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애꿎은 중국 음식 관련 식당 손님 크게 줄어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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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07 17:13  |  수정 2020-02-08 09:01  |  발행일 2020-02-08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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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정오 대구 중구에 위치한 마라탕 집.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많지 않아 테이블이 비어있다.

7일 정오 대구 중구의 한 마라탕 집. 점심시간이었지만, 총 20개의 테이블 중 손님이 앉아 있는 테이블은 6개에 불과했다. 30분 동안 단 2팀만 방문했다. 가게의 사장은 "평소라면 마라탕을 찾는 손님으로 테이블이 꽉 찼겠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이후에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같은 날 중구 종로에 있던 훠궈집도 상황은 비슷했다. 총 17개의 테이블 중 단 3팀만 들른 것. 이에 비해 불과 5분 거리에 있던 분식집은, 가게가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어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에 마라탕, 훠궈, 양꼬치 등 중국 음식을 판매하는 가게가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다.

이 모씨(여·29·수성구 신매동)는 "평소 중국 음식을 즐겨 먹는 편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 후에는 한 번도 먹지 않았다"며 "평소 자주 가던 마라탕집은 중국사람이 운영하는 가게였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에서 발생하고 나서부턴, 중국과 연관된 것들은 최대한 거리를 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성규씨(27·수성구 사월동)는 "마라탕, 양꼬치, 훠궈 등 중국 사람이 운영하는 식당은 중국 사람이 많이 방문할 거 같아서 가지 않는다"면서 "혹시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잠복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 한 대학 커뮤니티에서도 "마라탕 먹고 싶은데 꺼려진다" "두려워서 요즘 중국 음식 먹으러 가지 않는다 " "마라탕 음식점 대부분이 중국인 주방장이고 중국 손님 많음" 등 중국 음식을 기피하는 내용의 게시글과 댓글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중국 음식점을 운영하는 대구지역 외식업자들은 예상치못한 날벼락을 맞아 울상을 짓고 있다. 마라탕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중국 국적의 A씨는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에 마라탕 열풍이 불어 점심시간이나 저녁 시간이 되면 앉을 자리가 없어 줄을 서서 대기하는 손님까지 있었다"며 "하지만 몇 주 사이 음식을 먹으러 오는 사람들이 줄어들어 평소보다 30% 이상 매출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또 중국 국적의 식당 종업원 역시 "손님들이 너무 안 온다. 가게를 오픈한 이후 이렇게 사람이 없었던 적도 처음이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학교들의 졸업식과 입학식이 축소되거나 취소되면서 꽃다발 업계도 비상인 상황이다. 3년째 졸업식날 학교 앞에서 꽃을 판매한다는 최모씨(여·34)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졸업식 규모가 작아지고 있어, 꽃을 구매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며 "올핸 매년 판매하는 양의 절반만 주문해 가지고 왔지만, 이마저도 다 팔리지 않아 걱정이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글·사진=정지윤 수습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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