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생존 패러다임 With 코로나 .1부·끝] 각계서 제시한 '뉴노멀' 핵심 과제

  • 이은경,조진범,임성수,손동욱,윤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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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26 07:54  |  수정 2020-11-26 08:04  |  발행일 2020-11-26 제6면
"각 분야 다변화 불가피…'언택트 시대' 전화위복 계기 삼아야"

코로나19로 시작된 2020년 한 해도 이제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모두에게 길고 힘들었을 그 시간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와 교훈을 남겼을까. 신일희 계명대 총장, 정희용 국회의원, 전채남 더아이엠씨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로 코로나19의 시간을 되돌아본다.

"인간 관계 중요성 깨닫는 계기...상대방 존중하는 배려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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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인간의 문제입니다." 인문학자다운 진단과 처방이었다.

계명대 신일희(81) 총장은 코로나19 사태를 '인성'의 시각으로 바라봤다. 미국과 독일에서 문학을 전공한 신 총장은 "인간이 자연을 훼손하고 잘 관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어난 불행한 사태가 코로나19"라며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연에 대한 경외심, 타인의 생명에 대한 경각심, 상대방을 존중하는 배려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인간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 총장은 "백신이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두기는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일부가 될 것"이라며 "물리적 거리두기가 아닌 인간적이고 정서적인 거리두기를 어떻게 좁힐 것인지가 관건이다. 명주실로라도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겁이 나서 마스크를 쓰고 서로 돌아선다고 인간이 되는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신 총장의 인문학적 처방에는 '따뜻함'이 깔려 있다. 신 총장은 위드 코로나의 시대정신을 '호조호원(互助互援)'이라는 사자성어로 표현했다. 호조호원은 서로 돕고 서로 구원한다는 의미다. 신 총장은 "동산병원의 경험을 통해 호조호원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코로나19가 대구에서 유행할 당시 어린 간호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고 했다.

정서적 거리 좁히기가 관건
포괄적 자유란 공존하는 것
교육 키워드는 '자아와 타아'


인성 회복은 윤리성으로 연결된다. 신 총장은 "로봇이나 원자폭탄 뒤에 어떤 인간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문명의 소산물을 제대로 사용해야 한다. 인간에 대한 애착이나 윤리성을 갖추지 못하면 산업혁명이 만들어놓은 기자재는 독이 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불거진 '자유와 통제' 논란에 대해선 기독교를 예로 들어 정리했다. 계명대는 기독교 대학이다. 신 총장은 "영상으로 예배를 본다고 '꼴 보기 싫다'는 신이 아니다. 혼자 골방에 들어가서 기도해도 오신다고 했다. 영상이든 비영상이든 관계가 없다. 종교를 억제하면 자유의 박탈이고 인권의 문제이지만, 이웃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사고는 안했으면 좋겠다. 포괄적인 자유는 너와 내가 공존하는 자유"라고 풀어냈다. "민주주의가 다양성을 인정하지만, 다양성이 다양한 독불주의가 돼서는 안된다"고도 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의 교육 키워드로 '자아와 타아, 자연'을 꼽았다. 신 총장은 "교육자로서 인간과 인간의 관계, 대사회 관계, 개인이 자연 속에서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를 늘 염두에 두고 있다. 교육이라는 것이 단순한 지식축적은 아니다. 인간을 만드는 것이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신 총장은 코로나19가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지적에 "교육도 그렇다. 교육부가 이제 학교 가지 않아도 학위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놨다. 수도권과 지방의 문제가 많은데 교육까지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드는 것은 심각하기 짝이 없다. 지역에 특화된 인력을 키울 수 있는, 개별화된 지원이 민주정신이고 양극화를 막는 길"이라고 했다.

미래세대인 청년들을 향한 고언도 아끼지 않았다. 신 총장은 "대학에 있으면서 느끼는 건데 젊은이들의 이상 수준이 너무 낮아지는 것 같다. 배고프더라도 내일을 생각하고 제발 이상을 높여라고 말하고 싶다. 또하나,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꺾어지지 않아야 한다. 불굴의 의지를 갖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개척정신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조진범 사회부장 jjcho@yeongnam.com
사진=계명대 제공

"온라인 정치참여 기회 많아져...의견 간극 조절 합의 이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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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영향에서 예외가 있겠냐마는, 2020년 올 한해 코로나로 가장 큰 변화를 경험한 대표적인 분야는 정치일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코로나19의 대유행 속에서 세계 최초로 훌륭하게 선거를 치러냈다. 또한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오면서 개인의 자유와 국가의 통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했으며, 국가와 정치에 대한 새로운 욕구도 생겨났다. 40대 젊은 패기를 앞세우며 세대 교체를 통해 당을 쇄신하겠다며 정치에 뛰어든 초보 국회의원 정희용(국민의힘·고령-성주-칠곡) 의원에게도 2020년은 잊을 수 없는 한 해다.

정치 신인으로 인지도가 낮았던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선거 운동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모든 대면 활동이 중단된 상황에서 선거일은 닥쳐오고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가능한 얼굴을 많이 알려야 하는 초보 정치인에게는 모든 것이 악재였다"는 그는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위기가 곧 기회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조직력 갖춘 기성 정치인에 비해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와 정보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초선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이 비대면 사회에서의 디지털 매체를 통한 SNS 활용이었다"고 평가했다.

자유보다 공동체 안전 중요
정부 역할 필연적으로 커져
부작용 막을 장치 마련해야

운 좋게 국회에 입성했으나 코로나19의 여파는 계속됐다.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회는 툭하면 셧다운 됐다. 대면으로 하는 모든 일에 차질이 빚어졌다. 의원실도 사상 초유의 전원 재택근무라는 생경한 방식의 업무를 시작했다. 의원실에서 화상으로 업무를 해야 했고 의총도, 국감도 화상으로 열렸다. 화상 회의 시스템 구축을 위한 내년 예산은 대폭 증가했고 화상 표결까지 논의가 확장되고 있는 실정이다. 덕분에 코로나19 이후의 시대에 정치의 역할과 모습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도 됐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개인의 자유보다 공동체의 안전이 중요해졌고 이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이 필연적으로 커진다는 것을 경험했다"는 정 의원은 "공동체의 안전과 개인의 자유 사이의 균형, 정부의 영향력이 비대해지는 것을 견제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 등이 모두 정치가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비대면 온라인 소통이 늘면서 민주주의의 입장에서 보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와 소통의 수단이 많아지면서 직접 정치가 주장되고 국회 무용론까지 나올 수 있다. 디지털과 데모크라시를 합친 온라인 집단지성을 의미하는 '디지크라시'가 정당을 대체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런 주장들에도 불구하고 생각의 차이, 의견의 간극을 소통을 통해 조절하고 합의를 이끌어 내는 정치의 영역은 여전히 중요하다. 정치와 국회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국회 입성 6개월째. 여전히 코로나19의 그림자는 어둡고 그의 의정활동도 힘들다. 주말이면 지역구를 찾아 주민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는 정 의원은 수도권 2단계 격상이 예고된 지난 22일 서울로 올라가면서 "수도권의 코로나19가 더 심각해지면 지역구에 내려 오지 못할 수 있다"며 걱정했다. 그는 "코로나로 인해 소득과 환경, 교육의 영역에서 누적된 불평등을 해소하고 디지털에서 소외된 노인과 장애인, 저소득 가정의 어린이들을 돌보고 격차를 최소화하는 정치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코로나19가 그에게 또 우리 정치에 던져주는 숙제다.

글=이은경 정치부장 lek@yeongnam.com
사진=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코로나가 4차산업 혁명 앞당겨...재택근무 일상으로 자리잡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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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4차산업 혁명을 적어도 20년은 앞당겼다고 생각합니다."

빅데이터 전문기업 더아이엠씨(The IMC·대구시 수성구 알파시티) 전채남 대표는 "4차산업 혁명의 중심이 인간에서 기계로 넘어가면서 언택트(비대면)·분산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4차산업 혁명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언택트 시대가 자연스럽게 도래했다는 것이 전 대표의 설명이다. 특히 전 대표는 "4차산업 혁명은 필연적이고 거스를 수 없는 대세지만 기성세대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기간이 최소한 20년은 더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이는 법과 제도적으로 4차산업이 우리 사회에서 자리 잡기까지의 기간이다. 30∼40년이 걸릴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對局) 이후 4차산업 혁명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크게 바뀐 것 같다고 전제한 전 대표는 "4차산업을 단순하게 설명하면 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을 기계가 사람의 통제를 받지 않고 제품을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정리하면 생산의 주체가 인간이 아닌 기계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전 대표는 "3차산업이 근로자들이 공장에 모여 컨베이어로 제품을 생산하는 노동력 집중과 큰 빌딩에서 수많은 직원이 함께 근무하는 대기업 중심, 다시 말해 중앙집중적으로 일하는 방식이었다면 4차산업은 이를 분산하고 나눈 것"이라며 "코로나19가 4차산업 태동기에 대유행하면서 4차산업을 급속히 앞당겼다"고 분석했다.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특별한 준비가 없었던 우리 사회가 할 수 있는 일들은 일상에서는 '거리 두기'와 '마스크 쓰기'였고, 업무와 교육이 불가피한 기업과 학교에서는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원격교육' 등이 필연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게 전 대표의 분석이다.

4차산업 태동기에 대유행하며
기성세대 인식 자연스레 변화
중앙집중 업무방식 분산 전망

전 대표는 "4차산업은 온·오프의 완벽한 조합이다. 쉽게 설명해 콘서트장에 가지 않아도 IT(정보기술)를 통해 콘서트장의 감동을 똑같이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4차산업의 핵심"이라며 "이런 것들이 자의가 아닌 바이러스라는 외부적 요인 때문에 임시방편적으로 대처되면서 4차산업을 훨씬 빨리 접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코로나19가 완전 퇴치된다고 해도 우리 사회는 이제 코로나 이전 과거로의 똑같은 회귀는 불가능하게 됐다"면서 "따라서 '코로나가 박멸돼 다시 과거로 돌아갈 때까지 참자'와 같은 인식은 아닌 것 같다. 코로나로 앞당겨진 4차산업에 대한 대처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인식전환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전 대표는 우리 사회가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등을 응급조치로만 생각하지 말고 생활로 받아들여 기업문화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사회는 취업자들이 기업을 선택할 때 재택근무를 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기준이 될 것이고, 대학 진학에 있어서도 원격수업 시스템이 얼마나 잘 갖춰졌는지가 선택의 기준이 될 것이라는 것이 전 대표의 전망이다.

전 대표는 "이런 변화 속에서 4차산업이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도 깊숙이 파고들면서 라이프 스타일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조만간 '혼술'을 넘어 모니터를 통해 술집 분위기를 느끼며 친구들와 술을 마시는 '랜선 술집'도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진범

글=임성수 경제부장 s018@yeongnam.com
사진=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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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경북본사 1부장 임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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