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미술관 대구 유치 무산] 문체부, 지자체 유치경쟁 과열 이유로 공모절차 생략 "국립한국문학관 사태 되풀이"

  • 최미애
  • |
  • 입력 2021-07-07 16:48  |  수정 2021-07-09 11:57  |  발행일 2021-07-08 제3면
대구에 제2국립극단 등 지원 대책 필요
2021070701000226400008301
지난해 대구 아트플러스시어터에서 열린 '대구 연극의 발전 방향과 제2국립극단 대구 유치'를 위한 대구예총 아트포럼. <영남일보 DB>

국립한국문학관 입지에 이어 이건희 미술관 입지가 서울로 결정되면서, 정부는 국립 문화 시설의 수도권 편중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입지 선정 과정은 2016년 국립한국문학관 공모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해 5월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한국문학관 건립부지 공고를 내고,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후보지 신청을 받았다. 당시 지역 문화예술인을 중심으로 한 국립한국문학관 대구유치위원회는 달서구 두류정수장 부지를 문학관 건립 최적지로 보고 대구시와 공조해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공모에는 대구시와 경주시를 포함해 16개 시·도가 총 24곳의 후보지를 신청했다. 당초 문체부는 선정 결과를 7월 발표하기로 했으나, 6월 말쯤 국립한국문학관 추진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간 과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이유였다. 이때도 공모 절차를 백지화면서 정부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로부터 2년 뒤 문체부는 서울 은평구 기자촌 근린공원을 국립한국문학관 부지로 결정했다. 당시 문체부는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추진위원회 산하 건립운영소위원회가 기자촌 근린공원 부지 포함 서울·경기 지역 부지 4곳을 추천해 토의와 심사를 거쳐 최종 부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승수(대구 북구을) 의원은 "문체부는 문 대통령의 이건희 미술관 건립 언급 이후, 계속 공식적 답변을 회피해오다, 결국 오늘 아무런 공모 절차도 거치지 않고 철저히 지방을 배제한 채 서울지역 두 곳을 후보지로 결론내렸다"라며 "이는 절박한 심정으로 공평한 문화 향유를 갈구하는 비수도권 2천800만 국민들의 문화향유권을 완전히 짓밟은 행태로, 유치전에 뛰어든 지역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매우 불합리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다만, 문체부가 이건희 소장품 활용방안을 발표하면서 기증관 건립과 별도로 지역 문화 활성화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혀 다른 국립 문화 시설 유치 가능성도 점쳐진다. 문체부는 "권역별 분포와 수요를 고려한 국립문화시설 확충 및 지역별 특화된 문화시설에 대한 지원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대구에선 제2국립극단 및 전용 국립극장 유치와 6·25전쟁기 전선문화의 상징적인 공간인 향촌동 대지바를 보존하는 '전선(戰線) 문화관' 조성을 추진 중이다. 권영진 시장은 지난 5일 제15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폐막식에 참석한 황희 문체부 장관에게 한국전선문화관 건립비 국비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최미애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