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人사이드]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김유현 원장 "대구 신산업 '물·車·의료·로봇·에너지·스마트시티' 육성에 집중"

  • 오주석,윤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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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04 08:05  |  수정 2023-11-29 15:13  |  발행일 2020-11-04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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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현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원장이 지난 2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판 뉴딜은 결국 산업 전반에 대한 융합을 의미한다"며 융합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현재의 산업 구조를 획기적으로 전환하는 '한국판 뉴딜'은 정부의 주요 국책사업이다.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한국판 뉴딜 예산은 총 21조3천억원으로, 현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심의 중이다. 한국판 뉴딜의 10대 대표과제로 △데이터 댐 △지능형(AI) 정부 △스마트 의료 인프라 △그린 스마트 스쿨 △디지털 트윈 △국민안전 SOC(사회간접자본) 디지털화 △스마트 그린 산업단지 △그린 리모델링 △그린 에너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등으로 산업 전반의 시스템 변화를 골자로 한다.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에 힘입어 대구에서도 기관 및 학계를 중심으로 디지털·네트워크·인공지능 생태계를 조성하는 '대구형 뉴딜'의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달 19일 취임한 김유현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 원장을 만나 대구 디지털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앞으로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정부의 '한국판 뉴딜'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앞으로 산업 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해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판 뉴딜은 결국 산업 전반에 대한 '융합'을 의미한다. 기존의 제조업, 서비스업 등 단일 분야는 ICT(정보통신기술)를 통해 연결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된다. 사회, 문화, 교육 등 산업 전반에 ICT가 확장되면서 DIP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졌다. 그동안은 소프트웨어, 콘텐츠 산업 등 특정 분야의 육성을 목표로 했다면 앞으로는 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방향으로 육성안을 펼칠 계획이다. 융합기술이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는 만큼 지역 기업들에 대한 체계적인 디지털 교육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경제 아우르는 디지털 데이터댐 완성되면
알고리즘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 분석 가능
지역기업 '디지털 산업화' 체계적인 교육 필요해

DIP 침체기 겪으며 내홍…분위기 쇄신 나설 것
알파시티 근무자 대중교통 문제 해결에도 노력


▶산업현장에서는 그동안 스마트 팩토리, 자동화 설비 등을 도입하며 변화를 시도해 왔다. 한국판 뉴딜이 도입되면 어떤 것이 변화하는가.

"제조업의 자동화 설비 도입은 오래전부터 진행돼 왔다. 하지만 데이터를 수집·관리하지 못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정부의 한국판 뉴딜 사업 과제 중 하나인 데이터댐은 데이터 수집·가공·거래 등을 강화해 사회 전반의 데이터 경제를 가속화한다는 목적을 두고 있다. 디지털댐이 완성되면 알고리즘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에 대한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지능화된 산업 구조를 갖출 수 있다. 이는 소비자부터 생산까지 데이터로 연결되는 독일의 '인더스트리 4.0'과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산업구조가 디지털로 변화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적지 않다.

"실제 디지털 사회로의 변화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개인정보를 누구나 알 수 있어 프라이버시 문제도 대두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결국에는 IT다. 지속해서 창과 방패의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 변화의 물결을 막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그 대신 정부가 법과 제도를 적절히 활용해 사람들의 충격을 들게끔 유도해야 한다. 사회 인식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 어렸을 때부터 디지털 윤리 등을 교육해 디지털 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줄 필요도 있다."

▶10월19일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취임 후 꼭 육성하고 싶은 분야는.

"소프트웨어나 ICT는 범용 기술이라 특정 분야를 콕 집어 육성하고 싶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다. 따라서 앞으로 3년 임기 동안 대구시의 미래 차, 물, 의료, 에너지, 로봇 등 5대 신산업과 스마트시티 산업 육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수성알파시티에 조성된 소프트웨어(SW)융합클러스터를 활성화하기 위한 기능을 확대하고 동대구 지역에 흩어진 콘텐츠산업 인프라를 재정비해 산업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또한 중기적으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반의 데이터 기반의 제조혁신 솔루션 기업 육성과 5G·XR(확장현실) 기반의 콘텐츠 등 첨단융합 신산업 육성을 추진하겠다."

▶취임 후 2주가 지났다. 그동안 어떻게 보냈는가.

"수성 알파시티에 위치한 SW융합클러스터 방문을 시작으로 100여 명의 소프트웨어 산업 관계자들을 만났다. 아직 '허니문' 기간이라 그런지 질책보다는 격려와 덕담을 많이 해주셨다. DIP가 내부 문제로 인해 내홍을 겪은 만큼 공식적인 간담회나 행사를 하기보단 현장에 직접 가서 사장님들의 애로사항을 들으려 노력했다. 현재 SW융합 클러스터 내 1천300여 근무자들은 대중교통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또한 젊은 사람들의 유입이 부족해 분위기가 침체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기업인 및 관계자들과의 만남을 앞으로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DIP 경영지원실장 출신으로 알고 있다. 직원에서 원장으로 신분에 변했는데 어떠한가.

"직장생활은 1991년 7월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서 처음 시작했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 소프트웨어 벤처창업팀장을 역임한 뒤 2004년 DIP로 오게 됐다. 당시 진흥원에는 박광진 초대 원장님이 재임하고 계셨는데 직원들과 함께 소통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당시에는 직원이 20여 명밖에 안 돼 무슨 일이 있으면 함께 해결하고 밤샘도 많이 했던 걸로 기억한다. DIP로 이직하고 2018년 퇴임까지 15년간 여러 직책을 거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는데, 특히 2009년 대구 남구 대명동에 ICT파크를 조성해 전국적인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구축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시에는 타 시·군에서 벤치마킹을 하러 올 정도로 소프트웨어나 콘텐츠 기업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었다. 그 외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보직은 기업들과 접점의 중심에 있었던 ICT산업진흥단장이다."

▶전임 원장의 문제로 현재 DIP 내부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가.

"저도 사실 이 문제로 마음이 아픈 상태로 회사를 떠나게 됐다. 지난 1년간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전임 원장에 대한 어떠한 평가를 내리고 싶지는 않지만 직원들의 마음이 어떠할지는 짐작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저부터 빨리 이 문제를 털어내고 직원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실은 누구의 문제라고 생각하기보단 DIP 자체가 오래전부터 침체를 겪으면서 관련 이슈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분위기 쇄신을 위해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변화를 이끌어나갈 생각이다."

▶임기를 끝마친 뒤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는가.

"DIP가 어렵고 힘든 시기에 취임해 관련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제가 DIP에 처음 왔을 때 초대 원장을 생각하듯 직원들의 마음에 오래 기억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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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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