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을 열고 보니 곽대훈 전 달서구청장의 위력이 생각보다 컸다. 현역인 홍지만 의원과 10%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였다.
앞서 지난해 10월 달서갑의 영남일보 첫 여론조사에서는 홍 의원이 34.9%로 1위였다. 물론 곽 전 구청장이 빠진 조사였다.
곽 전 구청장이 출마 지역구를 놓고 달서구 갑·을·병을 빙글빙글 돌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을 때, 홍 의원은 물론 인접한 조원진(달서구병)·윤재옥 의원(달서구을)마저 긴장하고 있다는 소문도 틀린 말이 아니게 됐다.
곽 전 구청장의 출현으로 박영석·송종호·안국중 예비후보의 지지율도 종전보다 조금 내려갔지만, 심각한 타격은 일단 홍 의원측이다. 이대로 굳어지면 곤란한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본격적인 치고받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현재 선거전의 핵심은 곽 전 구청장이 구청장 임무 수행을 걷어치우고 출마한 점과 이에 상응해 새누리당이 경선에서 감점을 주겠다는 방침에 모아진다. 지방자치단체장을 사퇴하고 출마한 이는 곽 전 구청장이 전국에서 유일하다.
홍 의원을 비롯한 다른 후보들은 1위 곽 전 구청장을 끌어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중도사퇴의 명분에 대해 의문을 표할 것이다.
감점은 20%안이 나돌고 있는데, 묘한 대목은 만약 새누리당이 감점을 주고 경선을 치르면 현행 선거법상 곽 전 구청장이 이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도 있다는 법 해석이다.
선관위는 “정당에서 감점과 가산점 등을 통해 후보를 선출할 경우 공직선거법상 ‘입후보가 제한되는 당내 경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불이익을 준 경선은 공정한 경선이 아닌 만큼 추후 본 선거에서 입후보를 제한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달서구병은 조원진 의원이 일단 미소를 띤 형국이다. 여론조사 1위도 그렇지만, 현역 재지지율(40.7%)이 비교적 높은 것도 고무적이다.
현역 재지지율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이른바 교체지수로 활용돼 현역을 내치는 컷오프의 잣대가 됐다. 곽 전 구청장이 갑(甲)으로 넘어간 것도 행운이다. 물론 조 의원이 현재 원내수석부대표로 국정 현안을 놓고 발언할 기회가 많고 또 언론 노출이 잦다는 점도 그에게 덤이다.
이철우 예비후보는 1996년 당시 여당인 신한국당의 공천을 받고도 떨어졌던 아픈 이력이 있다.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주 변호사까지 취득했다. 지난 선거에서도 여의도 진입을 노렸지만 여의치 않았다. 이번 조사로 보면 일단 치고나갈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43세의 남호균 전 청와대 행정관도 다크호스다. 신인으로 10%대를 넘겼다. 눈길을 끄는 점은 심인고 출신이란 점이다. TK에서는 이번에 유독 심인고 출신이 눈에 띈다. 부국장/정치·경제 부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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