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의 대학 입시 로드맵]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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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25   |  발행일 2019-11-25 제16면   |  수정 2019-11-25
[박재완의 대학 입시 로드맵]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대학입시컨설턴트·박재완 입시전략연구소장>

수능을 망친 학생이 있다. 못 친 정도가 아니라 일 년 중 가장 점수가 낮은 시험이 수능일 정도다. 그 학생은 수능 다음 날부터 아무 것도 하지 않으려 했다. 옆에서 보다 못한 부모의 성화로 억지로 논술 시험을 준비하게 됐다. 그런데 이 학생, 출제자의 요구에 따라 글의 내용을 파악하고 파악한 내용을 조리있게 표현하는 논술 능력이 꽤 괜찮다는 것을 뒤늦게 발견했다. 억지로 시작한 논술이고 힘든 준비 과정이지만 하루에도 몇 번이나 같은 논제를 쓰면서 논술에 대한 감을 익혔고, 지난 토요일에 논술을 무사히 치렀다. 그리고는 후회 없이 쳤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 한 학생 역시 수능 점수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가채점결과 목표하는 대학에 가기에는 많이 부족한 점수라는 판단이 들었다. 그런데 기대도 하지 않았던 대학의 면접 전형에 1차 합격했다. 그 학생, 방구석에 밀쳐두었던 책을 꺼내 다시 보기 시작했다. 학생부도 다시 살펴보고 제출했던 자소서도 읽어 보고 열심히 면접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는 논술이나 면접과도 아무런 상관이 없으니 이제 볼 것 없고 갈 곳이 없다, 따져볼 필요없이 재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기를 바란다.

설사 재수를 한다 하더라도 자신의 성적을 분석하고 이 점수로 갈 수 있는 대학은 어디인지를 살펴보라. 대학별 입시 요강을 분석하며 자신의 점수 구성으로는 표준점수가 유리한지 백분위가 유리한지 고민하라. 자신이 눈여겨보는 몇몇 모집단위의 지난 몇 년간의 경쟁률 추이를 살펴 수험생의 선호도가 상승세인지 하락세인지도 살펴라. 대학 홈페이지를 뒤져서 충원율, 즉 미등록 충원합격률이 높은 학과가 어디인지 찾아라. 이 모든 일은 재수를 하더라도 내년에 해야 할 일이다.

잘 생각해 보자. 올 한 해 수험생 생활이 힘들었던 이유가 무엇이었나. 기초가 부족한 공부, 내신과 수능 준비 배분에 실패한 점, 후반으로 갈수록 떨어지는 체력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는 처음 가보는 길을 경험한다는 사실이었을 것이다. 태어나서 처음 경험한 수험생 생활이었다. 주변의 사람을 통해 보기도 하고 듣기도 했지만 그것은 본인이 직접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처음 겪기 때문에 두렵기도 하고 시행착오도 많았다.

우선 대학입시를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완주하라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첫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돌발 변수는 언제든 생길 수 있다. 특히 입시라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의 선호가 뒤엉켜 움직이는 거대한 소용돌이기 때문에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 그 중 누군가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 기회를 놓치지 말기 바란다.

둘째, 어쩌면 내년에도 가야 할 길일지 모른다. 한번 갔던 길이면 내년에는 조금이라도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내년을 준비한다면 올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경험해서 두려움 없이 내년을 맞기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대학입시컨설턴트·박재완 입시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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