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인정한 '이재명'에 TK표심 움직일까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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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2-12   |  발행일 2021-12-13 제4면   |  수정 2021-12-14 07:23
"대구경북은 내가 묻힐 고향" 사흘간 대구경북 누비며 표심잡기 나서
'박정희 업적 인정' '대구경제 지원 약속' '탈원전 비판' 등 발언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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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대구시 동성로를 찾아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부터 3박 4일간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으로 대구 경북(TK)을 찾았다. 이 후보는 TK 일정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인정하고 대구 공항 후적지 문제에 대한 계획을 밝히는 등 대구 경북 지역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이 후보는 "저는 문재인도 윤석열도 아닌, 이재명"이라며 현 정부와의 거리 두기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는가 하면, 탈원전 이슈를 두고 "탈원전을 밀어붙이는 건 벽창호"라며 문 정권을 직격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첫 방문지로 경주 이씨의 발상지로 알려진 경북 경주 표암재를 찾았다. 경북 안동 출신인 그는 경주 이씨 76대손이다. 경주 이씨의 시조로 알려진 알평공에 참배한 뒤 조상들에게 대선 출마를 고하는 '알묘고유' 의식에 참석했다. 자신의 뿌리를 밝히며 지역 민심을 얻기 위한 행보다.

이 후보는 TK 일정에서 현 정부와 거리를 두는 모습도 보였다. 현 정부 정책에 만족하지 못하는 대구 경북 지역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경주 황리단길 연설에서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과 부동산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전 세계에서 방역 잘한다고 칭찬받는데 그거 여러분들이 했다"며 "나라가 마스크 하나 사줬나, 소독약 하나 줬느냐, 체온계 하나 줬느냐"고 했다. 이어 "서울 집값이 올라서 생난리가 났다. 가격이 높아지는데 가격을 누르니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공사가 중단된 신한울 원전 3·4호기에 대해서도 "주권자의 의사가 변했는데도 (탈원전을) 그냥 밀어붙이는 건 벽창호"라며 탈원전 기조를 지적했다.

보수의 핵심으로 불리는 대구 경북에서 이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 업적을 인정하고 TK의 산업화 유산을 둘러보며 새로운 산업 기반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대구 동성로를 찾은 자리에서 즉석 연설을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산업화의 성과를 냈다"며 "박정희 이상의 새로운 성장의 토대를 만들어 경제가 다시 살아나게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대구에 비행장을 옮겨야 하는데, 옮긴 자리에 아파트 잔뜩 지으면 대구경제는 죽는다. 공항 이전 부지에 혁신 기업 도시를 만들어서 새로운 산업 기반을 만들겠다"며 "동촌 비행장 부지는 국가의 대대적인 지원을 통해서 아주 싼 가격으로 부지를 공급하고 인재 성장할 수 있는 기업 유치하고, 기업들이 적은 세금으로 기업활동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날 자신의 유튜브 계정 라이브 방송을 통해 대구경북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경북하고 대구는 제 고향이기도 하다"며 "또 대구가 경북의 경제 중심지 아니냐. 대구가 사실 경북의 경제중심지인데, 대구 경제가 살아야 그 근처 경북 경제도 산다"고 했다.

또 "지방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기업도시를 대대적으로 허용하는 게 좋겠다는 입장"이라며 "대구도 사실 경제성장이 느리고 수도권과 비교해 차별을 받았다. 정부도 투자를 좀 해서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설립한 구미 금오공대를 찾아 학생들과 간담회를 갖고 박정희 정부 시절 건설된 최초의 고속도로 휴게소인 추풍령휴게소를 찾아 경부고속도로 기념탑에서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기도 했다.

12일 예천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제가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나면 제가 묻힐 곳"이라며 "대구·경북에서 나고 자랐고 대구·경북을 여전히 사랑한다. 제 어머니와 아버지가 묻혀 계신 곳이 대구·경북이다. 그래서 저는 대구·경북을 사랑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민경석기자 mean@yeongan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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