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래대응기금, 지방 몫까지 줄일 이유 없다

  • 논설실
  • |
  • 입력 2026-09-08 17:04  |  발행일 2026-09-09

정부가 미래대응기금 적립을 명목으로 지방 몫까지 줄이는 방식은 재고해야 한다. 내년 162조3천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면서 현행 제도를 유지했을 때 지방정부와 교육청에 돌아갈 60조원 이상의 몫까지 줄여 기금을 조성하는 것은 과도하다. 이 몫을 보장해도 단순 계산으로 100조원 안팎의 기금 조성이 가능한 만큼 지방자치 재원까지 줄일 이유는 없다.


지방은 이미 만성적 재원 부족 속에서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산업전환, 노후 인프라와 복지 수요에 다발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처지다. 세수가 늘어날 때 지방에 돌아갈 몫을 보장해야 지역자치의 재정 여력을 높이고 스스로 투자할 힘을 키울 수 있다. 미래 준비는 중앙정부만의 역할이 아니다. 지방정부의 책임 아래 산업과 일자리, 정주여건 개선에 투자하는 것 역시 국가 차원의 미래대응이다. 특히 산업구조와 인구 여건은 지방마다 다르다. 어디에 우선 투자할지는 지방이 판단하고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순리다.


물론 세수 변동을 줄이고 미래투자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정부의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재정 주도성을 강화하는 것은 지역균형발전과 지방재정분권이라는 정책 방향에 맞지 않는다. 세수가 늘어날 경우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돌아갈 몫을 먼저 보장하고, 남는 재원으로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관련 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에 회부된 만큼 기금의 적정 규모와 조성 방식을 충분히 따져야 한다. 기금 조성이 지방재정과 지역경제에 미칠 부작용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미래투자와 지방의 재정 기반을 함께 살리는 합리적 결론이 도출돼야 한다.



기자 이미지

논설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관련기사

정치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