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꽃뱀이라고 불리는 화사. |
남산건강원(대구시 중구 남산4동)은 한때 대구에서 가장 유명한 뱀탕 전문집이었다.
하지만 2005년 야생동식물보호법이 시행되면서 민간치료와 정력 강장제로 각광받던 뱀탕은 점차 자취를 감추었다.
오남희 원장은 50여년간 뱀을 다뤄본 산증인이다. 2005년 이전까지만 해도 뱀탕은 건강원 수입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오 원장에 따르면 보신용이나 의료용 등으로 뱀을 인공으로 사육하기 위해선 허가가 필요한데 뱀의 포획기준, 시설과 설치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다고 했다. 예를 들어 민가에서 2㎞이상 떨어진 곳에서 사육하고, 100마리를 잡았을 땐 150마리 이상 자연방사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현재 강원도 등 일부지역에서 뱀을 인공사육하고 있으나 경북지역에는 없다고 했다.
오 원장은 뱀을 다루다 수차례 뱀에게 물린 경험이 있다. 살모사에 물렸을 땐 팔을 자를 위험에 처하기도 했다.
“뱀 중에 가장 독을 많이 지닌 뱀은 칠점사입니다. 속설에 이 뱀에 물리면 일곱 발자국 가기 전에 즉사한다고 칠점사라고 하는데 그만큼 강력한 독을 가졌지요. 칠점사는 해발 600~700m의 고산지대에 사는데 점프까지 합니다. 독사와 살모사가 100~200mℓ의 독을 지녔다면 칠점사는 500mℓ의 독을 지녔습니다. 하지만 뱀탕으로선 칠점사를 상품으로 칩니다.”
민간요법에 의하면 독사는 폐질환에 좋고, 능사는 관절염이나 류머티즘, 구렁이는 정력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독뱀에게 물리면 독이 온몸에 퍼져 치사에 이를 수 있으나 독이 있는 뱀을 먹으면 아무 상관이 없다. 다만 유혈목이(꽃뱀)로 탕을 만들 땐 꽃뱀의 독이 어금니 사이에 있어 머리 부분을 칼로 잘라 끓인다.
뱀을 끓일 땐 먼저 자루에 담긴 뱀을 씻은 후 통째로 가마솥이나 대형 압력솥에 넣어 산 채로 끓여 죽인다. 이후 허물과 내장과 내장 속 이물질을 발라내고 다시 푹 끓인다. 연탄불에서는 8시간 이상, 가스불에서는 1시간 이상 끓이면 마치 닭육수와 같이 노리끼리한 국물이 된다.
오 원장은 “생각보다 뱀탕이 구수하고 고소한 맛이 있다”면서 “한번 뱀탕 맛을 본 사람은 효험을 잊지 못해 자주 찾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가격은 1㎏에 30만~50만원. 파우치로 포장해 개소주처럼 먹기 쉽도록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 옛날이야기다. 요즘은 뱀탕을 찾는 이보다 구청의 단속반이 더 자주 들락날락거린다고 했다.
오 원장은 땅꾼으로부터 뱀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뱀을 잡는 시기는 보통 4월 하순~10월로, 햇볕을 싫어하는 뱀의 특성을 이용해 아침 일찍 잡는다. 보통 손으로 잡는데 독뱀은 집게로 잡기도 한다고 했다.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