출을 견인 중이다. 하지만 내실을 따져보면 상황이 엇갈린다.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 원자재 대부분을 달러로 결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환율 국면이 지속될수록 핵심 광물 수입 비용이 동반 상승한다. 환율 효과로 늘어난 수출 이익 상당 부분이 막대한 원자재 수입 비용 지출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는 긴급 리포트'환율 1천500원·유가 100달러 돌파와 대구경북 무역업계 영향' 보고서에서 "물류비 등 수입 부담 가중에 대비해 핵심 광물의 장기 공급계약과 조달선 다변화 전략을 세우고 선물환 환변동보험 등 무역 지원기관의 환헤지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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