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후 부기장·서정용 정비실장 유족 애끓는 심정 털어놔

  • 유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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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05 07:06  |  수정 2019-11-05 07:41  |  발행일 2019-11-05 제1면
“장남마저 잃어…손주 생일날 받은 아들 사진이 마지막일줄”
“늘 국가재난 대비하고 싶다고 말해…그만큼 봉사정신 투철”

“아들을 이제 둘 다 잃었으니, 이것보다 더 한 일이 세상에 어디 있겠습니까?”

지난 3일 신원이 확인된 이종후 부기장(39)의 아버지 이웅기씨(66)는 빈소가 마련된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취재진에게 하늘이 무너진듯한 참담한 심정을 이렇게 전했다. 이씨는 “4년 전 막내 아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 장남만 보고 살았는데, 이제 무슨 힘으로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말끝을 흐렸다.

이씨는 “1일 새벽 며느리한테 전화가 와 사고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한걸음에 울릉도로 달려갔다가 시신이 확인된 후 대구를 찾았다. 참담한 시신 상태를 보고 절망에 빠졌다”고 절규했다.

이 부기장의 경우 사고 3일 전인 지난달 28일이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의 생일이어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이씨는 “(아들이)손주 생일 파티때 손주 사진만 보내왔다. 너희 얼굴도 보고 싶다고 함께 찍은 사진을 같이 보내라고 해서 받았는데, 그게 마지막일지 몰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향후 장례 절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씨는 “지금 5명의 시신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장례 절차를 논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언론에서 수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엇이 수습이 됐느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시신이 확인된 서정용 정비실장(45)의 큰 형 정인씨(54)는 “동생은 늘 ‘국가재난에 대비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해왔다. 그만큼 봉사정신이 투철한 동생이었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서씨는 육군과 산림청을 거친 베테랑 정비사였다. 서씨의 모친 남모씨(75)는 “마음도 착하고 가정에 충실한 막내 아들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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