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루브르 박물관의 도둑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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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29   |  발행일 2021-03-29 제25면   |  수정 202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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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명예교수·시인

파리의 루브르는 유물 62만점을 소장한 세계에서 가장 큰 박물관인데, 여기에 도둑이 들 때가 있다. 1911년에 일어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 그림 절취사건이 가장 유명한 것이리라. 그 그림을 훔친 자가 2년 뒤 피렌체에서 그 그림을 팔려다가 잡혔는데, 다름 아닌 그 박물관 직원이었다. 그는 몇 초 만에 그 그림을 떼어내어 헐렁한 셔츠 밑에 숨겨 나왔다고 한다.

또 1983년에는 르네상스 때 밀라노에서 만든 투구와 흉갑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금은으로 장식한 이 의식용 무장(武裝)이 놀랍게도 지난 1월에 보르도의 한 개인 소장품 속에서 발견되어 거의 40년 만에 회수되었다.

1976년엔 세 명의 도둑이 프랑스 샤를 10세의 다이아몬드 박힌 보검을 훔쳐 갔다. 그들은 유리창을 닦기 위해 설치한 비계로 올라가 유리창을 깨고 침입하였는데, 그 보검은 아직도 행방이 묘연하다. 1990년엔 3층 화랑에서 누가 백주에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앉아있는 여인의 초상'을 칼로 오려갔다. 어디 그것들뿐이겠는가.

일반적으로 유물이 도난당하면 직원은 당황한 나머지 쉬쉬하고 만다. 경찰에 알리면 해당 박물관의 보안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것이고 또 모방범죄가 발생할지 모른다. 그러나 최근에는 알리는 편이 낫다고 정책을 바꾸었는데, 일단 절도범이 팔아넘기는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때 한 가지 우려는 팔 곳이 없는 절도범이 그 유물을 파괴하거나 녹여버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만약 전시된 유물이 도난당하고 그 사실이 금방 알려지게 되면 40% 정도가 회수되지만, 수장고에 첩첩이 쌓인 유물은 직원이 목록을 다시 작성할 때나 도난 사실이 알려지게 된다고 한다.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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