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생 창업 도전 러시…대학, 강좌 확대·동아리 활성화 ‘베이스캠프役’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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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01 07:57  |  수정 2018-10-01 07:57  |  발행일 2018-10-01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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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11일부터 16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대구대 ‘제3회 DU Dream 글로벌 창업캠프’ 참가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대 제공>

대구대에 재학 중인 김민재씨(24·도시행정학과 4학년)는 다른 지역 대학생 4명과 함께 ‘꿈땜’이란 회사를 만들어 창업에 도전했다. 창업 아이템은 ‘오일 쏙 오프(Oil Soak Off)’라는 이름의 볼링공 오일 제거기. 이 기계는 일정 온도의 스팀을 가둬 볼링공에 열을 가해줌으로써 볼링공의 오일 배출을 유도하는 장치다. 대구의 한 볼링장 기계실에서 3년여간 일을 한 경험이 있는 김씨는 고가이면서 유지보수가 어려운 외국산 볼링공 오일 제거기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볼링장 업주들을 보면서 창업 기회로 삼았다. 그는 제작비가 저렴하고 빠른 유지보수가 가능한 국산 제품을 개발했다. 또한 판매뿐만 아니라 대여도 가능한 모델을 개발해 판로를 확대했다. 이 창업아이템은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기술혁신형 창업기업 지원사업’에 선정돼 7천만원을 지원받게 됐다.


저학년때부터 관심 갖도록 다양한 도전기회 지원…창업동아리 34개팀 180명 활동
올해 관련 강좌 82개 개설·맞춤형 교과 운영…재학생 정부사업 선정 등 성과 이어져
中선전·印尼자카르타서 ‘글로벌 캠프’ 해외진출 역량 높이고 현지 네트워크 구축



고유미씨(24·시각디자인학과 4학년)는 견주가 반려견의 드라이를 편하게 할 수 있는 ‘통과형 유무선 드라이어’, 박서현씨(미술·디자인학과 석사 1학년)는 가습기와 핸디형 스팀다리미를 결합한 ‘Moist Iron’, 정수빈씨(23·컴퓨터정보공학부 3학년)는 신재생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보급형 RTU(분산형전원용 연계장치)’, 김동욱씨(26·전자전기공학부 3학년)는 식물과 아트토이(Art Toy)를 접목한 ‘아트토이 화분’이란 사업 아이템으로 각각 창업에 도전장을 냈다. 이들은 창업진흥원이 전담하고 대구대 창업지원단이 주관하는 2018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 창업아이템 사업화에 선정돼 각각 정부 지원금 2천500만원을 지원받는다. 이 사업에는 대구대 학생 및 일반인 창업자 등 총 28팀을 선정했으며, 이들은 최대 7천만원까지 사업화 자금을 지원받는다.

이처럼 대구대생들의 창업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학은 창업 준비생들을 지원하는 창업 베이스캠프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구대는 2016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 선정을 중요한 전환점으로 삼고, 학생들이 저학년 때부터 창업에 대한 관심을 갖고 도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대는 지난해 창업동아리 학생들이 17건의 신규 창업 실적(사업자등록증 보유 기준)을 냈으며 지식재산권 15건을 출원했다. 특히 재학생 때 창업에 뛰어들어 ‘캐쉬풀어스’란 창업 회사를 설립해 활동 중인 임미덥 대표(29·2018년 2월 재활과학대학원 졸업)는 지난해 교육부가 창업가를 발굴·육성하기 위해 야심차게 기획한 ‘청년창업유망팀 U300’에서 최종 7위까지 올랐고, KBS에 방영된 ‘도전 K-스타트업! 2017’ 본선에 오르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올해도 이러한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대구대는 학생 창업 활성화를 위해 올해 정규 창업 강좌 82개를 개설했으며, 약 4천명의 학생이 창업 강좌를 수강하고 있다. 또한 대학은 창업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창업동아리 제도를 활발히 운영 중이다. 창업동아리는 창업아이템 발굴을 위한 창업학습팀과 사업화에 중점을 두는 실전창업팀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으며, 총 34개 팀 180여명이 활동 중이다. 이들에게는 창업 활동 지원금이 최대 500만원까지 제공된다. 이 외에도 대구대는 창업교육 유형에 맞는 교육과정(트랙제)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산업·행정대학원에 창업학과를 설치해 학부 때의 창업 도전이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준비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외에도 대구대는 해외 창업 역량을 높이는 ‘글로벌 창업캠프’, 장애·비장애 학생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는 ‘장애대학생 어울림 창업캠프’, 창업 작품을 전시 시연하는 ‘청년창업한마당투어’ 등 다양한 창업 프로그램으로 눈길을 끈다. 특히 학생들이 창업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안목을 넓힐 수 있는 해외 창업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구대는 지난 7월31일부터 8월3일까지 중국 선전에서 ‘제2회 DU(Daegu University) Dream 글로벌 창업캠프’를 열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글로벌 창업 캠프 장소가 된 중국 선전은 중국 창업의 1번지이자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곳이다.

이 캠프에 참가한 학생 창업자와 창업 동아리, 일반인 예비 창업자 등 총 37명은 ‘2018 중국 선전 국제 IoT(사물인터넷) 박람회’를 참관해 다양한 전시제품을 둘러보면서 최신 아이디어와 신기술을 체험했다. 중국에서 종합전자 상가로 유명한 화창베이와 대표적 창업 카페이자 코워킹 스페이스인 3W 카페를 둘러보고, 대표적인 창업보육센터와 액셀러레이터 기관인 대공방을 방문해 전문가의 특강을 들었다. 또한 중국 현지 창업 전문기관을 방문해 자신의 창업 아이템을 발표하고 전문가들로부터 성공 창업을 위한 조언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대구대는 9월11일부터 16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제3회 DU Dream 글로벌 창업캠프를 연이어 열었다. 창업 동아리 15팀 학생들은 글로벌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와 액셀러레이터 전문기관인 Plug&Play·Block71·IDX를 견학하고, 소머셋 시트라 호텔에서 실전 창업피칭 발표 대회를 갖고 자신들의 창업 아이템을 발표했다. 또한 글로벌 스타트업 지원기관인 헤브론스타어드밴스가 주최하는 글로벌 데모데이 ‘Advance 7 in Jakarta’를 참관하면서 해외 창업 트렌드를 살펴보는 기회를 가졌다.

대구대는 학생 창업자들이 해외 창업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글로벌 창업 기관과의 네트워크 구축에도 열심이다. 특히 올해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연이어 진행된 글로벌 창업 캠프는 현지 창업 기관과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올해 대구대는 중국 선전 대공방(大公坊), 홍콩 LiME-HK, 홍콩 So in So good HK(홍콩지점), 중국 상하이 X-NODE, 중국 선전 웨이양인큐베이터 스페이스, 인도네시아 PLUG AND PLAY, 인도네시아 이노시뮬레이션 등과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IR(기업홍보) 및 투자유치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러한 해외 네트워킹은 또 다른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본사를 두고 있는 iBSG가 올해 대구대 창업선도대학 아이템사업화에 선정된 <주>씨엘비네트웍스(대표 최승호)에 10만달러 투자를 이끌어 냈다. 씨엘비네트웍스는 화장품, 식품, 의약품의 인도네시아 판매 인허가 취득 및 마케팅 솔루션 회사다.

권순재 대구대 창업지원단장은 “청년들의 고용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청년들이 사회에 진출하는 또 다른 방식인 창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면서 “많은 대구대생이 참신한 아이디어로 창업에 도전해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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