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 문화도시를 디자인하다 .6] 달성의 사회적 특성과 경제·산업구조...도농복합도시 벗어나 활기 넘치는 젊은도시·첨단산업도시로

  • 박종진
  • |
  • 입력 2021-07-07 08:03  |  수정 2021-08-19 07:49  |  발행일 2021-07-07 제22면

2021070601000180800006511
대구 달성군 현풍·유가읍 일원에 조성된 대구테크노폴리스 전경.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함께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을 비롯한 로봇·자동차·정보통신·매커트로닉스 등 미래 유망 분야 기업 98곳이 둥지를 틀고 있다. 〈달성군 제공〉

대구 달성군은 첨단 산업단지와 신도시 조성으로 급격한 사회구조 변화를 겪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고 주거환경이 개선되면서 군 전체 인구 수가 크게 늘었다. 특히 젊은 층의 유입이 증가하면서 도시 이미지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군 단위 지역이면서도 평균 연령이 전국 평균보다 낮은 '젊은 도시'로 변모한 것. 구성원도 보다 다채로워졌다. 수십 년간 뿌리를 두고 살아온 토박이와 함께 신도시 이주민,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가족 등이 달성에서 함께 둥지를 틀고 삶을 공유하고 있다. 산업구조 역시 기존 농업·제조업 중심에서 바이오, 물, 로봇 등 첨단 산업으로 재편 중이다. 전형적인 도·농 복합도시에서 역동적인 첨단 산업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는 셈이다. '달성, 문화도시를 디자인하다' 6편에서는 달성의 사회적 특성과 경제·산업 구조에 대해 알아본다.

10개 신도시 조성 젊은층 대거 유입
郡단위 인구 최다…평균연령 39.6세
외국인 비중 높아 전체의 4.1% 차지
테크노폴리스·국가산단 등 들어서
R&D거점·신성장 허브도시 탈바꿈

#1. 평균 연령 39.6세의 '젊은 도시'

달성군은 전국 군 단위 기초단체 중 인구 수가 가장 많은 곳이다. 2019년 기준 26만2천580명으로 울주군(23만464명)과 기장군(16만4천716명)의 인구 수를 훌쩍 뛰어넘는다. 더욱이 달성군 인구는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6년 2월 20만명을 넘어선 뒤 4개월 만에 21만명을 기록했고, 2018년 1월에는 25만명을 돌파했다. 다른 군 단위의 인구 수가 점차 감소하는 것과 사뭇 대조적이다.

이 같은 달성의 인구 증가는 일자리와 정주여건 변화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테크노폴리스와 국가산업단지가 자리를 잡아가고,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조성되면서 주민 수가 늘고 있는 것. 실제 신도시가 들어선 유가(2만5천497명), 다사(2만3천347명), 옥포(1만708명), 현풍(8천945명)의 최근 5년간 인구 증가 규모는 다른 지역에 비해 두드러진다. 주민 수가 급증한 유가면과 현풍면은 2018년 각각 '읍'으로 승격했다.

인구 변화의 가장 큰 특이점은 젊은 층의 유입이 급속히 진행됐다는 점이다. 최근 5년간(2015~2019년) 달성의 전입 인구는 15만3천193명으로 전체 인구의 58.3%를 차지한다. 새로 유입된 주민 수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특히 같은 기간 연령별 순이동자 수를 살펴보면 30대 이하가 전체의 63.4%(4만1천30명)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10대 미만도 9천417명에 달한다. 이로 인해 달성의 평균 연령도 급감했다. 2017년 달성군 평균 연령은 38.3세까지 낮아졌다. 2019년 기준 평균 연령은 전년(39.1세)에 비해 조금 상승한 39.6세다. 이는 광역시 소속 군 평균 연령(44.7세)에 비해 5.1세나 적은 수치다. 전체 군 평균 연령(51.9세)과는 차이가 더욱 극명하다.

출생아 수도 눈길을 끈다. 2015년 1천871명에 불과하던 출생아 수가 2019년 2천832명으로 51.4% 증가했다. 아이 울음 소리가 매년 우렁차고 있는 셈이다.

또 같은 기간 달성의 합계출산율(15~49세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은 1.5명에 이른다. 동 기간 전국 평균은 0.9명에 그치고 있다. 세 자녀 이상 다둥이 가족 비율도 전체 가구 대비 9.0%로 전국 지자체 중 높은 수준에 속한다. 군 단위 지역의 고령화 특성에서 탈피해 젊고 활기찬 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인구 동향에 맞춰 달성군은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임산부 휴게실부터 출산 및 육아 휴직제도 활성화, 모성보호물품 지원, 직장어린이집 운영 등 가족친화적인 도시 문화 정착을 위해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또 다둥이 가족 행복페스티벌을 비롯해 다자녀 장학금, 출산축하·장려금 등 다자녀 가족을 위한 맞춤형 지원 정책도 운영 중에 있다.

달성은 대구지역에서 전체 인구 대비 외국인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하다. 달성 내 외국인 주민은 1만820명으로 군 인구의 4.1%를 차지한다. 이는 수성구(0.9%), 동구(1.3%), 중구(1.6%)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비율이다. 국적별로는 베트남(2천186명), 중국(1천76명), 우즈베키스탄(988명), 스리랑카(868명), 한국계 중국인(842명), 필리핀(670명), 인도네시아(658명), 캄보디아(536명) 등 순이다.

이처럼 달성은 급격한 변화의 기로에 있다. 젊은 층의 유입이 급증했고, 외국인과 결혼이민자 등 다문화 가족도 크게 늘었다. 구성원이 다양해진 만큼 역동적이면서 다채로운 문화를 가진 도시로 변화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교육·문화 인프라가 확충된다면 달성은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짙다. 정주여건 개선의 차원이 아닌 문화와 교육을 바탕으로 구성원 간 교류를 확대해 공동체 의식을 높이고, 한발 더 나아가 독특한 지역 문화로 확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2021070601000180800006512
멤브레인 생산업체인 롯데케미칼 등 91개 업체가 밀접해 있는 대구국가산업단지. 〈달성군 제공〉

#2. 신성장 허브 도시로 자리매김

달성군은 '신성장 허브 도시,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대구테크노폴리스와 대구국가산단 인프라를 발판으로 경제와 인구 성장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면서다.

앞서 달성은 1980년대 화원 지역을 중심으로 기업체가 하나둘 입주하며 제조업 단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어 달성1차산업단지(1983년), 옥포농공단지(1990년), 구지농공단지(1992년)가 들어서며 산업도시의 면모를 갖춰 나갔다. 달성1차산업단지는 기계(28.9%)·섬유의복(26.2%), 옥포농공단지는 섬유의복(23.4%)·비금속(21.3%)이 중심을 이루고, 구지농공단지는 목재종이 업체(47.8%)가 절반을 차지한다.

이후 달성 2차산업단지(2008년)와 성서 5차 첨단산업단지(2012년), 테크노폴리스(2013년), 대구국가산업단지(2018년) 순으로 첨단 산단이 조성되면서 주목할 만한 변화를 맞는다.

산업화에 따른 산업구조 변화와 인구 유입이다. 1990년 3만484명이었던 공업 종사자 수는 2019년 9만8천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반면 농업 종사자 수는 같은 기간 3만3천818명에서 1만3천255명으로 감소했다. 테크노폴리스·구지 지구 등 10개 신도시(계획도시)가 들어서면서 아파트 수도 급증했다. 1995년 7천576호에 불과했던 달성의 아파트 수는 2005년 2만5천946호, 2015년 4만6천761호를 거쳐 2019년 7만4천443호로 늘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정주여건도 점차 개선돼 자연스레 인구 증가로 이어졌다.

달성의 경제 성장은 현재 진행형이다. 중심에는 동남권 연구개발의 허브인 대구테크노폴리스가 있다. 대구테크노폴리스에는 국내 1위 글로벌 로봇 기업인 현대로보틱스를 비롯해 자동차·정보통신·매커트로닉스 등 미래 유망 분야 기업 98곳이 둥지를 틀고 있다. 더욱이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국책·공공 및 민간 연구기관이 소재해 첨단과학기술 R&D(연구개발) 거점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수행 중이다. 경북대와 계명대 캠퍼스 조성도 예정돼 있어 산·학 협력과 인구 유입효과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대구테크노폴리스와 접경을 이루고 있는 구지면 대구국가산업단지의 발전도 눈여겨볼 만하다. 현재 대구국가산업단지에는 멤브레인 생산업체 롯데케미칼과 국내 최초 전기화물차 생산공장인 제인모터스를 비롯한 91개 업체가 가동 중이다. 2019년에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가 완공돼 대한민국 물산업 허브로 자리매김할 초석을 쌓았다. 물산업은 4차산업 혁명시대 주요 산업인 만큼 앞으로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신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물산업클러스터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한국물기술인증원도 같은 해 11월 출범해 본격적인 인증업무에 돌입했다.

또 쿠팡의 대구첨단물류센터가 완공되면 2천500여명의 고용창출과 약 8천300억원의 경제파급 효과를 가져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서대구고속철도역에서 국가산업단지를 연결하는 대구산업선 철도가 개통되면 산업도시로서 달성의 가치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달성군은 기업 유치와 중소기업 경쟁력 향상 외에도 △농산물 가공기술지원센터 건립·운영 △스마트농업 테스트베드 구축 등 지속가능한 고부가가치 농업 육성을 위한 각종 지원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공동기획 : 달성문화재단

기자 이미지

박종진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