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놓고 충돌...변협 '줄여야' vs 법학교수회 "늘려야'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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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11 15:51  |  수정 2021-04-11 16:00  |  발행일 2021-04-12 제10면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두고, 합격생을 줄이라는 대한변호사협회와 합격생을 늘리라는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들의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는 시험 도입 초기부터 로스쿨 정원인 2천명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법무부가 공개한 로스쿨별 1회~9회 변호사시험 합격률(응시자 대비 합격자 비율)에 따르면, 경북대 로스쿨의 변시 합격률은 42.99~74.26%였고, 영남대 로스쿨의 변시 합격률은 59.55~81.03%였다. 지난해 9회 시험 합격률은 경북대는 50.90%, 영남대는 64.48%였다.
 

다만, 햇수가 거듭할 수록 합격생 수는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2012년 1회 시험 당시 1천451명 수준이었던 합격자 수는 7회(2018)년 1천599명, 8회(2019년) 1천691명 등을 기록했고, 9회(2020년) 시험에 들어 역대 최대인 '1천768명'을 기록했다.
 

이처럼 늘고 있는 변시 합격생 수를 놓고 대한변협은 꾸준히 반대 의사를 피력해왔다. 특히 지난 달에는 법무부에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대한변협은 국내 법률 시장과 인구, 변시 합격자에게 제공하는 실무 연수 실태 등을 고려해 연간 합격자를 1천200명 미만으로 줄여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이에 로스쿨생들이 "대한변협의 행위는 '사다리 걷어차기'(먼저 타고 올라간 사다리를 다른 사람이 타고 올라오지 못하게 걷어차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시위를 하는 등 크게 반발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
 

최근엔 로스쿨 교수까지 나섰다. 한국법학교수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 변시 합격자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는 법조 일각의 주장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교수회는 "선진 법문화를 가진 나라에서 법률 전문가를 길러내는 방식은 시험을 통한 '선발'이 아니라 교육을 통한 '양성'이다. 과거 사법시험을 통한 선발은 고시 낭인의 양산, 법학 교육의 비정상화, 다양한 배경의 법률 전문가의 부족을 낳았고, 이러한 문제를 시정하고자 로스쿨 교육을 통한 양성을 결단하기에 이르렀다"라며 "하지만 최근 변시 합격자 숫자는 위태로운 수준으로 낮아지고 있어 합격자의 확대가 절실히 요망된다. 오히려 변시 합격자 정원의 감축을 주장하는 것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뒤로 되돌리는, 즉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변시 합격자 정원의 문제는 개별 단체의 이익이 아닌,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살펴야 한다"며 "대다수의 국민은 문턱을 낮춘 법률서비스를 원한다. 또 시장에서의 경쟁을 통해 질 좋은 법률서비스가 보장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 제10회 변시를 실시한 법무부는 오는 23일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있다. 합격자 수는 법무부 산하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가 결정한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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