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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3시쯤 노태우 대통령 생가가 위치한 대구 동구 신용동 용진마을 입구.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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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세워진 노태우 대통령의 어머니를 위한 기념비.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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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3시쯤 대구 동구 신용동 용진마을에 위치한 노태우 대통령 생가 입구.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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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89) 전 대통령이 숙환으로 별세한 26일 오후 대구 동구 신용동 노태우 대통령 생가를 찾은 시민들이 노 전 대통령 동상 앞에 기도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
"왠지 오늘 오고 싶더라. 새 한 마리가 집으로 들어가네."
26일 오후 3시쯤 팔공산 자락에 위치한 대구 동구 신용동의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에서 만난 방문객의 말이다. 용진마을 입구에서 1.5km쯤 들어가면 노 전 대통령의 생가가 나온다.
생가 입구에 들어서자 노 전 대통령의 어머니 모습이 새겨진 기념비가 눈에 띈다. 돌계단을 올라 도착한 생가에는 작은 기왓집 두 채가 있다. 노 전 대통령과 그의 어머니가 살았던 안채와 사랑방이다. 특히 안채는 노 전 대통령이 태어난 방으로 '소나무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는 뜻을 가진 '송무고금색'이라고 적힌 간판이 걸려 있었다.
마당엔 노 전 대통령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들은 방문객들이 손 모아 기도를 올렸다.
채건기 문화관광해설사는 "오늘 오후 3시쯤까지 방문객 130명이 방문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들은 관광객들이 깜짝 놀랐다가, 이내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며 "7년째 매일 이곳에서 노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전했기 때문인지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처럼 슬프다"고 말했다.
김모(62·대구 북구)씨는 "건강하게 살다 돌아가시지, 병상 생활을 오래하셔서 착잡한 기분"이라고 했다.
제주도에서 왔다는 이모(67)씨는 "올라오자마자 서거 소식을 들어 너무 놀랐다. 오늘이 박정희 전 대통령 42주기라는데 같은 날짜에 돌아가셔서 신기하다"고 했다.
용진마을 주민들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남다른 감정을 표현했다.
노 전 대통령의 친인척인 노재달 신용동마을주민대표 전 통장은 "새마을운동 때 초갓집이 기왓집으로 바뀌는 과정부터 생가 변천사를 다 지켜봤다. 이렇게 가신다니 다소 허망하다"고 했다.
채봉수 신용동마을주민대표 통장은 "우리 아버님과 노 전 대통령이 친구시다. 아버님이 돌아가시기 전, 아들 노재헌씨가 아버님을 자주 찾아뵙고 인사드렸다. 내 마음의 영원한 대통령은 노태우 대통령"이라고 했다.
용진마을 주민들과 함께 노 전 대통령 기념비를 세운 김태락 건립추진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이 운명하시기 전, 기념비를 세워드려서 다행이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 빈소와 관련, 대구 동구청 관계자는 "서울에 빈소가 차려지면 생가에도 빈소를 차릴 예정이다. 대구시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모교인 경북고는 분향소 설치를 검토한 끝에 하지 않기로 했다.
류시태 경북고 교장은 "내부적으로 교감·행정실장 회의를 진행하고 동창회와 협의한 결과, 수능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분향소 설치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북고 32회 졸업생인 노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인 지난 1992년 동창회관 건립을 축하하기 위해 모교를 방문해 기념 식수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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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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