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시장 3선 불출마…대구경북통합신공항 사업 차질 없나

  • 임성수,마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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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30 19:00  |  수정 2022-03-31 08:59  |  발행일 2022-03-31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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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영남일보가 주최한 '2021 대구경북 항공우주 페스타'에서 군위군 통합신공항 심포지엄이 열려 전문가들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권영진 대구시장이 돌연 3선 도전을 포기하면서 그가 강력하게 밀어붙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 사업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장 경북 군위군민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군위군의 대구 편입을 가장 강력하게 추진해 온 권 시장이 30일 3선 불출마를 공식화하자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안동-예천)의 강한 반대로 벽에 부딪힌 '군위 대구 편입'에 제동이 걸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권 시장의 불출마와 별개로 군위군 편입이 차질 없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군위 통합신공항추진위 관계자는 "권 시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대구 편입의 추진 동력이 사라져서는 절대 안된다"며 "윤석열 당선인이 대구 편입 문제 해결을 직접 지시한 만큼 권 시장 임기 이전에 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라고 했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 자체와 이에 따른 K2 후적지 개발 사업도 동력을 다소 잃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통합신공항의 경우 미군시설 이전 기본계획 수립이 늦어지면서 국방부와 대구시는 합의각서조차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군공항 기본계획 수립이 지연되면서 2020년 10월 시작된 민간공항 이전 사업 사전타당성조사도 지난해 10월 중단된 상태다.


2016년 7월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K2·대구공항 동시 이전을 결정한 직후부터 통합신공항 사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던 권 시장이 6월 말 대구시장직에서 물러나면 첫 삽도 제대로 뜨지 못한 통합신공항의 사업 추진이 더 더뎌질 수도 있다.


여기에 대구시장 후보 중 한 명인 김재원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의 경우 "6년 전 박 전 대통령에게 K2 이전을 건의할 당시 민항·군공항 통합 이전이 아닌 K2 군공항만 이전할 것을 건의했는데, 권 시장이 통합 이전을 건의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자칫 사업 자체가 동력을 잃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민항(대구공항) 이전과 관련해선 국토교통부에서 사전타당성조사를 거쳐 기본계획·타당성 평가, 관계기관 협의·고시, 기본·실시 설계 등을 통해 착공에 들어가야 하지만 첫 단계인 사전타당성조사도 마무리 짓지 못한 상태다. 물론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통합신공항에 적극적이긴 하지만 현재 공항이 있는 대구의 수장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추진력은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무엇보다 통합신공항과 연계된 K2 후적지 개발 사업은 대구시가 주도하고 있어 대구시장의 교체로 통합신공항과 함께 전체적으로 지연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21일 윤 당선인이 권 시장에게 차질 없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사업을 위해 국비 지원 등의 방안에 대해 강구하겠다고 밝혔지만, 차기 대구시장이 이 사업에 대한 이해력이 낮을 수밖에 없어 차기 대통령과의 소통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대구시는 지난 18일 인터불고호텔대구에서 'K2 종전부지 마스터플랜 수립 시민공청회'를 갖는 등 K2 후적지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3선 출마를 포기한 권 시장이 얼마나 의지를 갖고 남은 임기 동안 추진동력을 끌어 갈 지가 관건이다. 대구시 계획대로 권 시장 임기 내에 K2 후적지 마스트플랜이 나온다 하더라도 실시설계부터 차기 대구시장이 사업을 맡게 돼 자칫 차기 시장이 권 시장과 다른 입장을 견지한다면 원점에서 재검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에드워드 양 K2 종전부지 총괄계획가에 대한 차기 대구시장의 신뢰 또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의 바통을 이어 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개발·재건축을 비롯해 박 전 시장과는 다른 정책을 펴고 있는 것에서도 보듯, 권 시장과 같은 당 소속 대구시장이 당선되더라도 소신과 관심 분야, 행정 스타일이 똑같을 수는 없어 차기 대구시장이 권 시장만큼 통합신공항 사업의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마창훈기자 topg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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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수 기자

편집국 경북본사 1부장 임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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