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덱 역투와 디아즈의 맹타, 사자군단 KS 첫 승 이끌었다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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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11-05 14:26  |  발행일 2026-11-05
롤모델 ‘놀란 라이언’ 떠올린 페덱, 최근 3경기 295구 역투로 KS 2차전 승리 발판
‘천적 고영표’ 무너뜨린 4안타 디아즈…개인 욕심 버리고 팀 배팅 집중
연장 10회 디아즈 포구 실책에 가슴 철렁… 경기 후 박진만 감독 찾아 ‘90도 사과’
지난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삼성 투수 페덱(왼쪽)과 내야수 디아즈가 각각 환호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지난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삼성 투수 페덱(왼쪽)과 내야수 디아즈가 각각 환호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지난 4일 수원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한국시리즈(KS) 2차전. 연장 12회 접전 끝에 사자군단이 거둔 3-2 승리의 바탕에는 열흘 새 3경기에서 총 295구를 던진 페덱의 7이닝 1실점 역투와 4안타를 몰아친 디아즈의 맹타가 있었다.


경기 직후 수원 KT위즈파크 인터뷰실에서 만난 두 선수는 피로가 역력한 표정 속에서도 승리의 안도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삼성은 페덱과 디아즈를 포함한 선수단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대구행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지난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삼성 선발 페덱이 투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지난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삼성 선발 페덱이 투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열흘간 295구… 페덱, 메이저리그 전설 '놀란 라이언' 떠올렸다


포스트시즌 들어 페덱의 활약은 투혼에 가깝다. KIA와의 플레이오프 2경기에 이어 이날 KS 2차전까지, 10일 동안 무려 295구를 던졌다. 이날도 7이닝 1실점 역투로 연장 승리의 발판을 놨다.


페덱이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공을 던져본 것은 프로 데뷔 후 처음이다. 하지만 페덱은 "신기하게도 몸 상태는 괜찮다"고 답했다. 비결은 철저한 관리와 정신력이다. 트레이닝 파트의 꼼꼼한 관리와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 뿜어져 나오는 아드레날린이 피로를 잊게 만들었다는 것이 페덱의 설명이다.


페덱은 텍사스 출신의 투수이자 자신의 롤모델인 메이저리그 투수 놀란 라이언을 언급했다. 페덱은 "놀란 라이언 역시 짧은 휴식만 취하며 거뜬히 시즌을 치러냈다. 그도 해냈는데 나라고 못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이어 "라커룸 동료들과도 아프면 아이싱(얼음찜질)하면 된다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지친 기색 없이 마운드에 오르려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삼성 디아즈가 타격 후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지난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삼성 디아즈가 타격 후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천적 고영표' 깬 3안타와 지옥 같던 실책…디아즈의 사과


타선에서는 디아즈의 방망이가 빛났다. 디아즈는 이날 KBO리그 데뷔 후 첫 3루타를 포함해 4안타를 몰아쳤다. 올해 정규시즌 중 단 한 개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했던 KT 선발 고영표를 상대로만 3개의 안타를 기록했다. 경기 전 고영표 상대 안타가 단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디아즈는 '오늘만큼은 반드시 끊어내겠다'는 강한 집중력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사이클링 히트에 홈런 딱 하나가 모자랐지만 개인 욕심은 철저히 지웠다. 더그아웃 동료들의 기대 섞인 목소리에도 디아즈는 흔들리지 않았다. 치열한 승부에서 큰 것 한 방을 노리다 나쁜 공에 손이 나가는 것보다, 어떻게든 살아 나가 베이스를 채우는 '인플레이 타구'를 만드는 게 우선이었다는 설명이었다. 3루타 상황에 대해서는 "외야를 딱 쳐다봤는데 공이 땅바닥에 있더라. 그래서 이제 죽기 살기로 뛰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천국과 지옥은 가까이 있었다. 디아즈는 연장 10회 포구 실책을 범하며 팀을 패배 직전의 위기로 몰아넣었다. 경기가 승리로 끝난 뒤, 디아즈는 박진만 감독을 찾아가 90도로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 디아즈는 "실책 직전까지는 완벽한 경기였다고 생각했는데, 가장 중요한 순간 실수로 팀을 위험에 빠뜨려 너무나 미안했다"며 "다행히 승리해 무거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고 감독님께 사죄드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원 KT위즈파크에서=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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