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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부터 대구동산병원에서 진료하기 시작한 서정성 광주남구의사회장의 옷이 땀으로 흠뻑 젖어있다. 본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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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성 광주남구의사회장이 진료에 들어가기 위해 방호복을 입고 있다. 본인 제공 |
"의사로서 대구로 온 건 당연한 선택이었습니다. 특히 광주와 대구는 달빛동맹으로 이어져 있는 특별한 관계인데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돼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지난달 28일 광주에서 대구로 달려와 의료봉사를 하고 있는 서정성 광주남구의사회장(49)<영남일보 3월 2일 5면 보도>의 일성이다. 그는 광주시의사회가 대구에 파견한 달빛의료지원단의 단장을 맡고 있다.
서 회장은 지난 주말 이틀 간(2.29~3.1) 동행한 간호사, 스태프들과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 유증상자들의 검체를 채취했다. 2일부턴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코로나19 입원환자들을 회진하고 이들의 상태를 파악해 주치의와 소통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진료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점심 후 진료를 시작해 회진이 끝나면 미팅이 이어지고 미팅 후 환자 상태를 다시금 파악하면 금세 늦은 저녁이 된다.
대구 의료 최선선에 있는 '광주 의사' 서 회장이 가장 안타까운 부분은 다수의 입원 환자들이 정신적으로 힘듦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 그는 "입원환자들 대부분이 경증환자이긴 하지만 심리적으로 불안해하고 계시는 것 같다. 격리돼있는데다 의료진은 모두 방호복을 입고 다니니 그럴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이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안심시켜주고 혹은 이들에게 당장 필요한 검사가 있는지 체크·진료하는 게 내 역할 중 하나인 듯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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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진료소 안에서, 방호복을 입고 체크하고 있는 서정성 광주남구의사회장 본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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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와 함께 방호복 차림으로 선별진료소 안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는 서정성 광주남구의사회장 본인 제공 |
취재진이 진료를 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무엇이냐 묻자 그는 "별로 힘든 부분은 없다"면서도 "방호복이 일상적으로 입는 옷이 아니니까 숨쉬기가 힘들고 땀이 많이 나서 입지 않았을 때보다 환자를 돌보기가 힘든 점은 있지만 모든 의료진이 겪는 문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의료진들은 감염병 앞에서 자신을 먼저 관리해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환자들을 돌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애로가 많은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아직 서 회장이 고향으로 돌아갈 날은 정해지지 않았다. 대구에 왔으니 이곳에서 자신의 역할을 할 만큼 하고 돌아가겠다는 각오다. 그를 기다리는 가족들도 대구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아버지·남편 서 회장에 대해 걱정하는 건 당연지사지만 그의 활동을 매일 응원하며, 마음만은 함께하고 있다. 서 회장은 "특히 고등학교 3학년생 아들과 중학교 3학년생 딸은 코로나19가 대구에서 대폭 확산되자 내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대구는 안 가세요?'라고 물었다"라며 "가족과 함께 여태껏 제3세계 봉사활동, 전남 시골마을, 섬마을 등 의료봉사를 많이 다녀왔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서 회장은 "코로나19 극복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이런 신종 감염병이 생겨날 것이다"라며 "코로나19를 슬기롭게 극복한 후 여기에 국한하지 말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비한 장기적인 계획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세울 것을 제안하고 싶다"고 밝혔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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