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정욱<대구경북 중소기업회장>....최저임금의 무거운 가치

  • 오주석
  • |
  • 입력 2020-07-12   |  수정 2020-07-12
2020070901000386000015711
김정욱 대구경북 중소기업회장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신경이 예민하다. 바로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세간의 사람들은 노사 간 협상을 '줄다리기'로 표현하며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줄다리기는 누군가 이겨야 승부가 나는 게임이고 보통의 결말은 진 쪽은 넘어지고 이긴쪽도 손바닥이 까지는 상처를 남긴다.


최저임금의 뜻은 임금의 최저수준 이지만 '최저임금'이라는 말에는 무거운 가치를 담고 있다. 임금을 받는 이에겐 생계가, 기업을 경영하는 사장은 일자리를 책임지고 기업을 유지하면서 또 한편으로 가장으로 가계를 꾸려 나가야 하는 공존의 가치를 갖는다.


함께 근무하는 직원에게 더 많은 임금을 주고 싶은 마음은 어느 사장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최근 3년간 32.8%로 가파르게 올랐으며, 최저임금이 오른 만큼 경제가 나아지고 매출이 오르지는 못해 현장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올해는 코로나19라는 태풍이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있다. 모든 것을 코로나19 탓으로 돌리긴 어렵지만 우리 경제의 실핏줄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정부의 지원이 계속되지만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해외시장이 닫힘으로써 오는 매출 감소는 지원만으로 회복되기는 역부족이다.


정부에서 3차에걸친 추경을 통해 고용유지지원금 약 2조원, 재난지원금 약 12조원, 175조원에 달하는 파격적 금융대책 등 엄청난 재원을 쏟아부어도 금년 5월 사업체 종사자 수가 전년 5월 대비 31만 1천명이나 감소하고 실업급여 예산은 역대최대인 약 13조원 가량으로 증액되었다.
지난 6월 중소기업연구원에서 발표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소기업 고용 전망과 정책과제'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경제상황 지속 시 중소기업 45%는 9개월 이내 감원 불가피를 예상하고, 내년 최저임금 인상 시 신규채용 축소(44%) 및 감원(15%)으로 대응하겠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저임금의 인상은 기존 정부의 정책지원과 예산 투입으로 희망의 끈을 잡고 근근이 버티고 있는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에게 끈을 놓아버리도록 만드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일은 누가 이기고 지는 줄다리기가 아니다. 특히 코로나19가 내년 초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 속에서 이번 최저임금의 무게는 더더욱 무겁다고 할 수 있다. 


지난 6월30일에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발표한 '2021년 최저임금 관련 중소기업 근로자 의견조사'에 따르면 내년 최저임금에 대해 중소기업 근로자들도 절반 이상(56.7%)이 최소한 동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83.4%가 가장 시급한 노동정책이 '고용유지'라는 입장이다.
중소기업 근로자들도 현실을 직시하고 함께 생존과 상생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대타협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줄다리기에서 승부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잡고 있던 줄을 놓고 서로의 손을 잡아 불어오는 태풍에 대처하는 혜안이 필요할 때다. 바람에 다 날아가고 난 뒤 줄만 잡고 있을 수는 없지 않는가.
김정욱<대구경북 중소기업회장>
 

오피니언인기뉴스

우호성의 사주 사랑(舍廊)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