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창간 76주년 사람과 지역의 가치를 생각합니다
x
이지용 기자
전체기사
박근혜 전 대통령, 대구 동화사 통일대불 앞 합장
박근혜 전 대통령이 11일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 통일대불를 방문해 의현 방장스님 등과 함께 예불을 드리고 있다,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안정적인 귀농귀촌 꿈 성공 향해 출발
영남일보와 경북농민사관학교가 공동 주최하는 제21기 귀농귀촌아카데미 의 개강식이 지난 5일 오후 대구 동구 영남일보 지하 2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수강생과 내빈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제21기 수강생 교육은 5월24일까지 7주간 진행된다. 조환철 경북농민사관학교 교육본부장은 인사말을 통해 "대담한 용기를 갖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여러분의 입학을 축하한다"며 "아카데미에서 다양한 이론수업과 체험학습을 거쳐 기본적인 개념을 정립한 뒤 농민사관학교에서 심화과정을 수료한다면 보다 안정적으로 귀농귀촌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최종철 교육인재개발원장은 축사에서 "많은 분이 귀농귀촌을 꿈꾸고 있지만 실현하기는 쉽지 않다. 귀농귀촌아카데미에서 알차게 준비한 교육과정이 여러분 자신의 꿈을 이루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강식을 마친 뒤에는 김재수 동국대 석좌교수(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특강이 진행됐다. 김 교수는 '글로벌 시대, 농업의 변화와 전망'이란 주제로 강의에 나섰다. 한편 귀농귀촌아카데미는 도시민의 안정적인 농촌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설립됐다. 2013년 첫 교육생을 모집한 뒤 매 학기 귀농귀촌과 관련한 이론교육과 다채로운 현장 체험학습을 병행하고 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영남일보와 경북농민사관학교가 공동 주최하는 귀농귀촌아카데미 21기 개강식이 지난 5일 오후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렸다. 조환철 경북농민사관학교 교육본부장과 최종철 영남일보 교육인재개발원장, 교육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동네뉴스-추억의포토] 대구 신천 희망교 가마니 놀이터
1978년 새마을 사업에 필요한 가마니가 대구 신천 희망교 부근에 쌓여 있었다. 다리 부근에 사는 아이들이 놀이터처럼 가마니 위를 신나게 뛰어다니며 놀고 있는 풍경이다.그 시절만 해도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가 없었다. 동네 넓은 마당에서 놀거나 강가에서 개구리 헤엄치거나 야산에 소를 몰고 가서 언덕배기에 앉아서 쉬는 것이 다였다. 남아들은 제기차기와 연날리기, 구슬치기, 딱지치기 등을 했으며, 여아들은 공기놀이와 고무줄놀이, 소꿉놀이, 뜨개질 등으로 시간을 보냈다. 요즘 아이들처럼 부모와 함께 놀이하거나 여행을 즐기는 일은 상상도 못 할 일이다. 먹고 살기에 급급해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시절이었다.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부업으로 밤에 사랑방에 모여 새끼를 꼬거나 가마니를 짰다. 식구 많고, 밥 먹고 살기조차 힘든 사람들이 많아서 자식을 남의 집에 보내기도 했다. 자식들은 부모가 보내면 눈물을 머금고 떠나야만 했다. 지금도 그 당시에 헤어져서 이산가족이 된 채 만나지 못하고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동네마다 놀이터도 있고 장난감도 흔한 세상에 살아가는 오늘날의 아이들은 무엇을 갈구하는지 궁금하다. 글=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사진=윤국헌 사진연구소 빛그림방 대표※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1978년 대구 신천 희망교 부근에 쌓아놓은 가마니 위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가슴 뛰는 일해야 끝까지 해내는 힘 생긴다"
"자신의 인생을 관통하는 키워드를 가지고 있습니까?" 한비야(65) 국제구호 전문가가 지난 21일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가?-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주제로 영남일보 CEO아카데미 특강을 진행했다. 23년째 국제구호 현장 전문가로 세계를 누비는 한비야는 세계지도 이야기부터 꺼냈다. 강연 참석자들에게 보여준 가방 속 지갑, 안경집, 무릎담요엔 어김없이 세계지도가 그려져 있었다. 그는 "어릴 적 우리 집에는 대문만 빼고 세계지도로 도배돼 있었다. 현관, 마룻바닥, 공부방, 2층 침대 천장까지. 식탁보에도 세계지도가 그려져 있어 나는 '엄마, 터키 위에 있는 후추 좀 줘요'라고 말하면서 자랐다"고 했다. 세계지도 한 장이 자신의 꿈을 이끌었음을 설명한 것이다. 부모의 세계지도 교육은 그의 표현대로라면 '부작용'도 낳았다. 그는 "뛰어 봐야 지구 안, 많아야 80억 인구"라며 "나는 한 번도 세상이 넓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를 '지구 집'이라고 불렀다. 옆집에서 쓰레기가 나오면 우리 집도 영향을 받으니 당연히 도와야 한다"고 했다.33세에 직장을 버리고 떠난 오지 여행은 지금의 한비야를 만들었다. 그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밥만 먹으면 살 수 있는 아이들이 3초라는 짧은 순간 하나둘씩 죽어 나가고 있었다. 그는 "면역력 없이 태어난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은 설사, 모기, 홍역, 기침(기관지염) 등이었다"며 "모두 단돈 1달러를 주고 살 수 있는 백신 등으로 고칠 수 있는 질환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안타까워했다.6년 후 한국으로 돌아오니 월드비전에서 같이 일해 보자는 연락이 왔다. 적은 월급은 물론 아프가니스탄·이라크 등 셀 수 없는 전쟁터에서 일을 해야 해서 처음엔 가족에게 알리지도 못했다. 그때까지는 국제구호 현장 전문가란 직업을 선택한 게 인생 최고의 선택이 될 줄 몰랐다고 했다. 그는 "나는 선동적이며 남을 돕는 일을 좋아하고, 말이 빠르다. 국제구호 현장 일에 딱 맞는 성격"이라면서 "특히 말이 남보다 2배속이니까 구호 활동 때 내가 말을 하면 엄청 심각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기부금도 잘 모인다"며 웃음 지었다. 아직도 자신의 직업을 대답할 때마다 가슴이 터져서 죽을 것 같다는 그는 강의 말미에 "지금,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가슴 뛰는 일을 해야만 생기는 힘이 있다. 견디는 힘, 버티는 힘, 끝까지 해내는 힘이 그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야 말겠다는 용기는 그냥 한 발짝 나가보는 일에서 나온다. 꿈, 꼭 이루길 바란다"며 강연을 마쳤다. 한편 한비야는 1996년 오지 여행 후 출간한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전 4권)으로 이름을 알렸다. 2009년 대학생 의식조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NGO 지도자'에 선정됐고, 2001년부터 현재까지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에 몸담으며 구호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19년 8월에는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에서 국제학 박사를 취득해 현재 출강 중이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한비야 국제구호 현장 전문가가 지난 21일 오후 대구 동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서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가? -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동네뉴스] 청각장애·폐암 4기 차현자씨의 추상화 도전
폐암 4기로 병마와 싸우는 고난 속에서도 예술의 혼을 꽃 피우고 있는 청각장애인을 만났다. 차현자(67, 대구시 동구 각산동) 씨가 주인공이다. 아파트 초인종을 울리자 예쁜 강아지가 낯선 손님을 향해 날카롭게 짖어댔다. 듣지 못하는 주인을 지키려는 자세가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계속 짖어대는 강아지를 아랑곳하지 않고 차씨는 자신의 방으로 안내했다. 방에는 미술 작품으로 가득했다.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차씨는 최근 추상화에 심취, 독학으로 혼을 불어넣고 있다. 방바닥에는 물감이 잔뜩 묻은 돗자리에 미완성의 작품이 놓여 있었다. 차씨는 14년 전 친구가 사진을 찍어준다는 제안에 불려 나간 게 계기가 돼 중고 카메라를 구입해 사진 공부를 시작했다. 사진에 열정을 쏟아부으면서 2014년 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이 되었다. 2020년부터 소리가 들리지 않기 시작해 지금은 전혀 듣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르면서 독학으로 포토샵을 공부했고, 지난해 3월과 4월에 대구문화예술회관과 구미에서 '꿈, 상상, 현실의 추상'으로 개인전을 가졌다. 여러 차례 상을 받으면서 장애를 딛고 일어선 사진작가로 유명하다. 사진에 열중하던 2022년 10월 폐암 4기 판정을 받았다. 혼자 아픔을 견디기엔 너무 힘들어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찾다가 그림 그리기에 도전했다. 사진 작품 액자를 재활용해 아크릴 물감을 풀어 연습하다가 지금은 자신만의 화풍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다. 고향이 강화도인 차씨는 초등학교 때 부모님을 잃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무작정 서울로 향했다. 아는 사람이 없는 서울 땅에서 눈에 들어온 인쇄, 도안하는 학원을 찾아가 원장에게 밥만 먹여주면 시키는 일 다 하겠다고 애원해 승낙을 받았다. 원장 집에서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 과외 지도도 해 주고, 낮에는 학원 가서 도안 일을 배웠다. 열심히 노력해 인쇄 도안 자격증을 따고 원장의 도움으로 자립했다. 차씨는 "주변의 권유로 식당을 운영하게 됐고, 결혼까지 해 딸과 아들을 낳았지만, 결국 남편과 헤어졌다"고 토로했다. 차씨는 두 자녀를 위해서 안 해 본 일이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기 위해 이를 악문 차씨의 노력 덕분인지 자녀들은 착하게 자랐다. 차씨는 "투병 중이지만 딸과 아들이 잘 커서 뿌듯하다. 자식이 보물"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대구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딸은 엄마를 적극 지원해 준다. 그림 그리기에 필요한 아크릴 물감, 붓 등을 사 주고, 비싼 카메라도 선뜻 선물했다. 차씨는 지금 자녀의 사랑 속에 청각장애와 암을 예술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글·사진=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차현자씨가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영우회, 신천변서 미용 봉사·대청소·빵과 음료 나눔
사랑·나눔·봉사를 실천하는 봉사단체 영우회(회장 김영태)가 지난 17일 대구 수성구 상동교와 중동교 사이 신천변에서 미용 봉사, 신천 대청소, 빵·음료 나눔 등 봉사활동을 펼쳤다.
[포토뉴스] 경산 반곡지까지 '생태계교란종 세상
경산 반곡지까지 '생태계교란종 세상'생태계교란 생물인 리버쿠터와 붉은귀거북 다수가 경북 경산 반곡지에 서식하고 있어 관계기관의 적절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계교란 생물은 외래생물 중 생태계의 균형을 교란하거나 교란할 우려가 있는 생물, 외래생물은 아니지만 특정 지역에서 생태계의 균형을 교란하거나 교란할 우려가 있는 생물 등을 말한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동네뉴스-추억의포토] 대구은행 본점 신축공사 현장
1980년대 초 대구은행 본점 신축공사 현장이 보이는 대구시 모습이다. 대구 중구에 있었던 대구은행 본점을 이전하기 위해 건물을 짓고 있는 모습에서 세월의 변화를 실감케 하고 있다. 그 시절엔 높은 빌딩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구은행 본점이 가장 큰 업무용 빌딩이었다. 고층 아파트 단지가 숲을 이루는 오늘날의 풍경을 당시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측에 보이는 건물이 코오롱 대구공장이다. 현재 그 자리엔 빽빽하게 아파트가 지어져 예전 모습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40년이 흐른 지금 모습은 예전 모습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 엄청난 변화를 느끼게 하는 사진이다. 사진이 아니면 예전 모습을 기억할 수도 없을뿐더러 세월의 흐름 속에 사라져버린다. 사진은 그 시대의 역사를 말해주듯 산 증인이 되어준다, 글=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사진=윤국헌 사진연구소 빛그림방 대표<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1980년 초 대구은행 본점 신축 공사 현장이 보이는 대구 수성구 풍경.
[동네뉴스-추억의포토] 대구 태평상가 부근에서 톱 손질하는 어르신(1979년)
1979년 대구 태평상가 부근에서 어르신이 대장간에서 만든 톱을 사서 다시 톱날을 손질해서 파는 풍경이다. 두 소년이 이 모습을 신기해하며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 호기심 많은 두 소년은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1980년대 이전에는 나무를 베어서 땔감으로 많이 사용하던 시절이라 톱이 귀한 연장이었다. 주택이 대부분이었기에 집마다 아궁이에 불을 지펴서 온돌방을 따뜻하게 데우기 위해선 가까운 산에 가서 나무를 베거나 시장에 가서 구매했다. 따뜻한 아랫목은 언제나 집안에서 제일 어른이나 아기가 차지하는 자리였다. 추운 겨울이 되면 학교에서 난로를 사용할 시점에 상급생들은 학교 인근 야산에 가서 솔방울 줍기도 하였다. 지금 학생들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냉난방기가 교실마다 설치되어 있어서, 리모컨 하나로 덥고, 추운 것을 해결하니 편리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지 못할지도 모르지. 대구 시내에서는 대장간을 쉽게 볼 수 없지만, 태평로에 있는 한 집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도 칼과 낫, 호미 등을 수작업으로 만들고 있다. 글=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사진=윤국헌 사진연구소 빛그림방 대표<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1979년 대구 태평상가 앞에서 어르신이 톱을 손질하는 모습.
박세호 제18대 대구시치과의사회장 인터뷰 "달빛동맹으로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 유치 이뤄낼 것"
진료실에 들어오는 환자 얼굴을 먼저 본다. 치아가 아파서 왔는지 아니면 앞으로 뻐드러지거나 돌출된 치아를 해결하고 싶은 건지 대충 알게 된다. 그 사람의 표정과 안색, 웃거나 말하는 행위 등 여러 가지 요소를 분석해 대략 상태를 파악해 내는 것이다. 입속을 보는 것은 그 이후다. 박세호 제18대 대구시치과의사회장은 내달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된다. 1천45명에 이르는 시치과의사회 권익 향상은 물론 지역 사회에 다양한 봉사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친다는 복안이다. 최근 박 회장을 그의 병원에서 만나 향후 포부 등에 대해 들어 봤다."국립치의학硏 경제효과 2조원첨복단지 장점 살려 유치 필요광주와 본·분원 나누면 시너지개원의 분쟁발생시 법률 지원고문제도 활성화 방안 추진중1천여명 치과의사 권익 향상과지역 발전·봉사에 최선 다할 것"▶18대 회장 선거에서 95.9%라는 압도적 찬성 지지를 얻으며 당선됐다. 소감은."압도적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치과의사회원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그리고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여러분의 슬기로운 치과 생활에 도움 되도록 열심히 뛰겠다. 시민 여러분께도 친근감 있고 봉사하는 치과 의사상이 될 수 있도록 '단디(열심히)' 하겠다."▶수많은 회무 경험과 다양한 사회 활동을 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대구시치과의사회 수석부회장과 서구치과의사회 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 미래비전기획위원회 위원장, 서부검찰청 검찰시민위원회 부위원장, 대구시 보건산업진흥위원회 위원, 국립치의학연구원설립 및 대구유치위원장, 영남일보 치아톡투유 칼럼, 치과신문 논설위원, TBC 시청자 위원 등을 역임했다. 이러한 활동을 하면서 오직 치과의사회 발전과 그를 통한 대시민 홍보 및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역 사회에 이바지할 길을 모색했다."▶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 유치 당위성과 유치 이후 어떤 기대 효과가 예상되나."연구원 유치를 희망하는 전국 시도 자치단체가 많다. 대구는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첨복단지라는 어마어마한 장점을 갖고 있다. 연구원이 유치된다면 지금은 조금 식은 듯한 첨복 개발에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예전 보고서에서 연구원 유치에 따른 경제 유발효과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마디로 대구로선 대박 나는 거다. 광주와 대구가 서로 힘을 합치는 달빛동맹을 추진하면 어떨까 싶다. 본원과 분원을 나눠서 말이다. 달빛동맹을 통해 연구원 유치를 추진하면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집행부가 꾸려지면 홍준표 대구시장과의 면담도 있을 것으로 본다. 면담 때 국립 치의학연구원 대구 유치를 강력히 힘써 달라고 부탁하겠다."▶각종 분쟁 발생 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고문 제도를 활성화하겠단 공약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복안은."지난해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사건이 있었다. 그 당시 사후 처리하는 변호사협회 대응이 인상 깊었다. 피해자들에게 정신과 상담도 연결해 줬다. 치과의사 95%는 개원한다. 개원의로서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 치과의사회가 최후의 보루로 그분을 지지할 수 있도록 고문 자격의 정신과 선생님을 모시겠다. 지금까지는 고문 역할이 부족했는데 이를 확대해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대구시치과의사회가 다양한 봉사 활동을 하면서 시민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현재 봉사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 하나하나 다 열거하지 못할 정도다. 먼저 4월부터 연말까지 '희망의 징검다리 사업'을 펼친다. 이 사업은 대구지역의 소외된 곳에서 힘겹게 생활하는 65세 이상 기초생활보장 대상자와 소년·소녀 가장 등 경제적 사정으로 인해 치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이들을 돕는다. 대구시와 대구사회복지관협회, 장애인 복지관의 협조를 얻어 150명에게 치아 교정, 보철, 의치 등 치과 전반적 부분에 대해 무료 진료를 실시할 계획이다. 2015년부터 1천90명(누적)을 대상으로 총 43억여 원가량 진료비가 투입됐다. 이 가운데 치과의사 자원봉사 액수가 32억원에 달한다. 희망의 징검다리 사업의 한 해 예산은 총 5억원이다. 이 중 대구시에서 25%, 나머지 75%는 자원봉사 치과의사가 부담한다. 그 외 △초등학교 주치의 사업 △해외 의료봉사 사업 △사랑의 연탄 나눔 운동 △외국인 근로자 무료 진료 사업 △구강보건의 날 기념 시상식 △DIDEX 2023 기념 구강보건 캠페인 등을 진행한다."▶올바른 치아 관리법에 관해 설명해 달라."최소 하루 세 번은 꼭 양치하길 권하고 싶다. 시간은 3분 정도다. 양치할 때마다 스톱워치를 활용하면 좋겠다. 생각보다 3분이 길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성인은 반드시 치간칫솔을 사용해야 한다. 치약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것을 사용하면 된다. 워낙 잘 나오기 때문에 크게 상관없다. 다만 소금으로 양치하는 분이 계시는데 그건 잘못된 습관이다. 치아 마모가 엄청나게 심해지기 때문에 절대 하면 안 된다. 정기 검진은 1년에 1번 정도 하면 좋겠다. 검진할 때 스케일링도 함께 해야 한다. 한국 사람 4명 중 1명만 스케일링을 받는다는 통계가 있는데 그만큼 소극적이다. 건강한 치아 관리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니 반드시 해야 한다."▶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현재 대구지부 최대 현안은 과도한 덤핑을 조장하는 사무장 치과를 제재하고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법안을 통과시켜 대구에 유치하는 것이다. 그리고 고문 제도 활성화와 회원 눈높이에 맞는 4대 주제(보험·노무·세무·경영) 세미나를 개최하고 많은 문화 행사도 준비할 생각이다. 새롭게 출범하는 치과의사회 집행부는 대구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지역사회의 발전에 열과 성을 다하겠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박세호 제18대 대구시치과의사회장은 최근 영남일보와 인터뷰에서 의사회 권익 신장과 지역사회 역할 등을 강조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논설위원의 직터뷰] 함순섭 국립경주박물관장 "디지털 매핑 이어 AR 도입…과학관 같은 역사박물관 만들겠다"
경주는 신라 천년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 어디든 땅을 파면 유적과 유물이 발견될 정도니 도시 자체가 '지붕 없는 박물관'인 셈이다. 그중에서도 신라 문화의 정수를 오롯이 집약해 놓은 곳이 경주박물관이다. 쌀쌀한 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지난달 23일, 박물관 정문을 들어서자 깨끗하게 정돈된 조경이 쾌적한 느낌을 준다. 몇 발짝 걷자 메인 전시관인 신라역사관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우아하면서도 세련된 건축미가 돋보이지만, 전체 주변 풍경은 꽤 낯설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예전에 이곳에 왔던 건 수학여행 때 딱 한 번, 그것도 무려 40년 전이었으니. 오랜 세월을 핑계로 내 기억에선 희미해졌지만 경주박물관은 그 반대였다. 세월을 자양분 삼아 생명력을 키워가고 있다. 박물관의 역할도 단순한 유물 전시 수준을 뛰어넘고 있다. 보고, 즐기고, 추억을 쌓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사실은 박물관 문외한일지라도 누구나 체감할 수 있다. 당초 경주박물관에서 신라역사관과 미술관, 특별전시관, 영남권 수장고 등 거의 전체 시설을 돌아볼 생각은 없었다. 더구나 있는 줄도 몰랐던 박물관 내 커피숍에 앉아 멀찍이 떨어져 있는 월정교를 보게 될 줄도 몰랐다. 그건 함순섭 국립경주박물관장의 친절한 안내 덕분이었다. 그날 운도 좋아서인지 때마침 열리고 있던 특별전(金鈴·어린 영혼의 길동무)도 관람하는 호사를 누렸다. 신라 능묘 금령총에 묻힌 아이의 삶과 사후 여정을 대형 영상으로 보는 것도 인상 깊었다. 스토리텔링과 디지털 기술 덕에 전시 유물의 생동감이 온전히 전해지는 듯했다. 분명 박물관은 살아 있다. 관람과 견학의 고유 역할에 더해 재미와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앞으로 박물관은 어떻게, 얼마나 더 진화할까. 지난해 9월 부임해 경주박물관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함순섭 관장으로부터 박물관의 세계에 대해 들어봤다.진화하는 경주박물관 "박물관은 이제 유물과 첨단기술 공존 내부 시설 싹 바꿔 관람 최적화하고 영상 접목 등 전시관 디지털화 속도 비밀 품은 월지유물 프로젝트도 추진"▶본인 소개를 하자면."경주 쪽샘(황오동)에서 태어나 자랐다. 그곳은 그 당시에도 유적 발굴이 활발했기에 학교를 오가는 길에 발굴현장을 보는 게 일상사였다. 어릴 때여서 무슨 이유였는지는 몰랐지만 땅을 파헤쳐 나온 물건들을 붓으로 털고 하는 작업 모습이 무척 신기했다. 나중에 경주어린이향토학교를 다니면서 문화재 발굴의 의미를 알게 됐다. 경주에서 태어난 덕에 역사문화 프로그램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게 향후 진로 선택에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고등학교(경주고) 졸업 후 경북대와 대학원에서 사학과 고고학을 전공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리고 직장을 구할 시점에 아무래도 문화재 관련 업무가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첫 근무지가 국립중앙박물관이었는데 그곳에서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다. 또한 나뿐만 아니라 학예사, 큐레이터, 관장 등 박물관 종사자 중에 경주 출신이 가장 많다. 어릴 때 체험한 문화적 정서의 영향이 그만큼 큰 것 같다."▶거쳐온 경력에서 알 수 있듯이 박물관 업무와 관련해 상당한 능력을 갖춘 듯하다. 자타가 공인하는 본인의 경쟁력은."대단한 능력자는 아니고 관심을 두고 노력한 부분은 있다. 우선 기획전시를 많이 했다. 그중 10여 년 전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국내 최대 규모 고분인 '황남대총' 특별전을 연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우리나라 최고 박물관에서 신라 문화의 정수를 소개했다는 점과 함께 당시로선 생소했던 스토리텔링 기법을 고고학 전시에 접목했다는 것도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어렵게 느껴지는 고고학을 대중적 글쓰기로 풀어내려고 노력했는데, 그 덕분인지 전시 기간에 발간했던 도록이 완판되는 이례적인 일도 있었다. 또 행사가 끝난 후 전시공간이 G20회의장으로 사용되는 것을 보면서 박물관의 다양한 활용도를 목격하기도 했다. 이외에 고고학 전공자로서 도면을 해석하고 그리는 데 익숙하다. 이런 장점이 반영돼 박물관 신축 및 이전 작업에 많이 관여했다. 중앙박물관 용산 이전, 부여박물관 재개관, 김해박물관·대구박물관 신축에 참여했다."▶오랜만에 와보니 예전에 알던 박물관이 아니었다.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나."가장 많이 바뀐 것은 전시관이 세련되고 고급스러워진 것이다. 경주박물관도 1975년에 지어진 건물 외관은 그대로지만 실내 인테리어는 완전히 새로워졌다. 조명과 진열장 등이 관람에 최적화됐고, 전시관 입구는 호텔 로비를 연상케 할 정도로 실내 디자인도 품격을 갖췄다. 또한 전시관의 디지털화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이제 박물관은 고대 유물과 현대 첨단 기술이 공존하는 장소인 셈이다. 우리 박물관에선 이미 디지털 매핑 영상을 적용해 이차돈 순교비를 비롯한 유물 전시에 활용 중이다. 유물에 담긴 스토리를 입체적이고 생생한 영상으로 접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이와 함께 휴대폰으로 관람의 재미를 배가할 수 있는 AR(증강현실) 기술도 도입할 예정이다."▶관람객의 눈높이에 맞게 박물관도 진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경주박물관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하고픈 일은."가장 중요한 게 이용에 차별이 없는 박물관을 만드는 것이다. 박물관이 오래된 편이라 장애인, 노약자를 위한 편의시설이 부족한 형편이다. 박물관을 찾는 누구라도 불편함 없이 관람할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를 비롯한 편의시설 확충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리고 월지프로젝트도 10년간 추진할 계획이다. 월지(月池)유물은 3만3천점이나 되지만 70년대 중반에 발굴돼 대부분 수장고에 쌓여 있는 상황이다. 박물관 직원들이 먼저 건의해 시작하게 됐는데, 월지유물 분석을 통해 통일신라의 생활문화사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경주 문화관광의 시작과 끝"차별 없는 박물관 이용이 가장 중요 장애 노약자 편의시설 확충에 주력 수려한 조경 속 휴식…석양도 일품 체험 가득한 천년보고 봄나들이 추천"▶경주박물관에 다보탑과 석가탑이 있는 줄 몰랐다."박물관 정원에 다보탑과 석가탑 모형이 있는데 그걸 진짜 탑으로 아는 사람도 일부 있다. 모형을 전시하는 건 박물관 취지에 맞지 않기에 그 탑들은 남쪽 부지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박물관 뒤뜰에 있는 고선사 삼층석탑과 건물지를 옮길 계획이다. 고선사는 원효대사가 주지로 있었던 유서 깊은 사찰인데, 1970년대 덕동댐 공사로 수몰되기 전 탑과 건물지가 지금 자리로 급하게 옮겨진 것이다. 고선사탑을 중앙 정원에 다시 옮긴 후에는 AR기술을 이용해 탑과 함께 옛 고선사 모습을 영상으로 다 볼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과학관 같은 박물관인 셈이다. 성덕대왕 신종, 신라금관에 더해 고선사 탑도 경주박물관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경주박물관 100배 즐기기 팁 같은 것도 좋고 마무리 인사를 해달라."박물관은 단지 유물을 관람하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을 깼으면 좋겠다. 먼저 매년 이슈가 되는 주제로 여는 기획전시회를 찾아보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경주박물관은 조경미도 뛰어나다. 곧 봄이 오면 50년 된 벚나무와 꽃들이 만개해 수려한 자태를 뽐낼 것이다. 또 커피숍에서 보는 석양도 일품이다. 올해 경주박물관 방문객이 130만명쯤 될 것인데, 모두가 편안하고 즐겁게 관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나아가 우리 박물관을 경주 역사문화관광의 시발점이자 종착점으로 만들고 싶다." 허석윤 논설위원 hsyoon@yeongnam.com◆함순섭 관장 주요 경력=△중앙박물관 고고부 학예연구사 △중앙박물관 개관전시팀장 △대구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중앙박물관 고고역사부장 △대구박물관장
[포토뉴스] 계묘년 춘계 석전대제 열린 대구향교
계묘년 춘계 석전대제가 28일 오전 대구향교(전교 우종익) 대성전에서 지역 유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봉행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동네뉴스 - 추억의포토] 1978년 대구역
우리 기억에서 사라진 비둘기호를 타고 대구역에 내려 번개시장으로 향하는 아낙네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1970년대 후반 대구 근교(칠곡, 지천, 왜관, 경산, 반야월, 금호 등)에 사는 사람들은 이른 시간에 직접 지은 농산물을 팔기 위해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번개시장을 찾았다. 아낙네들이 쌀 · 보리 · 콩 ·깨 등을 머리에 이고 앞다투어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에서 삶의 고단함과 치열함이 느껴진다.가족 생계비와 자녀 학비, 학용품 구매 등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농산물과 닭, 돼지 등을 팔아 현금을 받거나 물물교환도 했다.번개시장은 '번개처럼 잠깐 장사꾼들이 붐비다가 파장이 되는 시장'이라 생긴 이름이다. 시장은 복잡하고, 활기가 넘쳤으며, 농산물은 정오가 되기 전에 팔고 이내 한산해졌지만, 지금은 태평로에 '번개시장'이라는 간판까지 걸고, 상설시장으로 바뀌어 언제든지 신선하고, 저렴한 농산물을 접할 수 있는 전통시장이 되었다.작가는 이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새벽잠을 설치고 기차 시간에 맞춰 역에 도착해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을 담았다. 그 시절 사진작가도 무거운 카메라 가방을 둘러메고 부지런한 발품이 있었기에 오늘날 이렇게 귀한 사진을 볼 수 있는 것 같다. 글=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사진=윤국헌 사진연구소 빛그림방 대표<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윤국헌 사진연구소 빛그림방 대표의 '1978년 대구역'
[토크 人사이드] '금니사경 국내 최고 기록' 대구 이순자 명인 "800m 고려장지에 56만자 금니사경…20년간 땀과 혼 녹여낸 역작"
올해 초 우연히 한 신문을 보다가 서울에서 열린 '이순자 금니사경 KRI 한국기록원 공식 최고기록 인증서 수여식' 관련 기사를 보고는 '도대체 금으로 어떻게 사경을 해서 한국기록원 최고기록에 도전한다는 말이지' 하며 궁금해했다. 박물관 등에서만 보던 금니사경으로 이런 도전을 한다는 게 쉽게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그 주인공이 대구사람인 것을 알고는 깜짝 놀랐다. 궁금증과 함께 귀하디귀한 금으로 일필휘지해야 하는 금니사경을 보고 싶다는 욕심이 작동했다. 수소문 끝에 금니사경의 명인인 이순자(67) 작가를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사경은 고려시대 때 전성기를 맞았으나 조선 숭유억불정책 영향으로 전통의 맥이 끊어지다시피 했다. 이 작가는 집념과 열정으로 사경의 맥을 살리는 데 온 힘을 다했고 고려 천년의 혼을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천년 전의 고려사경 제작방식으로 필사했으며 고려장지 위에 이를 재현했다. 그의 작품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고려때 방식으로 법화경 필사 맥 끊겼던 고려장지 위에 재현 사경은 왕족과 귀족들의 문화 종교적 의미 넘어선 종합예술 올해 유럽 전시회 진출도 추진 남편 기운 북돋우려 사경 시작 작업하며 더 큰 환희·발심 경험 금강경·아미타경 등 작품 다수 16개국 韓대사관에도 소장돼" ▶'금니사경'이란."한마디로 아교에 개어 만든 금박 가루, 즉 금니(金泥)로 불교경전을 베끼는 일이나 그런 경전을 의미한다. 금니는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쓸 때 사용하며, 어두운 바탕의 종이에 사용하면 일반 먹과는 또 다른 독특한 효과를 낸다. 선조는 후세에 전하거나 축복을 받기 위해 경전을 필사했으며 사경을 수행의 한 방법으로도 활용했다. 우리나라 사경의 역사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시대 때 전성기를 누렸다."▶사경의 역사가 그렇게 오래됐다니 놀랍다."사경은 고려시대에 번창한 불교와 함께 전성기를 맞았다. 왕족과 귀족들이 앞다퉈 사경을 했다. 하루 일 중 사경하는 때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기도 했다. 고려 사경은 종교적인 것을 넘어서 예술적 가치를 지닌다. 서예와 회화, 공예적 요소가 포함된 종합예술이라 할 수 있다. 사경이 불교를 널리 알리기 위한 한 방편이었지만 예술성과 수행으로서의 중요한 가치가 오늘날까지 그 맥이 이어지는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어떻게 사경을 하게 됐나."어릴 적이었다. 오빠가 베트남전에 파병 참전하자 아버지께서 전역해 귀국할 때까지 3년 가까이 매일 새벽에 개울에 나가 세수하고 반야심경을 독송하며 기도드리는 모습을 봤다. 이런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불교에 빠져들었다. 사경은 결혼 후 남편이 오랫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할 때 처음 하게 됐다. 직장생활을 하던 남편이 사업가로 탈바꿈하는 게 쉽진 않았다. 남편의 기운을 북돋워 주려고 기도와 함께 사경을 했다."▶사경공덕을 강조했는데."불교에서는 본래 세상에 내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 또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버릴 때 공덕이 된다고 가르친다. 사경은 공덕을 쌓는 신행이다. 한참 사경에 빠졌을 때는 2~3시간만 자고 했다. 지금도 가급적 바깥출입을 자제하고 밥 먹을 때와 잘 때 외에는 사경을 한다. 늘 비우는 마음을 가지려 노력한다."▶사경이 여러 변화를 일으켰다고 했는데."사업하는 남편의 마음을 좀 더 편하게 해주려고 시작했는데 내 마음부터 편해졌다. 사경 수행을 통한 내 마음의 평온이 남편에게도 그대로 전해진 것 같다. 집안 전체가 그 전보다 훨씬 따뜻하고 웃음이 많아졌다. 믿기 어렵겠지만 몸도 건강해졌다. 특별한 병이 없는데도 온몸이 아파서 병원 신세를 진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사경을 한 뒤 어느 순간부터 그런 현상이 잦아들었다."▶금니사경 작가로 특히 유명하다. 금니사경을 한 특별한 계기가 있나."남편 때문에 집에서 기도사경을 하다가 한 박물관에서 금니사경을 봤을 때 느낀 환희심이 금니사경으로 이끌었다. 금니를 사용한 경전을 장엄경이라 하는데 일반 작품과 달리 금니사경은 회화성이 강한 입체적 작품이라 더 많은 정성이 들어간다. 더 공을 들이는 과정이다. 더 큰 환희심과 발심을 일으키는 경험을 하게 됐다."▶금니사경을 하는 데 여러 도움이 있었다고 했다."금니사경에는 세 가지 요건이 딱 맞아떨어져야 한다. 첫째는 금이라 재료가 워낙 고가이고 글씨가 세필이라 감정 기복이 없어야 해 가족의 도움이 절실하다. 한 작품을 완성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모든 생활을 절제하는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잔소리 한번 없이 재료를 사도록 도와준 남편, 평온한 집안 분위기를 만들어준 가족에게 감사하다. 성파 스님(대한불교조계종 종정)의 도움도 빼놓을 수 없다. 금니사경을 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이 옻칠한 고려장지였는데 성파 스님이 명맥이 끊긴 고려장지를 되살려내셨다. 그 귀한 것을 아낌없이 주셨다. 이런 귀한 인연이 금니사경 제작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금니사경을 고려장지에 한 이유가 있나."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일반 한지에 사경을 했다. 하지만 사경에 깊이 빠지다 보니 사경의 역사, 재료 등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게 됐고 그동안 일본종이에 사경을 해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머리를 큰 돌로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박물관에 잘 보관된 금니사경처럼 전통 금니사경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고려장지가 필요했다. 옻은 금과 궁합이 잘 맞는 데다 금의 색감을 더욱 잘 살려준다. 옻은 한지에 방수벽을 형성해 금니가 종이에 흡수되는 것을 막아주고 한지의 생명도 더 길게 한다."▶사경한 작품은 어떤 게 있나."국내 최대,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법화경 금니사경을 비롯해 금강경, 아미타경, 보현행원품, 반야심경, 변상도, 길상도 등이 있다. 초기작인 법화경 금니사경은 대구 대견사와 경기 천태종 대광사에 봉안되어 있다. 동화사 약수암에서는 금강경, 충남 고왕암은 아미타경을 봉안해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유엔 16개국 한국주재 각국 대사관에도 작품이 두루 소장돼 있다."▶국내 사경 명인 1호 인정에 이어 한국기록원 최고 기록에 도전해 성공했다."2016년 한국예술인총연합회에서 사경명인 1호로 인정받았다.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폭 33㎝, 총길이 800m 이상의 고려장지 위에 금니로 묘법연화경을 필사했다. 이 작품은 1세트에 7권이고 총 8세트로 구성돼 있다. 총글자 수만 56만자에 달하는 역작이다. 오랜 시간 땀과 혼이 녹아있는 이 작품이 KRI 한국기록원 공식 최고기록 인증을 받아 감격스럽다."▶앞으로의 계획은."2019년 중국 국립섬서성박물관에서 외국작가로는 처음 초대돼 전시를 한 것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일본, 중국 전시는 물론 유럽으로 전시를 넓혀나가고 싶다. 유럽 진출은 조만간 결정이 날 듯하다. 내친김에 미국 WRC세계기록위원회 등 해외 기록인증업체에도 인증 심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8세트인 법화경을 10세트까지 채우는 게 목표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욕심내지 않는 부처님의 일하는 사람으로 금니사경을 재현하는 일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고 싶다."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20년에 걸쳐 완성한 56만 글자의 '묘법연화경' 금니사경 작품으로 KRI 한국기록원 공식 최고기록 인증을 받은 이순자 명인은 사경을 하면서 비우는 마음을 배우게 됐다며 올해 유럽 진출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의 긴 사경 제작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묘법연화경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지용기자이순자 명인(불교문화)이 20년에 걸쳐 완성한 56만 글자의 '묘법연화경' 금니사경작.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동네뉴스] '만학도의 열정' 김천 희망학교 첫 졸업식 성대하게 열려
경북도교육청 지정 성인 학력 인정 문해 교육 중학교 과정 김천 희망학교(교장 서명환) 첫 졸업식이 지난 10일 열렸다.김천 희망학교는 2020년부터 운영되고 있으며, 교육의 기회가 없었던 성인 학습자들이 과정을 이수하면 무시험으로 중학교 학력을 인정받는다.김천 희망학교 첫 졸업식에서 중학교 과정 4명이 학력을 인정받게 됐다. 졸업생들은 김천에 거주하며 직장과 자영업을 하면서 3년 동안 주3일 출석을 하여 총 1천 350시간 출석 수업으로 졸업을 하였다. 졸업식은 교사와 학습자들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했다. 소리모듐(하모니카) 강의덕·오혜숙 선생, 해피아코디언 조명옥 선생의 지휘로 축하 공연에 이어 학사 보고, 영상 관람, 졸업장 수여, 상장 수여, 축사, 답사의 순으로 펼쳐졌다. 경북도 교육감상은 김홍련씨(62, 직장인), 김천시장상 예종식씨(69, 운수업), 김천교육지원청 교육장상 서경순씨(67, 축산업),이홍연씨(76, 건강원 운영)가 받았다.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은 영상을 통해 '김천 희망학교'의 첫 졸업식을 축하하고 4명의 졸업생에게 존경의 마음을 표했다. 송언석 국회의원은 졸업생에게 축전을 보내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서명환 교장은 "이번 졸업식은 2020년에 입학한 고령의 학습자들이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이룬 결실로 그 의미가 매우 크다"며 "앞으로도 지역주민이 평생학습에 필요한 기초문해력을 갖출 수 있도록 의무교육단계 학습권 보장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김천 중앙고 부설 방송통신고에 진학할 예정인 네 명의 졸업생들은 어려운 시대에 태어나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학업에 대한 열망을 꿈꾸어 오다, 희망학교를 통해 중학교 과정을 마쳤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만학도들의 졸업식엔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축하가 이어졌다. 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김천 희망학교 제1회 졸업식에서 졸업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실마리 안 보이는 의대 증원 갈등
의대 정원 증원 청원 5만 명 돌파…'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 운영 중단
보도의 그 후, 뉴스 후(後)
반월당·봉산·두류 지하도상가 점포 '일반경쟁입찰' 붙인다
많이 본 뉴스
오늘의운세
용띠 7월 27일 ( 음 6월 22일 )(오늘의 띠별 운세) (생년월일 운세)
영남생생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