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 개회식에서 한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이날 개회식 내내 세찬 비가 내리면서 일부 선수들을 우산을 쓰고 있다. 이윤호기자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대구의 8월 날씨가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의 최대 복병으로 떠올랐다.
25일 주최 측에 확인 결과, 대회 참가자들 중 열화상과 어지럼증 등 온열질환을 호소하는 사례가 하루에도 몇 건씩 발생하고 있다.
이에 궂은 날씨 속 참가자들의 건강 관리 등은 대회가 끝날 때까지 중요한 과제가 됐다.
실제 대회기간 대구의 날씨는 비와 폭염이 반복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각국 선수단의 입장과 공연 등 장시간의 실외행사가 치러진 개회식날(8월21일)에는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비가 쏟아졌다.
무려 106개국의 참가국가 선수들이 입장하는 동안 세찬 비는 그치지 않았고, 선수들은 비가 오는 와중에 입장을 해야 했다.
물론, 육상 축제의 개막일인 만큼 선수들 표정은 밝았지만, 관중석 곳곳에서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막상 본격적인 경기일정이 시작되자 이번엔 무더위가 대회장을 엄습했다.
연일 35도 안팎을 오가는 높은 기온과 습한 날씨 속에 선수들은 경기를 치렀다. 우리나라보다 상대적으로 평균기온이 낮은 나라에서 온 선수들은 "무척 덥고 습한 날씨"라며 입을 모았다.
대회 의무실 관계자는 "하루에 2~3명 정도가 열화상이나 어지럼증 등 온열질환을 호소하며 우리 의무실을 찾고 있다. 그런 분들에겐 체온을 낮춰주고 수분을 보충하는 등 응급조치를 취한다"라며 "다행히 대부분 경증으로, 중증 질환자는 아직까지 없었다"고 설명했다.
25일 대구스타디움에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 참가 선수와 관중들을 위한 생수가 마련돼 있다. 본격적인 경기 시작 이후 대구에는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노진실기자
무더위만큼 우려되는 것이 '비' 소식이다.
25일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27일 오후 대구에 소나기가 내릴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5~50㎜이다. 이날 오후 경기장에선 다양한 트랙 경기를 비롯해 높이뛰기·해머던지기·포환던지기 경기 일정이 잡혀 있다.
오는 29일에도 또 한 차례 비 소식이 있다. 이날 대구에는 오전과 오후 모두 비 예보가 됐는데, 강수 확률은 60%다. 이날은 각종 트랙과 도약, 투척 경기를 비롯해 로드 경보도 치러질 예정이다.
설상가상 이번 대회 하이라이트인 하프마라톤이 열리는 오는 30일에도 대구에 비 예보가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날 오후에 비 예보가 있는데, 마라톤은 오전 7시에 출발한다는 것이다. 물론, 예보가 빗나가 당일 오전부터 비가 오거나, 아예 비가 오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8월 말 대구의 날씨가 워낙 얄궂고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회 조직위도 날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높은 기온과 높은 습도 등 날씨 문제는 이번 대회 참가 팀 매니저들의 회의 때도 화두로 떠올랐다.
대회 조직위에 따르면, 지난 24일 열린 팀 매니저 기술회의에서는 폭우 시 하프마라톤 진행 계획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위 측은 "폭우가 아니라 일반적인 수준의 비가 올 경우에는 경기 진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하프마라톤은 당일 오전 10시쯤 경기가 종료될 예정이고, 그날 오후에 비 예보가 있어 일단은 괜찮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호우경보가 내려지면 신천동로가 차단되기 때문에, 그에 따른 마라톤 코스 변경을 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25일 대구스타디움 부대행사장에 무더위쉼터 버스가 배치돼 있다. 노진실기자
조직위는 폭염과 호우·강풍 등 기상 상황에 따른 비상 대비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3시간 기준 강우량이 60㎜ 이상이거나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날씨가 이틀 이상 이어지면, 장거리 등 일부 경기 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
3시간 기준 강우량이 90㎜ 이상이거나 일 최고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이틀 이상 계속되면, 경기 일시 중지 및 선수 실내 대피를 적극 검토하게 된다. 또 일 최고 체감온도가 38도 이상으로 오를 경우, 경기 전면 중지를 검토한다.
조직위 관계자는 "아직 폭염으로 인해 대회 운영에 차질이 생긴 경우는 없었다"라며 "폭염·호우 등 기상 여건에 따라 경기 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등 안전을 최우선으로 대회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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