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7명은 이름 정확히 알아
여론조사 결과 대구·경북의 10명 중 7명(68.9%)은 자신의 지역구 국회의원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름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누구인지는 알고 있다는 응답(21.7%)까지 포함하면 지역구 국회의원을 아는 시·도민은 10명 중 9명(90.6%)으로 조사됐다. 즉 대부분은 자신의 지역구 국회의원이 누구인지 알고 있을 정도로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이다.
이는 과거 비슷한 설문이 진행된 대구 또는 전국 단위 조사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2012년 2월 시민단체 체인지대구와 코뮤니타스가 공동으로 연구한 '대구시민정치사회의식조사'에서도 현 국회의원에 대한 인지도를 묻는 조사가 진행됐는데, 10명 중 5명(50.5%)이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당시 조사에서 누군지 모른다는 응답은 49.5%나 됐고 정확히 알고 있는 층은 27.3%에 그쳤다.
물론 이는 전화 면접 조사여서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국회의원들의 인지도 및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분석은 가능하다.
8년전엔 50.5%만 "알고 있다" 응답
국회의원 인지도 세대별로 큰 차이
3040세대 관심 높고 18~29세 낮아
"시도민 10명중 4명은 "공약 몰라요"
정책보다 다른 이유로 투표 가능성
세대별로는 30대·60대가 많이 알아
또 여론조사기관 두잇서베이가 전국 14세 이상 남녀 4천21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지역구 국회의원을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아니요'(이름을 모른다·50.6%)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예'(이름을 안다·49.4%)라는 응답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이번 영남일보 조사와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에이스리서치 관계자는 "국회의원 인지도가 비교적 높은 이유는 21대 총선이 약 6개월 전에 치러졌기 때문"이라며 "다만 일부 낮게 나타난 세대도 있어 의원들의 지역구 활동이 꾸준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대별 조사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정확히 국회의원을 알고 있다는 응답이 가장 많은 세대는 30대(76.7%)였고 40대(75.4%)가 뒤를 이었다. 30대의 경우 잘 모른다는 응답이 5.1%로 가장 낮은 응답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정확히 안다는 응답이 가장 적은 것은 18~29세(59.4%)였다. 세대가 비슷한 30대와 오차 범위 이상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정치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진 20대에 올해 첫 선거연령에 포함된 18세가 포함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체 국회의원 인지율(정확히 안다+누구인지는 알고 있다)로 계산할 경우 30대(94.9%), 50대(91.9%), 60대(90.4%), 18~29세(88.8%), 40대(87.8%) 순이었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이 여성에 비해 지역 국회의원에 대한 인지도가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에서 남성은 정확히 안다는 응답이 75.2%, 잘 모른다는 7.5%에 그쳤지만 여성은 해당 문항에 각각 62.6%, 11.3%로 확인됐다.
◆의원 인지도 비해 공약 인식은 떨어져
'현 국회의원의 공약을 알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서는 높은 인지도와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공약을 모른다'고 답한 경우가 36.4%(잘 알지 못한다 28.8%+전혀 모른다 7.6%)로 시·도민 10명 중 4명은 공약을 모르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물론 공약을 '알고 있는 편이다'가 43.3%로 가장 많은 응답을 기록했지만 '매우 잘 알고 있다'(20.3%)까지 포함하더라도, 지역 국회의원 인지도(68.9%)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이는 공약보다는 다른 이유로 투표가 이뤄졌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국회의원 인지도 조사와 동시에 비교했을 때에도 이 같은 상황은 두드러진다.
지역구 의원의 이름을 정확히 알고 있는 응답자들의 26.5%만이 공약을 매우 잘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절반 정도(49.6%)는 알고 있는 편이라고 답했다. 이름은 생각나지 않지만 누구인지는 안다는 응답자는 절반 이상(53.3%, 잘 알지 못한다 42.9%+전혀 모른다 10.4%)이 공약을 모른다고 답하기도 했다.
세대별 조사에서는 국회의원 인지도가 높았던 30대가 공약도 가장 정확히 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세대 중 30대의 매우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이 24.1%로 가장 높았다. 알고 있는 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은 세대는 60대 이상(47%)이었다. 다만 이를 포함한 공약 인지도(매우 잘 알고 있다+알고 있는 편)는 18~29세가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에 관심이 높았던 30대까지 포함, 젊은 층의 정치 유인 요인은 정치인의 '공약'이며, 공약 인지도가 가장 낮은 40대(58.3%)는 타 요인으로 투표에 나선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이스리서치 측은 "높은 인물 인지도에 비해 공약 인지도가 낮은 점을 고려, 지역 의원들이 공약사항 및 지역 숙원사업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대구와 경북의 공약 인지도는 각각 62.6%와 64.6%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다만 공약을 전혀 모른다는 응답이 대구는 9.4%, 경북은 5.8%로 집계돼 상대적으로 경북이 공약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영남일보가 <주>에이스리서치에 의뢰, 대구·경북 만 18세 이상 남녀 1천14명을 대상으로 지난 4~5일 여론조사를 시행한 결과다. 자동응답조사(ARS)를 통해 조사(무선 44.1%·유선 55.9%, 응답률 1.5%)가 이뤄졌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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