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콘텐츠 제작 영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2026년 상반기 유튜브에서는 사람의 일상과 관계, 솔직한 생각을 담은 콘텐츠가 주목받았다. 화려한 연출보다 자연스러운 모습에 공감하는 흐름이다.
이 기간 주목받는 유튜브 콘텐츠를 보면 출연자의 완성된 모습보다 일상 속 개성을 앞세운 기획이 많다.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이하 안원잘부)는 리센스 리더 원이의 개인 채널로 출발했다. 지금은 다른 멤버들이 함께 출연하는 웹예능 형태로 제작된다. '갸루와 거제에 왔습니다', '미나미의 뿌리를 찾아서' 등에서 멤버들은 서로 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일상을 보낸다. 무대에서 보기 어려운 성격과 관계가 드러난다. '갸루와 거제에 왔습니다(거제 1편)'는 조회수 1천만회를 넘겼다.
대화 형식의 토크 장르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난다. 토스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머니그라피'의 'B주류초대석'은 음악·영화·문학 등 취향을 소재로 출연자들의 생각을 나눈다.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콘텐츠와 경험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개성과 관계가 드러난다. '방문 교사와 불량배 셋의 제법 진지한 독서 클럽' 등 상당수 영상이 조회수 200만회를 넘겼다.
두 콘텐츠는 출연자를 캐릭터로 소비하지 않는다. 안원잘부는 멤버 간 정체성과 관계를, B주류초대석은 출연자의 취향과 경험을 담는다. 설정을 만드는 대신 자연스러운 모습과 생각을 보여주며 시청자와 친밀감을 쌓는다.
사람들이 이런 콘텐츠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AI가 글과 이미지, 영상 제작까지 빠르게 확장하는 환경에서 사람의 표정과 말투, 관계에서 나오는 감정이 차별점이 됐다. 자극적인 설정 대신 한 사람의 일상과 취향, 솔직한 대화를 보여주는 콘텐츠가 공감을 얻고 있다. AI가 만드는 정교한 콘텐츠가 늘어날수록 사람만 보여줄 수 있는 순간과 관계가 새롭게 주목받는 것이다.
제작 방식에서도 차이가 드러난다. 두 콘텐츠 모두 대본과 자막, 편집을 최소한으로 쓴다. 촬영 장소도 여행지나 스튜디오 한 곳으로 단순하다. 대신 출연자가 말을 고르는 시간, 대화가 끊기는 순간을 그대로 내보낸다. 정교하게 다듬은 영상이 아니라 다듬지 않은 장면이 시청자를 붙잡는다. 시청 시간과 댓글 반응이 몰리는 지점도 기획된 장면보다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 나오는 대목이다.
최근 유튜브에서 나타나는 '사람냄새'는 한때의 유행으로 보기 어렵다. AI로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 쉬워질수록 사람의 경험과 감정, 관계에서 나온 이야기는 더 특별해진다. AI가 콘텐츠 제작의 다양성과 효율을 넓히는 가운데, 사람만 보여줄 수 있는 관계와 감정은 또 다른 가치가 되고 있다. 지금의 콘텐츠 소비는 화려함보다 '진짜 사람'을 찾아가는 과정에 가깝다.
이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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