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대권행보 가속도..지역적 한계, 허약한 당내기반 극복이 관건

  • 권혁식
  • |
  • 입력 2020-07-15   |  발행일 2020-07-16 제5면   |  수정 2020-07-15

보수 잠룡인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최근 대권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협소한 지역적 한계와 허약한 당내 기반 등 본인의 약점을 제대로 극복할 수 있을지가 승패의 관건으로 지목된다.

통합당 최고위원을 겸하고 있는 원 도지사는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당 초선의원 주도 ‘명불허전보수다’ 모임의 강연자로 참석해 "2022년 집권하지 못하면 통합당은 없어질 것"이라면서 "5번 연속 실패한 당을 국민은 응원하지 않는다. 지지율이 20% 밑으로 내려가는 순간 당을 해산하라는 국민적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갈 길을 스스로 정하고 어떻게 무엇을 할 집단인지 정체성과 철학을 국민들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며 "우리끼리 서로 배제하고 죽이는 게 아니라 일체감으로 하나의 ‘원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에 통합당에 입당한 원 도지사로선 당내 소장파 의원들과 접촉면을 넓히면서 본인의 존재감을 부각하고 당내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원 도지사는 또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 "시도 때도 없이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에 간섭하지 말고 박원순 성피해 사건의 진실을 가려 내라"며 대여 비판에도 가세했다. 그는 이어 "이 사건은 가해자의 사망으로 끝날 수 없다. 피해자의 억울함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며 "이런 일을 하라고 법무부 기조실에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원 도지사가 국민 관심이 집중된 정국 현안에 대해 본인의 정견을 발표하며 국민들 사이에 공감대를 넓히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그의 지역 기반이 제주도라는 한정된 공간이라는 점과 당내 지지기반이 거의 없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통합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권주자가 민심(국민 마음)을 잡으면 당심(당원 마음)은 따라오기 마련이다"면서 "민감한 현안에 대해 본인 의견을 밝히면서 국민 여론 속으로 뛰어드는 모양새는 바람직하다 본다"고 평가했다.

다만 낮은 지지도에 쫓기는 조급한 마음에 현실과 동떨어진 개혁성을 드러내는 경향에 대해선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원 도지사가 최근 제기한 ‘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제’ 주장은 한 때 대선 행보를 걸었던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가 제기했던 모병제와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민심보다 너무 앞서가면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