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대구경북) 중진 의원들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 지역 민심, 당내 갈등 차단을 그 이유로 밝혔다. 당의 대주주격인 현역 중진 의원들까지 장 대표 퇴진론에 가세한 것은 당권파의 정무적 수명이 사실상 끝났음을 알리는 신호이다. 현재 장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 승리와 여론조사 지지율,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재선거 투쟁을 방패막이 삼아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당의 뿌리인 TK 민심이 선거 결과를 참패로 규정함에 따라 지도부의 버티기는 당을 위한 결단이 아닌 개인 정치를 위한 아집일 뿐이다. 양향자 최고위원의 지적처럼, 선거 참패에 책임지지 않는 지도부는 '좀비 지도부'에 불과하다.
아쉬운 것은 TK 중진 의원들의 음성적 행태이다. 영남일보 취재에 응한 지역 중진 의원들은 약속이나 한 듯 익명의 그늘에 꽁꽁 숨었다. "지역 민심이 싸늘하다"며 호기롭게 칼을 빼 드는 척 하지만, 정작 자신의 이름 석자를 내걸고 전면에 나서는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공공의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 유권자들이 쥐어준 중진이라는 정치적 무게감 대신 눈치보기와 보신주의가 어른거린다. 3선 이상 TK 중진 의원들이 8명에 이르는데, 단 한 명도 제 이름을 당당히 밝히지 못하는 현실이 서글프다.
17~18일 당의 명운을 가를 의원총회가 열린다. TK 중진들은 익명의 말이 아닌 행동으로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 대세가 어디로 기우는지 눈치를 보며 손에 피를 묻히지 않으려는 기회주의적 태도는 유권자들에 대한 모욕이다. 의총장에서 당당히 이름을 걸고 쇄신을 바라는 지역 민심을 대변해야 한다. 정직한 책임 정치를 구현할 때, TK 정치의 잃어버린 품격과 신뢰가 살아난다.
논설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